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철 칼럼] 관점을 달리한 혁신
[신기철 칼럼] 관점을 달리한 혁신
  •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선임부장‧경영학박사 신기철
  • 승인 2020.07.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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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선임부장‧경영학박사 

 

지금부터 약 100년 전, 미국 샌디에이고에 엘코르테즈 호텔이 문을 열었다. 1950년대 이 호텔 사장은 최신식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건축가와 엔지니어를 불러 의견을 들었다. 그들은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호텔 사장은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을 권고했다. 그에게 6개월의 영업 손실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 들은 완강했다.

이때 지나가던 청소부가 회의내용을 듣게 되었다. “, 제 아이디어를 말해도 될까요?” 엔지니어는 언짢다는 표정으로 청소부의 아이디어를 물었다. “, 저라면 건물 바깥쪽으로 설치하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호텔은 건물 바깥에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세계 최초의 일이었다. 70여 년 전 승강기는 건물내부에 설치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접하고 있는 거의 모든 것이 그렇다.

당연(當然)하다일의 앞뒤 사정을 놓고 볼 때 마땅히 그러하다는 뜻이다. 세상을 기존의 틀에서 바라볼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이럴 경우 고정관념에 따라 세상의 관성대로 따라간다. 이러한 보편화된 관점을 깨뜨리지 않는다면 혁신은 불가능하다. ‘관점을 디자인 하라저자 박용 후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현재가 아닌 미래에 당연해질 것을 찾을 것을 권고한다. 당연함에도 시차와 차이가 존재한다. 혁신이 일어나기 전, 그때의 당연함이 있다. 그리고 혁신이후 당연함이 있다. 혁신 이후 기발함이 당연으로 바뀌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으레 그렇다고 생각하는 통념을 깨는 것에서 혁신은 시작된다. ‘날개 없는 선풍기는 선풍기 날개를 제거해서 만들었다. ‘커터 칼은 칼을 분할해서 만들었다. 날개를 제거하거나 칼을 나누는 것이 당시에는 기발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당연한 것이 되었다. 이렇듯 기업은 현재가 아닌 미래에 당연해 질 것을 생각해야 생존할 수 있다. 그래서 지속적 혁신이 필요 하다.골프장의 컬러 볼은 하얀 눈이 내려 공을 찾기 쉽지 않은 겨울에 사용하는 대체품이었다. 여기에 형광색을 입혔다. 형광 컬러 볼은 반짝반짝 빛을 발하며 눈에 쉽게 띄었다. 어두컴컴한 새벽이나 야간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얀색 골프공의 통념을 깨고 시장을 확대한 경우다.

당연하지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게임에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방 질문에 무조건 당연하지!’만 외쳐야 한다. 팩트를 공격할 때도, 억지 주장을 해도 당연하다고 해야 이긴다. 그러나 결국 도저히 당연하다는 말을 받을 수 없을 때는 무너지고 만다. 계속되는 당연함은 없다.

벤치마킹은 우리에게 익숙한 논리다. 하지만 성공사례라 하더라도 그 전략은 해당기업에만 맞는 것일 수 있다. 벤치마킹 사례가 회자되는 이유는 성공한 경우만 알려지기 때문이다. 똑 같은 전략을 써서 실패한 경우는 알려지지 않는다. 마부들은 말과 마차에 대해서만 말한다. 이 같은 성공사례에서 자동차를 생각할 수 없다. ‘마차에서 이동으로 관점을 바꿀 수 있어야 자동차를 생각할 수 있다.

관점의 변화는 당연함을 부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틀 밖의 새로운 생각으로 새로운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기발한 생각은 지지와 응원보다는 조롱과 반대에 직면하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기업가는 당연함을 부정하거나 적어도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고를 가져야 한다. 그때서야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새로운 길을 가기는 어렵다. 그런데 불안하고 서투른 길을 혼자가기는 더욱 어렵다. 이것은 혁신기업가의 숙명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