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신 칼럼] 동아시아 전자상거래 단일 시장의 출현과 기회
[박상신 칼럼] 동아시아 전자상거래 단일 시장의 출현과 기회
  • 박상신 (현)엠엑스엔 홀딩스 부사장
  • 승인 2020.09.1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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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은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국가들이다. 시장 조사기관 statista.com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약 1조 1158억달러로 세계 1위이며, 일본은 1,045억달러, 한국은 741억달러라고 하니 2020년 전 세계 전자상거래 매출의 53% 이상을 동아시아 3개국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 세 나라는 각각 고유의 언어와 통화를 사용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이질적이다.  한중일 3국은 2012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통상장관회의를 열어 3국간 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한 이후 협상을 벌여왔지만, 아직 자유무역협정(FTA)은 없다. 하지만, 무역장벽에도 불구하고 전자상거래가 발전하면서 시장 통합이 가속화 되고 있고, 동아시아  단일 시장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2020년 2월 초, 중국 우한에서 COVID-19가 발생한 직후, 한국에서 제조된 대부분의 KF94  마스크가 중국으로 운송되어 중국에서 급증한 수요를 충족시켰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온·오프라인 시장에서는 국내에서 생산된 마스크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쿠팡에서 PB로 생산한 제품은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중국 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한국내에서 KF94 마스크 품절이 단 몇 주 만에 빠르게 진행된 이 사례는 중국과 한국이 언어와 무역장벽 에도 불구하고 이미 단일 시장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내 바이러스 유행이 다소 안정 되자, 이번에는 중국 유통업체들이 일본 시장으로 대거 판매를 시작하였고, 라쿠텐과 아마존 재팬을 통해 대량의 마스크를 판매했다.

이것이 가능하게 된 이유들로는 3국이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과, 한국과 일본의 대표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해외 사업자에게 적극적으로 판매를 허용하기 시작한 것을 꼽을수 있다. 

먼저, 지리적으로 한중일, 3국은 육지를 통한 국경이 없음에도 각각 수백 킬로미터내에 위치해 있다. 단 3~4시간이면 부산에서 후쿠오카항에 고속 페리로 도착할 수 있고, 부산과 오사카간의 페리를 이용해서는 익일로 화물의 운송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과 한국간에도 산동성에서 인천 및 평택까지 운항되는 카페리들은 이미 많은양의 전자상거래 화물을 빠르고 저렴하게 운송하고 있다. 

비거주 사업자에 대한 개방에 있어서 한국 플랫폼들 중에는 쿠팡이 가장적극적이고 일찌감치 진출한 G마켓, 그리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우선 쿠팡은 2019년 부터 쿠팡 차이나를 통해 중국내의 크로스보더 셀러들을 적극적으로 영업해오고 있다.

초기에 상하이를 중심으로 하는 동부 지역에서 이제는 광저우를 중심으로 하는 남부까지 셀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라쿠텐이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폐쇄적인 정책을 버리고 한국 셀러들에게 먼저 적극적인 개방을 한 이후 이제는 중국 글로벌셀러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선전시에 오피스를 열고 셀러 영업을 시작했다. 

결제 분야에서는 중국셀러들이 해외 마켓플레이스에서 정산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Payoneer나 Ping Pong같은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글로벌 마켓플레이스들에 중국 셀러들을 연결해주고 있고, 물류에서는 Shipcoo같은 회사들이 중국-한국, 중국-일본 B2C 루트에 집중하고 있다. 

그결과,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에는 단기간에 매우 많은 수의 중국인 사업자들이 보이게 되었고, 라쿠텐도 월 수억원의 매출을 내는 중국인 셀러들이 셀수 없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는 마켓플레이스에게는 큰 성장의 기회가 되겠지만, 중국인 셀러들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사업자들, 구매대행 사업자들에게는 매우 큰 위협이 될 것이다. 

디지털화와 B2C 판매 방식을 통한 동아시아 거대 전자상거래 시장의 출현은 이제 현실이 되었고,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가속화 되고 있다.

결제와 물류, 플랫폼 3가지가 갖춰진 상황에서 그 성장속도는 일반 전자상거래 성장률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부는 발빠르게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수출은 늘지 못하고 수입량은 급증하는 상황이 될 것이며 초기에는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보겠지만, 결국 이 중소기업들을 기반으로 존재하는 대형 유통 기업들도 그 쓰나미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