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종순 칼럼] 3(密)밀과 3T로 보이는 한·일간의 차이
[염종순 칼럼] 3(密)밀과 3T로 보이는 한·일간의 차이
  • 염종순 이코퍼레이션닷제이피 대표, <일본 30년> 저자
  • 승인 2020.05.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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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종순 이코퍼레이션닷제이피 대표,  <일본 30년> 저자

지난 25일 일본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사태를 종료한다는 선언을 하고 일본식방역이 성공했다면서 축포를 쏘아 올렸다. 25일 전 시점으로 일주일간 일본내의 코로나 신규확진자수는 20명내외를 추이하고 있었으니 더 이상 긴급사태라는 극약처방은 필요가 없어졌다는 말이긴 하겠지만, 그간 일본정부의 무책임한 방역대책으로 인해 일본국민들이 겪어야 했던 물적,심적 고통을 감안하면 참으로 뻔뻔한 정부라고 쏘아 붙여주고 싶은 심정이다.  

코로나로 의심이 되어 병원에 찾아가도 38도이상의 고열이 3일이상 지속되어야 하고 산소부족으로 인해 죽을 지경이 되지 않으면 PCR검사조차 해주지 않는 정부, 혼자서 자가격리 중 목숨을 거둔 사람도 적지 않고 심지어 거리를 헤매이다 목숨을 거둔 희생자도 보도된 바 있다.

도시봉쇄에 가까운 비상사태선언으로 자영업자의 파탄이 속출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들도 경영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으며 대기업조차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긴급사태선언이 종료되어도 후유증은 작지 않을 것 같다. 

일본정부의 무책임한 행태 등으로 인해 아베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20%대로 추락한 것도 이러한 일본국민들의 심경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한일 양국정부의 대책이 무척이나 대조적이라서 소개하려 한다.

일본정부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져 나가자 국민들을 대상으로 3밀을 피하라는 국민계몽운동을 시작했다. 3밀이란 단어가 가진 뜻 그대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확산을 피하기 위해서는 밀접접촉을 피하고 밀폐된 공간에 가지 말며 밀집을 피하라는 이야기이다.

일본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3밀을 피하기 위해 각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으며 식당이나 술집,공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가급적 휴업을 권장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창문을 개방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도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정부방침에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한편 한국정부는 일본과 동일하게 3밀을 피하도록 계몽하고 있으며 추가로 3T를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다. 3T란 대규모 진단검사(Test),접촉자의 추적(Trace),감염초기단계의 치료(Treat)를 뜻한다. 

그런데 한가지 이번 코로나대책을 보면서 양국의 대응방법과 주체에 대해 차이를 알 수 있어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양국의 코로나대응에 있어서 가장 큰 차이는 코로나대책에 대해 주도적인 입장을 취해야하는 주체가 다르다는 점이다. 

즉 한국은 정부가 책임을 지고 3T를 철저하게 추진을 하는 것이라서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실패를 하면 책임이 정부에 돌아가는 것이고 일본의 경우는 3밀을 실시하라는 정부의 방침에 국민이 성실히 응하는가 응하지 않는가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므로 실패의 책임은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라 보여진다.

참수당한 아들 위해 사과한 일본 어머니와 국민을 지키지 못한 정부를 질타한 한국인들

양국의 생각의 차이를 유추해 볼 수 있는 사례로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중동의 이슬람 과격파집단 IS가 맹위를 떨칠 무렵 한국과 일본국민이 각각 무장세력에 납치되어 살해된 적이 있다.     
                  
지난 2015년 일본에서는 코토켄지라는 일본의 저널리스트가 취재 및 봉사활동을 한다며 분쟁지역에 가서 활동하다가 IS에게 포로로 잡혔고 IS가 일본정부를 대상으로 협박하기 위해 동영상을 제작, 일본정부에게 거액의 몸값을 지급하지 않으면 참수하겠다는 협박을 한적이 있었고 일본정부는 대외적으로 인질범과 몸값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발표했고  며칠 후 코토켄지씨는 참수된 채 발견되었다.

당시 일본사회에서는 참수라는 극악무도한 행동을 한 IS를 비난하기에 앞서 분쟁지역에 가지말라는 정부의 권고에 따르지 않은 피해자를 탓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이사건으로 인해 소중한 자식을 비참하게 떠나보낸 코토켄지씨의 어머니는 방송에 출연하여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아들이 중동지역을 여행하지 말라는 정부의 권고를 따르지 않아 포로가 되었고 참수가 되었다며 그로 인해 여러분들에게 심대한 심려를 끼쳤다면서 머리 숙여 사죄하는 모습이 방영되었다.  

