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8 15:04 (수)
[신기철 칼럼] 변화와 혁신은 왜 어려울까?
[신기철 칼럼] 변화와 혁신은 왜 어려울까?
  •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선임부장‧경영학박사 신기철
  • 승인 2020.08.1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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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선임부장<br>경영학박사 신기철<br>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선임부장, 경영학박사 신기철

맥킨지는 2008년 전 세계 기업의 임원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약 70%의 변화 프로그램이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변화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내부 구성원의 방해요인과 경영진이 빠지는 혁신의 함정 때문이었다.

변화를 방해하는 요소는 주로 구성원에 있다. 먼저 구성원의 관성과 저항이다. 조직은 속성상 익숙한 방식대로 행동하려 한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습관대로 일하려는 경향성은 변화의 속도를 늦추거나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구성원은 변화로 인해 무언가를 잃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새롭게 요구되는 기술이나 행동을 익히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도 크다. 이런 경우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저항한다.

주도성 패러독스(paradox)도 방해요인이다. 변화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직원은 불이익을 받거나 동료의 시기를 유발할 수도 있다. 실제로 조직의 개혁을 위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변화를 시도하는 직원은 다른 직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진이 늦고 연봉도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동료들은 주도성이 높은 구성원을 문제 유발자로 폄하한다. 이 같은 부정적인 시각은 변화에 주도적인 구성원에게 내가 왜 이런 대우를 받지라는 회의감을 갖도록 한다.

신중하고 폐쇄적인 조직도 문제다. 이러한 조직은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새로운 변형 모델을 시도하는 것을 사실상 조직이 막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리더와 직원이 동시에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직원에게 영향력 있는 중간관리자가 저항하면 변화는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2010년 일본항공(JAL) 회장으로 취임하여 1년 만에 위기를 극복했던 이나모리 가즈오가 관리자 대상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 번에 해결하려는 과도한 욕심 또한 걸림돌이다. 기존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아무것도 못할 위험성이 있다. 잘 짜인 시스템 안에서 새로운 변화를 기획하고 시작할 여유를 얻기란 사실상 어렵다. 정작 구성원들은 혼란에 빠진다. 재무부서는 비용을, 인사부서는 성과를, 마케팅부서는 판촉활동을 시작한다. 제조부서는 품질을 들고 나오는데, 궁극적으로는 마케팅, 영업, 재무부서와 얽히게 된다. 최고경영진은 기업문화를 쇄신한다고 한다. 전략적 고려 없이 동시에 추진하게 되면 직원들은 혁신에 치여서 탈진하게 된다.

경영진이 빠지는 혁신의 함정은 지나친 간섭과 조바심이다. 경영진 권한이 수평적인 논의를 통해 행사될 때, 혁신은 지속될 수 있다. 구글에서 자주 사용하는 격언 중 히포의 말을 듣지 말라(Don’t listen to the HIPPOs)”는 말이 있다.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라는 책에 소개된 문구이다. 여기서 히포는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사람의 의견(Highest-Paid-Person’s-Opinion)을 의미한다. , 직급이 높은 상급자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말고 네 생각을 이야기하고 팀으로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라는 말이다.

조바심도 결국 혁신을 실패하게 만든다. 혁신을 시작하기 전에 목표와 계획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 목표는 무엇이고, 필요한 시간과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중간 점검을 해야 할 지점은 어디이고, 거기에서 달성해야 할 목표는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과를 조기에 내기 위해 무리하게 된다. 만약 혁신이 중간 지점에서 실패한다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배운 것들을 정리하고 얼른 실패(fail fast)하면 된다. 이번 실패가 다른 도전에서는 언젠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이것이 조바심 없는 혁신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