PB 상품의 천국, 일본 그 비결은?
PB 상품의 천국, 일본 그 비결은?
  • 강성훈 기자
  • 승인 2020.03.1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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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B 상품, 기존 '염가상품' 이미지에서 매출을 책임지는 '효자상품'으로 변신
- 일본 편의점 상품의 40%가 PB상품이며 최근 드럭스토어에서도 비중이 늘어남

코트라 나고야 무역관에 의하면, 일본에서 PB 상품은 '저품질 저가격'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지금은 편의점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효자 상품으로 진화하였다. 드럭스토어인 마츠모토기요시가 PB 상품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어, 유통업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PB(Private Brand)상품이란 소매업체 혹은 도매업체가 제품 개발 단계부터 관여해서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상품이며 일본에서는 1980년대부터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PB 상품의 예시 (출처: 자료: USMH)

 

한편, 제조업체의 이름 하에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일반적인 상품은 NB(National Brand)라고 부르며 제조사에서 기획, 개발, 제조, 홍보 등을 시행하며 여러 유통 채널을 통하여 판매한다.

PB상품은 편의점 업계에서 처음 시도가 되었는데 일본편의점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시장점유율 44.4%)에서 시작되었고 2007년부터는 품질이 월등히 개선된 PB브랜드인 '세븐 프리미엄'을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세븐 프리미엄' 브랜드가 고객의 사랑을 받으며 이제는 카오(세제, 화장품), 코카콜라, 기린맥주,  카루비(과자) 등 유명한 기업들도 참여하게 되었다.

세븐프리미엄 브랜드의 2018년 2월 기준 매출액은 1조3200억엔으로 최근 5년 사이에 2.7배로 성장하였다. NB대비 상품가는 20-30% 낮음에도 불구하고 OEM 메이커가 광고비, 판촉비 등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익률이 5-10% 높다. 최근에 세븐일레븐 점포 2만개 돌파를 기념하기 위하여 기린맥주, 삿포로맥주, 묘죠식품(야끼소바), 코이케야(과자) 협업한 PB상품이 대히트를 기록하였다. 

또한, 다른 편의점인 훼미리마트의 경우 '화미치키(훼미리마트에서 파는 치킨)'는 일본의 '국민간식'으로 자리 잡으며 훼미리마트의 간판상품으로 부상하였다.

화미치키의 모습 (출처: 자료: 훼미리마트)

 

그리고 로손에서 2018년 가을에 출시한 '악마의 주먹밥'도 성공사례 중 하나인데 출시 1년 사이 누적 판매량 5600만개를 기록하여 출시 초반에는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레시피 등을 SNS에 공유하는 것이 유행이 되기도 하였다. 

일본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PB상품으로 가장 성공한 회사로 드럭스토어인 마츠모토키요시(이하 마츠키요)를 꼽고 있다. 마츠키요는 현재 화장품, 식품, 일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PB상품을 약 1500종류 보유하고 있는데 자체 개발 브랜드, 중소기업 브랜드, 대기업 콜라보 브랜드로 나누어지고 있다.

마츠키요 PB 상품의 3가지 분류 (자료: 닛케이비즈니스, 마츠모토키요시)

 

전체 PB상품의 50%는 자체 개발 브랜드인데 주로 뷰티와 헬스케어 제품이다. 중소기업 협력제품은 화장품 및 섬유 유연제 등 화학제품이 많은데 2012년부터 출시한 유기농 화장품 시리즈 'ARGERAN'은 기존 가격의 1/3로서 1000개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그리고 다이이치산쿄, 로토제약 등 대기업 메이커와도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기존 제품의 용량이나 사용법을 약간 변주한 마츠키요 전용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마츠키요의 성공 요소로는 디지털을 이용한 데이터베이스와 아이디어의 혁신성을 꼽고있다. 포인트카드가 일반적이던 2012년 7월에 마츠키요는 다른 경쟁사들보다 한발 빠르게 LINE에 법인 계정을 만들고 이 계정을 통하여 할인 쿠폰을 배포하기 시작하였다.

2014년도에는 마츠키요 전용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는데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의 정보를 열람했는지 할인 쿠폰을 어디에 얼마나 사용했는지 등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시장에 진입할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2017년 12월에 출시한 에너지드링크 'EX스트롱' 누적 판매량 378만개(2019년 10월 기준)를 기록하며 '레드불'과 '몬스터에너지'로 양분 되어 있었던 에너지 드링크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마츠키요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혈하기 위하여 2017년부터 전 직원이 참가하는 'PB 아이디어 창출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인기 상품이 된 '초코 과자 케롭밀크' 경우도 '벼락치기 공부를 할 때 남자들은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지만 여자들은 초콜릿을 먹는다'라는 문구는 30대 점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서 '카페인이 들어있지 않아서 밤에도 죄책감 없이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초콜릿'이라는 상품 컨셉트가 구체화되었다.

마츠키요의 점포 모습 (출처: 자료: MiNe)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PB상품의 고급화가 전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작년 12월부터 홈플러스가 런칭한 '시그니처' 브랜드이다. 600개의 상품을 엄선하여 판매하고 있는데 출시 한달만에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한 '시그니처 물티슈'나 '시그니처 소프트 세면타월'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