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MCA(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협정) 발효와 전망
USMCA(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협정) 발효와 전망
  • 김기태기자
  • 승인 2020.07.09 09:2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94년 체결되어 26년 동안 유지됐던 미국, 캐나다, 멕시코 간 자유무역협정인 NAFTA 시대가 저물고, 지난 7.1일부로 USMCA 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6.30일 USMCA에 대한 최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NAFTA에서 USMCA로 원활한 전환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업들에게 충분한 적응 기간을 제공하기 위해 향후 6개월간 필요한 경우 규정 집행을 제한할 계획이다. USMCA의 새로운 원산지, 노동, 지재권 등 조항으로 우리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수출 품목에도 영향이 예상되는 바 우리 수출기업의 철저한 영향 분석과 대응이 요구된다. USMCA 주요내용에 대해 KOTRA 워싱턴무역관이 분석하였다.

USMCA 주요 내용

USMCA 내용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자동차 관련 규정 신설이다. 자동차 원산지 규정(ROO: Rules-of-Origin)에 대해 3국은 역내가치비율(RVC: Regional Value Content) 75%에 동의했으며, 자동차 생산용 철강 및 알루미늄의 70%는 북미지역 내 생산품으로 제한했다. 또한, 신규 도입된 노동가치비율(LVC: Labor Value Content)을 통해 자동차 부품 생산인력의 임금이 시간당 16달러 이상이어야 무관세 혜택적용을 받을 수 있다.

USMCA 투자 규정에 의거, 미국ㆍ캐나다간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제도(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s)는 3년 이내 철폐될 예정이지만, 미국-멕시코간 ISDS는 종전과 같이 유지되어 석유, 가스, 에너지, 유통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NAFTA 기간동안 이루어진 투자(legacy investment)에 한해서 NAFTA 종료 후 3년까지 ISDS를 통해 중재 요청이 허용된다.

디지털무역 관련 조항은 기본적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시 합의내용과 궤를 같이 한다. 소프트웨어, 전자책, 동영상, 음악/게임 등 디지털 제품(digital products)에 대한 일반 관세 및 차별적인 관세 부과 금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민사적 책임 회피 등을 정립했다. 더불어, 각국 정부는 공공데이터와 정부 정보 접근성 확대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소스코드 및 알고리즘 요구를 금지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USMCA에는 환율조항이 신설되었다. 3국은 경쟁적 평가절하 및 환율 조작을 지양하고, 외환시장 개입 내용을 매달 공개하며 외환시장 개입 시에는 즉시 협정국에 통보할 것을 규정했다. 협정국들의 불공정한 이익 및 환율 조작 방지를 위해 IMF 협정 규정을 적용함으로써 경제 기초여건을 개선하고 거시 경제 지표와 환율 안정성 추구를 목표로 하였다.

한편, 미국은 멕시코ㆍ캐나다가 중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중국산 제품이 멕시코ㆍ캐나다를 통해 미국시장으로 우회 수출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비(非)시장국과의 FTA’라는 이례적인 조항을 포함시켰다. 본 조항에 따르면, USMCA 회원국 중 일국이 비시장국가(중국 등)와 FTA 체결 희망 시 협상 개시 3개월 전까지 여타 회원국들에게 의사를 통보하고, 당사국은 여타 회원국에 최대한 협조하여 협상목적과 협정문을 서명 30일 전까지 전달해야 한다. 만약 회원국 중 일국이 합의를 깨고 비시장국가와 FTA를 체결 시, 여타 회원국은 6개월 내로 USMCA를 종료할 권한을 가진다.

미국 내 반응

전반적으로 미국 업계는 USMCA 발효를 긍정적으로 평가 중이다. 과거 NAFTA로 인해 손해를 보고 있었던 많은 미국 기업이 이번 협정을 통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USMCA 발효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진단하며, 특히 이번 협정을 통해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농축업계도 멕시코 보복 관세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향후 사업 확장까지 고려할 수준으로 큰 수혜를 예상했다.

