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8 15:04 (수)
[이상근 칼럼] 갈라파고스경제 벽을 넘는 온라인 커머스
[이상근 칼럼] 갈라파고스경제 벽을 넘는 온라인 커머스
  •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 한국물류학회 부회장
  • 승인 2020.09.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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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br>한국물류학회 부회장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 한국물류학회 부회장

1918년 처음 발병해 2년간 전 세계에서 5000만 명이 희생된 스페인 독감은 1차 세계대전의 전사자(900만 명)보다 훨씬 많은 수가 희생돼 '20세기 최악의 감염병'으로 일컬어진다. 1918년 당시 조선 인구 1759만중 740만명이 감염되어 14만명 사망 했으며 백범 김구선생도 걸린 독감으로 유명하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사스, 메르스, 에볼라 정도의 감염병을 넘어, 스페인 독감, 세계대공황, 동일본대지진들과 같이 우리 인류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 이어지고 있다.

위드(with)코로나, 포스트(Post)코로나 시대에 강조되는 키워드는 단연 ‘언택트(비대면)’이다.

또한 미·중 무역전쟁과 블랙시트 등으로 붉어진 ‘국수주의’,’보호주의’,’탈세계화 (de globalization)’ 키워드도 더 많이 회자될 것이다.

반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 키워드인 ‘공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은 사라지고 대신 ‘고립 경제(isolate economy)’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는 국가와 지역사회 간 단절과 고립은 물론 개인의 삶에도 단절과 고립이라는 화두를 던졌고 우리는 고립경제(isolate economy)라는 새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

『이노베이션 바이옴(The Innovation Biome)』의 저자인 마케팅회사 브릿지 인사이트(Bridges Insight)의 창업자 구마르 메타는〈포브스〉기고에서 “코로나19 이후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시대가 가고 고립경제(isolate economy)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립경제를 일컫는 말로 갈라파고스(Galapagos)경제가 있다. 에콰도르 영토인 갈라파고스는 남아메리카로부터 1,000km 떨어진 적도 주위의 태평양 16개 화산섬과 주변 암초로 이뤄진 섬들이 있는 지역 명칭이다. 이 곳은 찰스 다윈이 ‘진화론’ 집필에 영감을 불어 넣어 준 곳이다. 인간을 포함한 외래종의 발길이 닿지 않아 고유종이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를 하여 왔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연구 환경을 제공해주었다.

갈라파고스 경제는 남태평양의 갈라파고스가 육지로부터 고립돼 고유한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과 같이 글로벌 경제에서 고립된 경제에 붙여진 이름이다.

1990년대 이후 일본 시장에만 주력하기를 고집한 결과 일본의 IT산업이 세계 시장으로부터 고립경제의 길을 걸었던 것이나, 오늘날 유엔의 대북제재 등으로 북한, 이란이 세계경제에서 고립된 경제를 말한다. 세계는 더욱 격화되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서로의 경제를 블록화시켜 스스로 고립시키고, 고립되는 악순환의 징조가 보인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대응에 따른 각국의 수출규제와 국경봉쇄, 물류망 단절 등으로 인해 고립의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위드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국가간 단절과 고립은 물론 개인의 삶에도 단절과 고립이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강조되는 키워드는 단연 ‘고립’과 ‘언택트’이다.

위드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해외 온라인 직접판매가 국가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국내에서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그 동안 단순히 어렵게만 생각했던 해외직구(Cross border e-Commerce)로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구입한 사람이 급증했다.  국내상품만 쇼핑하는 이들 소비자는 국내인터넷 쇼핑몰의 해외직구나, 아마존, 알리바바, 위시 등 해외 직구플랫폼에서 직접 직구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경험을 했다.

코로나 19 사태로 전자상거래는 더 이상 국내 기업 간 경쟁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 간 거래(CBT, Cross-Border Trade)에서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은 글로벌로 시장을 넓히고,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은 국내시장을 더욱 거세게 파고들고 있다.

우리 상품의 역직구(해외 온라인 직접판매)도 활성화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K-방역, K-의료로 보건 선진국 이미지를 얻은 지금이 중국 등의 프리미엄 소비재 역직구 시장에 적극 나설 기회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면역력 강화 효과로 인기가 많은 홍삼 수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는 현지 매장 운영에 어려움이 있지만 직구몰 판매를 중심으로 1분기 중국 수출이 오히려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산물 수출도 크게 위축되고 있지만 온라인 몰을 통한 수산물 수출은 지난 3월 중국 등 5개국의 7개 온라인 몰에서 조미김·어묵 등이 약 4만달러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해수부는 중국(타오바오), 미국(아마존), 말레이시아(프레스토몰), 태국(라자다·쇼피·징둥센트럴), 싱가포르(큐텐) 온라인 몰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는 규모를 확대해 베트남·태국을 포함해 8개 홈쇼핑에서 다양한 우리 수산식품을 판매한다.

