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7 11:44 (금)
[박상신 칼럼] 아마존이 11번가에 투자하는 진짜 이유는?
[박상신 칼럼] 아마존이 11번가에 투자하는 진짜 이유는?
  • 박상신 (현)엠엑스엔 홀딩스 부사장
  • 승인 2020.11.1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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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SK텔레콤이 아마존과 손잡고 합작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해서, 아마존은 SK텔레콤과 조건부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투자나 사업 제휴는 항상 양측이 존재하기 때문에 각자의 목적과 이유가 다를 것인데, 기업가치가 대략 2.5조원~3조원인 11번가와 1,700조원이 넘는 아마존간의 투자 및 사업 제휴라면 아마존의 의도에 따라 결정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11번가의 의도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아마존 입장에서 해석을 해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아마존은 왜 11번가에, 그것도 2020년에 와서야 투자를 할까? 어떤 기사에는 11번가는 아마존의 상품을 매입해서 재고를 확보한 뒤에 한국 소비자에게 빠르게 배송할 계획도 있을것 처럼 이야기가 되었지만, 그건 현재 국가간 전자상거래 물류와 글로벌 이커머스 판도에 대해 무지한 기자의 상상 일듯하다. 아마도 쿠팡의 로켓직구 모델의 대항마로 11번가-아마존을 보는 시각이 많을텐데, 이는 11번가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사업 제휴이지 아마존 입장에서는 그런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11번가에 투자를 하거나 제휴를 할 이유가 별로 없다.

쿠팡의 미국 물류센터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에 위치해 있다. 여기서 한국의 쿠팡 고객의 집까지는 보통 72시간 이내에 배달을 완료할 수 있다. 이 물류센터를 유타주로 옮긴다고 해서 국제 운송에서는 달라질 것이 없다. 이정도 규모는 얼마든지 차터기를 이용하여 운송할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미국내 주요 도시의 아마존 FC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데 굳이 이걸 11번가가 지정하는 창고에 매입해놓고 대기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한국에 주소를 둔 내국법인이 해외에서 재고를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매입해 놓고, 한국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11번가는 관세법과 과세등 여러가지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B2C 통관을 활용한 면세는 탈세 의도를 가지고 운영할 경우 법적 문제를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아마존이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존의 직구 판매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보지 않는 것이다. 아마존에서 직접 구매하는 한국 소비자들은 매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아마존 재팬의 경우 코로나 시대에서 일본 여행을 가지 못하는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에서 그간 구입해서 들고오던 상품들을 구매하면서 물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지난 7월 부산 용당세관에서 해상특송장을 운영개시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아마존이 미국기업이고, 미국과 유럽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상품은 대부분 메이드인 차이나에 마켓플레이스 셀러들은 중국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인 사업자가 Private Label을 만들어서 사업을 하더라도 제조는 대부분 중국에서 한다. 나는 이러한 사실을 기반으로 아마존의 대 한국, 더 나아가서는 동아시아 전략을 바라보고 있다.

2004년 어느날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겸 CEO가 중국 Shenzhen의 공장지대를 돌면서 주요 공급자를 찾아다닌 일화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당시에는 전자상거래도 초기였지만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더더욱 생소했고, 결제대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일찌감치 시작한  중국의 소규모 공장 기반의 공급망 전략 덕분에 아마존의 FBA모델이 완성이 된 것이지, 그 IT 시스템이나 물류경쟁력이 뛰어나서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것은 큰 착각이다. 대부분의 미국 사업자들은 자기 재고를 아마존 창고에 재고 보관비를 내면서 넘겨주지는 않던 시절, 미국, 유럽의 아마존 창고로 재고를 위탁한 중국 셀러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현재의 아마존이 있는 것이다.

그런 중국셀러들은 20년만에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90년대 후반 이베이에서 시작된 중국 사업자들의 해외 판매는 주도하는 플랫폼은 이베이, 아마존, 라자다 등으로 유행 처럼 바뀌기도 했지만 매년 급성장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에서 중국에 대한 공정한 무역 정책을 가져가면서 중국 셀러들의 아마존 판매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초부터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여객기의 운항중단을 초래했고, 결과적으로 매우 제한된 화물기 공간은 운송비는 전자상거래 화물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내기에는 너무 비싸졌다.

현재 유럽의 경우에는 트럭을 철도에 싣는 물류망이 완성되어 10일이면 중국에서 유럽내 아마존 물류센터로 저렴하게 운송이 가능하지만, 북미 지역의 경우에는 최소 3주이상이 걸리는 해상루트를 사용할수밖에 없다. 그런데, 전세계 5위권 이내의 시장이면서 아마존의 주요 공급처인 중국에서 배로 반나절이면 운송이 가능한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앞서서 언급했듯 아마존의 중국 공급망은 단지 중국 브랜드를 의미하지 않고, 중국에서 제조한 글로벌 브랜드들도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흔히 공산품이라고 말하는 모든 카테고리가 해당된다. 대형 가구, 가전은 중국셀러들이 미국 아마존에 보내서 판매하기 힘든 아이템이지만 한국으로는 큰 문제없이 판매 및 배송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중국 공급망을 전세계에서 가장 잘 가지고 있는 커머스 플랫폼이 바로 아마존이기 때문에 아마존이 11번가와 연결된다는 것은 현재 쿠팡과 이베이코리아, 네이버 등이 몰려가고 있는 중국셀러 확보 경쟁 판도를 한방에 뒤집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 11번가의 의도가 뭐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내 예상대로 아마존이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 내수시장 유통망의 게임체인저는 11번가가 될 수도 있다. 쿠팡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단기간에 중국 셀러들에게 쿠팡이 지정한 중국내 물류센터에 재고를 위탁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아마존은 너무 쉽게 가능해진다. 그게 아마존의 진정한 힘이고, 그들이 중국 중심의 국가들을 타겟으로 하는 동아시아 유통망 장악이 가능할 수도 있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