반면 USMCA 의약품 조항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신약 개발 특허 기간 연장이 불발됨에 따라, 미국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가 감소하여 연구개발 투자 위축을 우려하하였으나, 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기업은 이번 협정을 통해 시장 확대 기회를 전망하고 있다.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 

KOTRA 북미지역본부가 우리 진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북미 3국 진출기업 중 다수가 원산지 규정 및 노동비용 증가에 대해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답변했다. 다만, 해당규정에 대한 영향 정도는 산업별로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USMCA 발효에 따른 기업들의 전략은 '북미투자 현상유지'(응답비중 58.3%) 및 '북미투자 확대'(25.0%)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 미국 진출기업의 경우 '제3국으로 생산기지 이전', 멕시코 진출기업의 경우 '현지투자 진출 축소'와 '북미 국가 내 생산기지 이전'도 고려하는 등 국별로 다소 차별화된 전략이 제시됐다.

업종별 분석에 따르면, 원산지 규정 강화로 인해 자동차 부품 수출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USMCA 협정에서는 순원가법(Net Cost Method)* 및 거래 가격법(Transaction Method)**을 통해 역내 부가가치 기준(RVC)을 판단하는데, 두 방법 모두 비(非)원산지 재료비가 중요하게 작용하여 수입산 재료에 대한 수요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순원가법 사용 시 RVC = (순원가–非원산지 재료비) / 순원가x100 

   * 거래 가격법 사용 시 RVC = (거래가격–非원산지 재료비) / 거래가격x100

미국의 232조 등 철강 관세를 피하기 위해 멕시코를 통해 우회수출하는 기업이 존재함에 따라, 이를 방지하기 위해 USMCA 원산지 규정에 북미에서 제강된(melted and poured) 철강이라는 정의를 추가했다. 다만 동 조항은 USMCA 발효 7년 이후 시행될 예정이어서 노동 조항을 제외한 단기적 영향은 아직까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232조 철강 규제로 대미 수출량이 제한되고, 주요 철강제품이 대부분이 미국 반덤핑 및 상계관세 등 규제 대상품목에 포함되어 있어 USMCA 발효에 따른 철강산업의 직접적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기계 업종 관련, 비시장국과의 FTA 체결금지에 따른 우회수출 방지 및 대중국 견제는 중국에서 제조하여 수출하는 품목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산 자동차 부품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부품 제작기계 수출 기회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USMCA 발효가 한국의 대미 의약품 수출에 단기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USMCA에서 생물의약품의 핵심이었던 특허존속 기간연장 조항이 개정 과정을 통해 삭제되면서 3개국은 기존의 생물의약품 정보 독점권 기간 유지가 가능하다. 각국의 특허 존속 기간이 현재와 같이 유지되는 한 USMCA가 현재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 생물의약품 특허 존속 기간은 미국 12년, 캐나다 8년, 멕시코 5년으로 규정

 시사점

 자동차 생산원가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 증가 등의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USMCA 발효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업계는 무역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경제 성장 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개선된 통상 여건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을 표하고 있다. 또한, USMCA 제32장 10조에 명시된 비(非)시장경제 국가와의 양자 FTA 추진 제한 조항은 사실상 북미 경제권에서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며, 일각에서 미국이 추진 중인 EU, 영국, 일본 등과의 무역협정에서 해당 조항이 주장될 경우 글로벌 무역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예상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USMCA에 대한 우리기업의 대응방안으로 진출방법의 다양화 및 기술 협력개발 등을 통한 바이어와의 협력관계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지 생산설비 여부가 과거보다 중요하게 작용하는 USMCA 기조 강화에 따라, 현지투자를 통한 시장 진출 전략이 중요해지는 추세다. 따라서 네트워킹, 공동연구,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의 진출전략을 모색하고, 핵심 부품 및 기술에 대한 협력개발 노력 역시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