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31 22:00 (토)
‘치료’에서 ‘예방’으로, 일본 헬스테크 스타트업 등장
‘치료’에서 ‘예방’으로, 일본 헬스테크 스타트업 등장
  • 이강민 기자
  • 승인 2020.10.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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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예방의료 관련 동향

지난 8월 일본 경제신문은 충치나 잇몸질환 리스크를 미리 파악해 양치질이나 식생활 등을 개선하는 ‘메디컬 트리트먼트 모델(MTM)’사의 서비스를 소개했다. 서비스 출시 배경에는 치아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다. 2018년 일본치과의사회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치과검진을 받는 사람의 비율이 31.3%에 그치는 등 치아 건강에서 ‘예방’의 중요성이 간과돼 왔다. 최근에는 치주염 등 구강 환경의 악화가 당뇨병이나 동맥경화, 치매 등의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져 평상시에 정기적으로 충치 예방을 위해 치과에 다녀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나게 됐다. 일본의 예방의료 스타트업 시장에대해  kotra 일본 도쿄무역관이 정밀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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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질하기 어려운 부분을 설명하고 칫솔질 방법 등을 지도하는 치과 위생사

자료: 일본 경제 신문

'미병(未病)'은 동양의학에서 쓰이는 말로 병에 걸리기 전의 상태를 뜻한다. 예로부터 큰 병에 걸리기 전 미병의 단계에서 조기 발견해 예방하는 것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최근 일본은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28.7%에 이르는 등 고령인구가 늘면서 예방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도 예방의료 확산을 뒷받침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20년도부터 예방의료 점수를 책정 및 부여해 지원금 배분을 조정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예방의료의 실천을 장려하기 위해 지원금 구조를 개정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러한 정책의 배경에는 ‘사회보장비 부담’이 있다. 예방의료를 통해 건강수명이 연장될 경우 의료비나 개호비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질병을 미연에 예방해 고령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면 사회보장비를 부담하는 납세자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전망이다.

이 글에서는 향후 비즈니스 확대가 기대되는 '예방의료'나 건강 유지로 연결되는 '교정의료' 등의 분야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Health Tech' 비즈니스를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신기술로 가격 인하', 헬스테크 스타트업의 등장

우선 '예방∙교정 의료' 중에서도 건강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에 있어서 파격적인 가격을 제공하는 'Health Tech'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신기술의 발달로 이 분야에 진출하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 경쟁이 심화되어 모호했던 비급여 진료 산정 기준이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5월부터 ‘드립스(DRIPS. Inc)’는 3D프린터로 제작한 마우스 피스를 도입한 치열 교정을 시작했다. 이 교정의 최대 특징은 치료비를 종래의 3분의 1(약 30만 엔)로 낮춘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치열 교정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으며, 일반적인 와이어를 장착하는 타입의 경우 치료비가 약 60만~100만 엔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립스는 와이어를 대신하여 마우스 피스를 사용(2주마다 교체)해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치열을 교정하는 방식이며, 일본 내 대형 보험계 펀드로부터 자금 조달에 성공하는 등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2022년까지 1만 5000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시력 개선 분야에도 신기술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특히 ‘쿠보타 제약 홀딩스(Kubota Pharmaceutical Holdings Co., Ltd.)’는 근시를 개선하는 안경형 디바이스를 개발해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디바이스를 통해 눈 속에 빛을 투영하고 망막의 반응을 이용해 초점이 어긋나는 것을 교정함으로써 근시를 치료하는 방식이다. 올해 6월에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했고 연내 시제품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수 콘택트렌즈 전문기업 ‘유니버설 뷰(Universal View)’는 잠자는 동안 착용해 각막을 렌즈의 모양으로 교정하는 근시 개선에 효과적인 렌즈를 개발하기도 했다. 전국 450개의 의료기관에 이미 도입이 끝난 상태로, 약 30만 엔의 비용이 드는 라식의 50% 정도 가격이 저렴하고 수술에 비해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등장으로 그간 안전성 우려로 의료현장 도입이 늦어졌던 3D프린터나 AI를 헬스케어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저렴하고 효과적인 서비스로 의료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의 연간 의료비는 2018년 약 43조710억 엔에 달했고 1인당 연간 의료비도 약 34만 엔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의료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 임의 비급여 진료는 보험 진료에 비해 치료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첨단 IT를 기반으로 하는 헬스케어 서비스가 다양화된다면 조기 진찰 및 예방 검진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예방 및 교정 의료로 주목받는 Health Tech 기업

 자료: 일본 경제 신문 외

소변검사로 암환자를 찾아내는 검진기

검진기술 역시 예방∙교정의료의 트렌드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바이오 벤처 ‘HIROTSU 바이오 사이언스’가 개발해 2020년 1월에 실용화한 암-스크리닝 검사 ‘N-NOSE(엔노즈)’가 관심을 받고 있다. 엔노즈는 지중에 생식하는 길이 약 1㎜의 작은 ‘선충’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생태 진단기술로, 금전적 부담이 9800엔으로 저렴하며 단 한 방울의 소변으로 암환자를 높은 확률로 찾아낼 수 있어 간편하다. [간편, 저부담(금전적∙신체적), 높은 적중률(+조기 발견), 고범용(발견 가능한 암은 15종)]을 갖췄다. N-NOSE는 소변을 이용하지만 그 대신 혈액이나 침 등을 이용해 연구하는 기업이나 학술기관 등도 등장해 지금까지의 종합 건강검진에 비해 간편하게 검사를 받는 예방 의료 트렌드로 향후 더욱 발전할 것이 기대된다.

 

선충의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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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HIROTSU 바이오 사이언스

 

소변에 따른 선충의 반응 차이(암환자・건강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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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HIROTSU 바이오 사이언스

시사점

예방∙교정의료는 현재 의료 비즈니스 분야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테마 중 하나이다. ‘이미 발병한 질환을 어떻게 치료할까’라는 수동적인 건강 관리에서는 기술적・신체적・금전적인 모든 면에서 효율이 떨어지는 반면 '질병을 미리 예방하고 개선'하려는 능동적인 건강 관리를 실천하면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효율적인 QOL(Quality of Life)을 실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사회 보장의 부담 증가와 같은 외적 요인도 이러한 변화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앞서 언급한 드립스(DRIPS. Inc)사에 출자한 투자펀드 '닛세이 캐피털'의 이이다 켄토 씨에 따르면 “마우스피스 교정의 D2C업계는 미국에서는 이미 상장한 회사이며, 최근 일본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해외 사례가 향후 일본에서의 예방・교정의료 확대를 시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에는 고혈압, 당뇨병 등의 기저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환자가 되기 쉽다는 점이 밝혀져 평상시의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AI,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헬스테크 스타트 업의 등장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 예방・교정 의료 비즈니스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도 2025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에 이르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예방의료 관련 시도들이 헬스케어 분야 우리 기업에 참고가 될 수 있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이 ‘미병(未病)’과 같은 동양의학의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는 만큼 예방의료 분야에서 한일 간 협력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