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물건 파는 시대 지났다…선진국형 ‘기술 사업화’로 인도 시장 진출해야”
[인터뷰] “물건 파는 시대 지났다…선진국형 ‘기술 사업화’로 인도 시장 진출해야”
  • 곽성규 기자
  • 승인 2020.05.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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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원 웨비오 대표 “‘장보고 DNA’ 이끌어 낼 교육‧훈련으로 해외에서 통하는 ‘전사들’ 만들자”
지난 28일 서울 본사 사무실에서 무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중인 이승원 (주)웨비오 대표. ⓒ무역경제신문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해외진출시 ‘인증’ 이야기만 나오면 골치아파 하는데, 해외 유통채널에 물건을 얹으려면 어느 나라든 인증을 통과하는 일종의 ‘신고식’이 필요합니다. 이건 전세계어디나 다 똑같아요. 그리고 현지에서 이 과정을 뚫어줄 인재가 필요합니다. 해외에는 유통 시장마다 일종의 ‘카르텔’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결국 포인트는 핵심 유통채널을 발굴하고, 필요로 하는 인증을 받는 과정이 유기적으로 함께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내 기업들의 인도시장 진출을 돕는 ‘인도 전문가’로 불리는 이승원 ㈜웨비오 대표는 지난 28일 무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의 현실적 한계에 대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다. 이승원 대표는 “사실 이제 물건을 파는 시대는 지났다”며 “한국에 필요한 선진국 산업 모델은 ‘기술사업화’다. 그러므로 R&D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시장 등 현재 개발도상국에 기술사업화 모델로 해외 진출해서 그나라의 GDP 성장과 함께 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른바 '기술무역'이다. 이 대표는 “인도나 동남아 국가 등 우리나라보다 저개발 된 곳에 우리나라 기술을 이전하면서 라이센스 사업등을 하는 것”이라고 요약해 설명했다. 

인도 중소 제조업체 및 수출 업체 정상 회의에 참석한 이승원 웨비오 대표(맨 왼쪽에서 두번째)의 모습. [사진제공=웨비오]

“기존에 제조업 공장을 가지고 있던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다음 단계인 파이낸스 투자로 넘어갔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세계 각지에서는 이미 제조에서 금융 투자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기존에 공장을 통해 너무 쉽게 빨리 돈을 벌다보니 이 구조가 안 바뀌었던 거죠. 예를 들면 일본은 이미 스마트폰 등의 핵심 기술만 팔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이런 형태로 진화하지 않으면 현재의 개발도상국 국가들보다 더 나을게 없습니다.”

이승원 대표는 그러면서 현재 전체 인구 13억에다 해외교포만 6000만명이 존재하는 인도를 예로 들었다. 그는 “현재 인도가 가진 ‘프레임워크’가 어마어마하다”며 “인도총리 모디가 미국에 갔을 때 미국의 인도 동포들이 텍사스 스타디움을 빌려서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환영했을 정도다. 즉 인도는 주와 객을 바꿀 정도의 스마트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는 발전된 기술이나 장비를 활용한 자동차‧조선‧특수섬유‧바이오‧화장품 분야 등이다. 또한 최근 인도 정부가 집중하고 있는 농생명‧바이오 분야도 유망하다. 이 대표는 “인도는 농민들이 전체 인구의 60%를 차지하고, 대농이 없이 수백년 넘게 우리나라처럼 집약적 농업을 해온 국가”라며 “이미 현지에 들어간 우리나라 농업 장비들이 잘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시장의 농업 분야 진출처럼, 전체적으로 대한민국이 현재 가진 기술 중 세계시장에서 ‘티어2’ 정도 되는 기술을 가지고 ‘티어3’의 기술을 가진 개발도상국에 파는 ‘기술 무역’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요지다. 이 대표는 “인도 시장의 경우 개척하게 되면 향후에 인도를 통해 미국에 들어가는 것은 ‘스케일 업’이 된다.”고 이점을 설명했다. 

“우수한 한국 기업들 글로벌 협상능력 부족해…거대 인도시장 잡으려면 비용‧시간 들더라도 ‘인증’부터 확실히 받아야“

“제가 깨달은 문제는 한국에 우수한 기업들은 많은데, 사업화가 약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미국에 있을 때 미국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대기업을 컨설팅하게 되었는데, 미국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했더라구요. 일종의 PB상품 전략이었는데, 제가 다시 체인 스토어에 납품하도록 도와줬고, 온라인 런칭 전략도 도와주면서 실패를 딛고 대박을 터트리게 해 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승원 대표(사진)는 한국에 우수한 기업들은 많지만 사업화가 약한 점을 지적했다. ⓒ무역경제신문

미국에서 겪은 사례뿐만 아니라 이 대표가 한국에서 처음 회사를 경영할 때의 일도 계기가 됐다. 미국 펀드매니저들과 함께 한국의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거래를 하는 비즈니스 였는데, 일을 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협상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게 된 것. 이 대표는 “당시 한국 투자유치 관련 일을 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손해를 보는 것을 보면서 저는 이익을 얻었지만, 한국 사랑하는 마음에서는 양심에 걸렸다”며 “그 일을 결국 그만두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렇다면 미국과 한국의 협상능력의 차이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이 대표는 “미국과 비교하면 미국에는 민간 교육기관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들이 잘 짜져 있는데, 대한민국에서는 부족했다”며 “대한민국도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비즈니스 DNA’를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우리에게는 사실 장보고의 DNA가 내재 돼 있다”며 “자체 교육과 훈련을 통해 해외에서 통하는 ‘전사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 중소기업들과 함께 해야하는 ‘우물 밖 개구리 프로젝트’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하드 트레이닝이 가능한데 한국에서는 현재 안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 회원사를 대상으로 글로벌 사업을 위한 전략에 대한 강연중인 이승원 대표의 모습. [사진제공=웨비오]

그러면서 그는 다시 인도 온라인 시장의 예를 들었다. 이 대표는 “한국 국가브랜드를 인도 사람들이 좋아해서 온라인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현대‧삼성 등이 그동안 인도에서 워낙 교육사업 등으로 감성적 터치를 잘 해놔서 인도사람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가지 예를들면 인도에서는 아무리 잘 나가는 사람도 아이폰을 안쓰고 삼성폰을 보여주는게 부의 상징이라고 한다. 다만 삼성같은 대기업 외에 아직까지 눈에 띄는 한국의 중소기업 브랜드가 없다는게 문제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전략적으로 인도 시장의 틈새로 들어가야 하는데 못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현 단계의 인도 시장에서 한국 중소기업들이 집중할 하드웨어는 정해져 있습니다. 자동차와 에너지, 조선 분야와 기타 미래 지향적인 분야들이죠. 여기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술들을 팔아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인도의 정책을 봐야 하는데, 인도는 2030년부터 전기자동차만 생산합니다. 그런데 이를 위한 국가적 인프라가 아직 준비가 안 돼 있어요. 전기차 인프라와 관련된 전장, 배터리, 이런 부문에서 한국 회사들이 현지 합자법인 등을 잘 고려해 볼만 합니다.”

이 대표는 또한 화장품 분야도 인도 온라인 시장에 진출해 볼 만하다고 권했다. 그런데 그러려면 우선 인도의 국가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인증을 잘 안 받으려고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물론 인증 비용이 몇백에서 몇천만원까지 들수 있다”면서 “하지만 해외에서 유통전략을 온라인으로 가져가려면 무조건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도는 전체 인구의 5%가 우리나라 전체만큼을 소비할 수 있는 거대 시장이다. 그 시장을 온라인에서 잡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