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칼럼] UNTACT 시대, 디지털호에 탑승하라
[민경기 칼럼] UNTACT 시대, 디지털호에 탑승하라
  •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
  • 승인 2020.05.18 09: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

□ 갑자기 변해버린 세상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둘째는 6월 8일이 되어야 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첫 담임 선생님 그리고 급우들과 인사를 나눴고, 몇몇 친구들의 성격마저 파악해 가고 있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는 아빠는 심지어 고객사와의 미팅도 화상회의를 통해 처리한다. 엄마는 대형마트에 가지 않고도 아침마다 배달되는 식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준비하고, 간식은 배달앱을 통해 해결한다. 

올해 初 중국 우한의 변종 바이러스 소식이 들려올 때만 해도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코로나19는 많은 변화가 수반되는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전환점이 되었다. 

우리는 이제 출근, 회의, 악수, 출장, 전시회, 박람회, 이벤트, 회식과 같은 우리가 지금까지 비즈니스를 위해 일상이라 여겨왔던 익숙한 것들과의 작별을 고해야 될지도 모른다. 비즈니스를 위해 이제까지 우리가 수행해오던 물리적 상호작용이 더 이상 실행 불가능한,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새로운 모델과 새로운 도구를 고민해야만 한다. 코로나19의 밤이 깊어 갈수록 디지털 시대의 새벽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① 변화의 수용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발걸음들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영국의 투자자문기업인 WAVTEQ가 145개 투자촉진기구(IPO, Investment Promotion Organization)와 경제개발기구(EDO, Economics Development Organization)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자자가 투자처를 방문할 필요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 많은 디지털 서비스를 구현하려는 IPA나 EDO 숫자가 코로나19 이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기업의 중장기적 전략 속에 비교적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해외직접투자(FDI)에서도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WAVTEQ의 설립자이자 CEO인. Loewendahl은 ‘비록 일부 디지털 서비스가 코로나19와 같은 위기가 진정된 이후 다시 사라질 수도 있지만, 투자업무를 디지털화하는 것은 엄청난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기업들은 R&D, 구매, 제조, 영업, A/S에 이르는 전체 기업활동이 UNTACT 환경에서 어떻게 수행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될 시점이 왔다. 좀 더 거시적으로는 무역, 투자뿐만 아니라 모든 경제·경영활동에서 UNTACT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② 디지털 온 보딩(Digital On Boarding)

Financial Times가 운영하는 FDi Intelligence의 Jacopo Dettoni는 최근 ‘Investing without moving – the dawn of digital FDI’라는 보고서에서 `디지털 온 보딩’을 ‘업무 프로세스 전체를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FDI의 경우 IPA와 EDO가 직접투자가 결정되는 여러 단계의 업무 전체를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디지털 온 보딩’인 것이다. 

‘디지털 온 보딩’ 서비스가 구현된다면 해외 투자자들에게 장거리 해외 출장을 통한 투자처 방문 및 대면 회의 없이 투자절차를 착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지리정보시스템 기술과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기술 등을 활용한다면, 투자자들은 최소한 투자 초기 단계에는 특별경제구역(SEZ)이나 산업단지를 물리적으로 방문할 필요 없이 기초 타당성 평가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온 보딩’은 단순한 안내 사이트 제공이나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이미지 보여주기 같은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음 단계로 투자절차가 마무리되는 행정업무인 투자승인, 사업자등록, 은행 계좌개설 등에 이르기까지 전체업무를 One Stop Service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제조업과 같이 자본이 많이 소요되는 프로젝트에서도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디지털 온 보딩’서비스가 구현되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투자자가 가상의 시장에서 그곳을 방문하지 않고도 투자국 현지 비즈니스를 영위하는데 필요한 인력이나 공급업체를 발굴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디지털 온 보딩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디지털 온 보딩은 Next Normal 시대에 기업들이 ‘악수’를‘ 클릭’으로 대체하면서도 비즈니스를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FDI 이외에 무역이나 제조와 같은 다른 비즈니스에서도 일련의 전체업무를 UNTACT 환경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디지털 온 보딩’인프라를 구현하여야 한다. 

③ 디지털 도약   

각 국의 봉쇄조치 속에 자유롭고 안전한 이동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모른다. 어쩌면 영원히 예전처럼 즐겁고 매력적인 이동을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프로세스를 세분화하여 각 프로세스별로 UNTACT 환경을 고려하여 디지털 온 보딩 서비스를 구현한다면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속에서도 우리의 비즈니스와 경제는 디지털 기반하에 일대도약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