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31 22:00 (토)
【지용구의 IT 읽기】 비대면 시대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
【지용구의 IT 읽기】 비대면 시대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
  •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 겸 더존홀딩스 미래성장전략실 실장
  • 승인 2020.10.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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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데믹이 ‘접속’과 ‘접촉’의 균형을 바꾸다.
* 펜데믹, 코로나19가 디지털 전환 앞당긴다.
* 비대면 시대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과 조화 ‘워라블’

코로나19는 많은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일하는 방식도 예외는 아니다. 필자는 기업 경영진으로서 ‘일하는 방식’과 관련된 ICT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 전문성을 살려 ‘ICT를 활용한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전파하는 ICT 강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제 회사에서도 강연 현장에서도 일하는 방식을 논할 때 ‘비대면’이라는 조건을 떼어놓을 수 없게 됐다. 재택근무, 리모트워크, 스마트워크 등으로 불리는 비대면 업무방식이 주목받는 동시에 회사에 출근해 얼굴을 마주해야만 가능할 것이라던 일하는 방식에 대한 전통적 믿음이 무너졌다. 일을 멈추지 않기 위한 해결책이 필요해졌고 IC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답을 제시했다.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도 이의 연장선 상에 있다.
물론 우려도 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일을 잘하고 열심히 하던 사람에게 비대면 업무방식 자체가 과연 필요했을까?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업무 퍼포먼스를 비대면 업무환경에서도 유지할 수 있을까? 비대면으로 일해도 기업이 생존할 수 있을까?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불확실성이 고민을 키운다.
이는 인간이 최선을 다해 낼 수 있는 퍼포먼스를 100%라고 규정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실질적으로 전통적 일하기 방식에서 조직 구성원으로서 인간이 낼 수 있는 퍼포먼스는 49%가 최대치이다. 나머지 51%는 흐름이 채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51%의 흐름’은 ‘51%의 연결’로 대체된다. 

연결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을 뜻한다. 조직이 개인을 중심으로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알 수 있다면 그리고 상호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면 개인의 똑똑함이 조직 그 자체의 문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ICT 기술이다. ICT 기술을 선택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의미이다. 비로소 비대면 시대에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방법론이 보이고,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 어떤 입장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길이 보인다. 

커뮤니케이션은 일반적으로 메시지와 이를 주고받는 대상 그리고 메시지가 전달되는 채널 등의 요소로 완성된다. ICT 기술을 매개로 하는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업무환경에서는 중요한 한 가지 요소가 더 추가된다.  맥락(Context)이다. 맥락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수많은 주변 요소들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현재까지의 그리고 미래의 ICT 기술이 우리의 감정, 복잡성, 난이도 등 맥락을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담아낼 수 있을까? 

비대면 시대에 ICT 기술 발달의 지향점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동안 ICT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기능, 품질과 같은 필요 조건에 너무 함몰돼 있었다. 좀 더 편리하고 만족감 높은 사용자 경험을 ICT 속에 어떻게 담고 녹여낼 것인가라는 충분 조건으로의 사고 전환이 필요해졌다.

실제로 필자는 소통을 촉진하고 아이디어를 흐르게 해 맥락이 묻어가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ERP와 그룹웨어의 결합을 들 수 있다. ERP와 같은 조직에 필요한 핵심 솔루션들은 프로세스를 담고 있는데 이것을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연결과 흐름이라는 속성과 융합시킨 것이다. 업무라는 프로세스와 소통이라는 연결과 흐름이 잘 결합되면 비대면 환경에서도 조직은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지금 상황은 인간과 인간의 대면적인 관계가 인간과 기술의 공존적인 관계로 좀 더 빨리 진화하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아닌 워라블(Work and Life Blending)에 주목해야 한다. 워라밸이 일과 삶의 분리라면 워라블은 일과 삶은 원래 하나였다는 관점이다. 

그나마 일하는 방식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일과 기계가 아닌 여전히 일과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기술 그 자체가 아닌 기술을 도구로 활용하는 인간 중심의 접근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일과 삶이라는 거대한 담론은 사람과 사람은 상생이 답이고, 사람과 기술(기계)은 공존이 답이란 점을 일깨워준다. 코로나19가 분명히 지금은 위기이지만 조만간 우리에게 위대한 기회라는 뜻으로 바뀔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