올해 중국의 해외직구 시장은 언택트 소비 증가와 함께 거래액이 12조7000억위안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 상품은 코로나19 여파로 K방역과 함께 K뷰티와 K푸드의 대중 온라인 직접판매(역직구)가 주목받고 있다.

소비에 적극적인 중국 직구족들은 코로나19 기간에 한국 화장품과 먹거리 등 건강과 안전에 직결된 품목들을 사들이는데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를 선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기간에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한국의 뷰티, 영유아용품 등이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티몰에 따르면 중국의 '부녀절'인 지난 3월 8일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브랜드 매출은 50% 이상 성장했다. 애경산업의 ‘AGE 20’s’ 역시 온라인 채널에서의 부녀절 매출이 지난해보다 크게 확대됐다. K뷰티가 면세점이나 오프라인 채널에서는 성장세가 주춤했으나 언택트인 쇼핑인 온라인 주문은 선전했다는 것이다.

징둥에 따르면 우리 상품은 뷰티, 영유아용품, 식품 등이 인기가 많았고 세부 품목별로는 스킨케어, 마스크팩, 분유, 아동용 간식, 라면, 김 등이 판매량 상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향한 전자상거래 물동량은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크로스보더 물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큐익스프레스(Qxpress)가 공개한 상반기 성적표에 따르면 1분기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증가했고,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2분기에는 68% 늘었다.
월별 집계로는 손 세정제와 마스크 등의 위생용품 수요가 급증한 2월에는 124% 늘었고, 4월(68%) , 5월(55%), 6월(84%)에는 한국 식품을 비롯한 생활용품의 주문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큐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코로나19 언택트 소비가 확산과 맞물려 중기부와 코트라, 이커머스 플랫폼 운영사 등 유관 기관의 수출 지원사업까지 더해져 탄력받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하반기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의견이다.
큐익스프레스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구매가 글로벌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고 특히 동남아 시장 이커머스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몰 1주년을 기념해 CJ올리브영이 지난 5월까지 1 매출을 분석한 결과, 북미 소비자가 가장 많이 글로벌몰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캐나다 북미 지역 거주자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구입했다.

오세아니아 국가 소비자도 K뷰티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캐나다 뒤를 이어 호주(3위)· 뉴질랜드(6위) 소비자도 글로벌몰을 애용했다. 아시아권 국가에선 싱가포르(4위)와 홍콩(5위)에서 한국 화장품을 많이 샀다. 오픈 초기엔 고객의 80% 가량이 교민이었지만, 이제 현지인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고 한다.

일명 K뷰티’로 불리는 한국 화장품 산업에 상대적으로 익숙한 아시아권 국가 소비자보다 북미 소비자가 많이 글로벌몰을 이용했고 현지인의 비중이 계속 늘고 있다는 뜻이다.


글로벌화된 지구촌에서 인위적 경제 봉쇄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 동안 자유무역주의의 근간이 되어왔던 집중생산과 글로벌분업은 자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해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중간 무역분쟁에 이어 터진 코로나192018년부터 가시화되었던 미국과 중국 간 공급망 해체와 재편성을 가속시키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는 자국에서 직접 생산하지 않은 안전과 건강에 직결되는 전략물자, 식량, 보건·의료·방역, FMCG(일용소비재)의 해외 공급이 단절되면서 글로벌 경제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은 경험을 했다. 이런 경험은 ‘탈세계화’, ‘고립경제’와 ‘자급자족형 경제’로 다시 돌아가려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탈세계화와 자급자족형 경제의 바람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무역업무에서는 온라인 화상상담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으며, 직구·역직구 방식의 교역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해외 직구와 역직구 교역은 의류, 뷰티, 식품, 영유아용품, FMCG(일용소비재) 품목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보건·의료·방역 품목의 경우도 국가차원의 수출금지는 장기간 이어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개인의 해외직구를 통한 소량 구매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코로나19는 ‘뉴노멀(New normal)’과 함께 소매업의 근간을 흔들 퍼팩트스톰(Perfect storm)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존의 온·오프 유통채널의 질서가 모두가 부정되고 새롭게 정의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오프라인 쇼핑이 온라인 쇼핑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소매기업들은 새로운 판매방식과 함께 새로운 고객, 상품, 시장을 맞이하여 대응책을 마련에 부심한다.

자가격리에 가까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가져온 코로나19는 그 동안 직접 보고, 만져보고, 느껴보는 오프라인 소비에 익숙했던 오팔세대, 욜드 등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반 강제적으로 온라인쇼핑을 고객으로 만들었다.

또한 코로나19는 오랫동안 오프라인 쇼핑몰의 영역이던 신선식품, 의약품, 보건·위생용품과 생필품 등 FMCG 전반의 구매를 온라인 쇼핑이나 O2O 서비스 이용 고객으로 전환시켰다.

온라인커머스의 새로운 흐름은 시장을 해외로 넓히면 직구·역직구 교역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며 이로 인한 교역의 급증은 쉽게 예상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