이러한 모습이 필자에게는 무척이나 인상깊게 남아있다. 자국민이 참수되었는데 국가가 피해자의 부모에게 사과는 못할 망정 국민들이 아들을 비명에 보낸 피해자의 부모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지는 못할 망정 잘잘못을 따지는 그런 일본사회의 규범을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다.

한편 2004년 6월 22일 한국군의 파병철회를 요구하는 중동의 이슬람무장단체에 의해 인질로 납치된 후 살해된 김선일씨의 살해사건이후 한국에서는 국민을 지키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따가운 질타가 이어졌던 것을 기억한다. 

많은 국민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피해자인 김선일씨를 추모하며 촛불을 들고 나와 고인의 넋을 빌었다.  또한 김선일씨의 아버지 등 유족 4명이 국가가 재외국민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국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김선일씨가 살해당한 사건에 대해서 정부의 책임이 없다는 원고패소 판결이 내려졌다. 양국의 정부와 국민들의 사안에 대한 대처방법 및 인식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으로 기억된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대책에 있어서도 양국의 인식의 차이는 같은 맥락을 보인다. 즉 국민중심인가 국가중심인가 하는 차이로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 국가 즉 단체를 중심으로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해결에 대해서 국가는 국민들에게 3밀을 지킬 의무를 부과하고 그 의무에 따르지 않으면 유형무형의 피해를 입게 된다. 

일본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라는 것이 주변에 알려지자 집 앞 대문에 확진자가 사는 집이란 팻말이 붙기도 하고 자기관리에 부실했다며 지적당하고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 확진자가 입원한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방송인터뷰에서 본인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측으로부터 간호사인 엄마를 통해 아이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도 있으니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사례도 있었다. 

일본정부가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불요불급한 이동을 삼가하라는 요청을 내린데 과잉 호응하여 본인들이 사는 지역이외의 타지역 차량넘버가 붙어있는 차량을 발견한 사람들이 정부방침에 따르지 않는 몰지각한 사람이라며 차량을 훼손하거나 차량에 스티커를 붙이는 사건들도 다발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아무런 권한을 위임받은 적도 없지만 소위 완장을 찬 사람처럼 정부의 방침에 따르지 않는 사람에 대해 항의를 하거나 영업중인 자영업자들에게 휴업하지 않는다고 자영업자의 기물을 훼손하여 물적 피해를 입히는 사람들이 전국각지에 나타나고 있으며 일본은 이들을 자숙경찰이라고 부르고 있다. 

'공기를 읽는' 일본 사회와 자율에 맡기는 대한민국의 방식…어떤 쪽이 옳을까

일본사회에는 공기를 읽는다는 말이 있다. 공기를 어떻게 읽겠는가만 이들이 이야기하는 공기를 읽는다는 의미는 구체적으로 지시는 하지 않지만 조직의 특정한 의사결정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에 전체적인 분위기를 스스로 파악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깨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을 이야기하며 이를 동조압력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번 일본의 코로나극복 사례를 보며 일본국민들의 생활양식과 행동양식에 대해 한국과 비교하며 생각해 보게 된다.

오늘 한국에서는 코로나19확진자가 4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정부관계자와 의료관계자들이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와 싸워서 간신히 확진자 수를 0 혹은 한자리수로 묶어 놓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불과 몇 사람의 태만으로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실태를 보면서 무척이나 속이 상한다. 

물론 필자는 한국인으로서 코로나19사태를 수습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가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협력해 주지 않는 다면 무슨 수로 감염력이 강한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겠는가. 
    
한일 양국정부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방식과 양국국민의 행동의 차이를 보면서 외모나 각종 생활방식 등 유사한 점이 참으로 많아 보이는 양국이지만 의외로 전혀 다른 부분이 참 많다는 것을 느끼며 나라가 다르면 상식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일본과 한국 국민은 전혀 다른 상식을 가지고 살아간다. 자율에 맡기는 대한민국의 방식이 옮은 것인지 아니면 자기주관은 없어도 남들의 눈치를 보며 동조압력 속에서 집단주의 속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일본이 옮은 것인지 정답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에 국가에 국민을 지켜주기를 바라야 하지 않을까 싶다. 3T로 코로나19을 극복해 나가는 한국 그리고 3밀로 코로나19를 극복해 나가는 일본, 과연 어느나라가 다 빠르게 최종적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해 나가는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