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7 15:24 (금)
일본 자동차업계의 EU 환경규제 대응 동향
일본 자동차업계의 EU 환경규제 대응 동향
  • 심선식 기자
  • 승인 2020.11.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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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부터 EU 환경규제 대폭 강화
- 일본 자동차업계도 친환경자동차 부품,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각 분야에서 대응에 나서

유럽연합(EU)이 2021년부터 자동차산업에 대한 환경규제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규제시행 시 도요타 약 22억 엔, 닛산(르노-닛산-미츠비시 얼라이언스) 약 1300억 엔 등 각 메이커에 거액의 벌금부담이 예측된다. 일본 자동차업계는 친환경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판매, 연구개발 체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부품은 물론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유럽 기업과의 업무제휴, 협력, 인수 등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앞두고 우리 기업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kotra 일본 도쿄무역관이 일본 자동차업계의 EU 환경규제 대응 동향에대해 정밀 분석하였다.

EU의 환경규제 강화가 일본 기업에 미치는 영향

2021년부터 유럽연합(EU)은 자동차 산업에 대한 환경규제를 대폭 강화한다. 유럽연합 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주행 킬로미터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5년 목표치 대비 약 30% 줄어든 95g으로 줄일 것을 요구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기준초과 시 CO2 초과 배출량 1g/km에 대해 95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지난 9월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감축 목표인 40%보다도 약 15%p가 더 늘어난 수치로, 이러한 의지가 관철될 경우 자동차 산업 관련 환경규제도 지금까지보다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리서치회사 JATO 다이나믹스가 EU 역내에서 판매되는 주요 20개 브랜드의 2019년 배출실적을 조사한 결과, 모든 브랜드가 배출량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2021년에 배출량을 대폭 줄이지 않는다면 거액의 벌금을 납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평균 배출량은 95.1g이지만 판매대수가 많아 약 22억 엔의 벌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측됐다. 2021년 3분기 6700억 엔의 최종 적자를 전망하고 있는 닛산의 경우, 르노-닛산-미츠비시 얼라이언스 연합에 약 1300억 엔의 벌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자동차업계는 친환경 전환을 위한 생산, 판매, 연구개발 체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부품은 물론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유럽기업과의 업무제휴, 협력, 인수 등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2021년 EU 환경규제 시행 시 주요 메이커 벌금 예측치

자료: 닛케이신문

유럽 기업과 긴밀한 연계에 나서는 일본계 부품 메이커

일본계 부품 메이커들은 친환경 자동차 부품의 생산, 판매, 연구개발 등을 위해 유럽 기업과 긴밀한 연계에 나서고 있다. 호리바제작소는 2020년 2월 독일 자회사에서 연료전지와 리튬이온 배터리 시험장비 신공장을 착공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연료전지 자동차 등 전기자동차 개발수요 확대에 대응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배경이다.

일본전산은 2018년 PSA 그룹과 공동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해 전기자동차(EV)용 모터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완성차 메이커가 EV 내부의 모터부품을 직접 제작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EV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모터부품을 대량공급할 수 있는 전문업체와의 협력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배경이다.

일본정기는 2019년 3월 다임러(Daimler)의 하이엔드급 신형 SUV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납품한다고 밝혔다. HUD는 운전자의 시야에 차량 속도나 경고표시 등의 다양한 정보를 투명하게 표시하는 시스템으로, 운전자의 시야이동을 최소화해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협력 가속화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일본계 기업과 유럽기업 간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2020년 6월 미쓰비시상사와 NTT는 네덜란드의 차량용 네비게이션 전문기업인 HERE 테크놀로지의 지분 30%를 공동 취득했다고 밝혔다. 앞선 2019년 5월 미쓰비시전기가 HERE과 공동으로 도로의 위험상황을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위험통지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고 발표하는 등 연구개발 분야에서의 협력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2019년 5월 파이오니아는 영국 ARM사의 데이터 사업부문인 ARM Treasure Data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교통사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데이터분석 및 행동, 사고예측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의 공동 기술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파이오니아는 또한 2019년 10월 세계 유수의 재보험회사인 Swiss Re사와 협력해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개개인의 운전상황에 맞는 실시간 주의환기, 경고 및 신속한 사고 대응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호리바제작소는 자동차산업의 대변혁에 대비하기 위해 2015년 영국의 차량개발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인 MIRA사를 155억 엔에 인수하고 2020년에는 영국에 자율주행 시험시설을 설립, 자율주행에 따른 사이버보안 이슈 및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덴소는 독일의 자동차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업인 PiNTeam Holding GmbH에 출자해 약 49%의 지분을 취득했다. 덴소가 보유한 자동차 전자시스템 제어기반 기술 및 양산경험과 PiNTeam이 보유한 유럽 표준의 고급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겠다는 취지다.

유럽 환경규제 관련 일본계 기업 최근 동향

자료: MARKLINES 보고서 <일본계 메이커의 유럽 환경규제, CASE 진전에 따른 수요 대응>

시사점

유럽연합의 환경규제 강화로 자동차산업 전반에 막대한 패러다임 변화가 예측되고 있다. 일본 자동차산업 역시 유럽기업과 업무제휴, 협력, 인수 등으로 긴밀하게 연계해 대응하고 있다. 각종 부품의 연구개발 및 생산은 물론,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 역시 일본 기업들의 동향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일본 기업 A사에 재직 중인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급변하고 있는 자동차업계의 자율주행, 전동화 트렌드에 발맞춰 일본 자동차 부품기업 및 OEM사들과 글로벌 협력을 늘려, 공급량을 확대해 가면 좋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