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7 11:44 (금)
[긴급 진단] 환율 급락에 외환당국 대규모 달러 매수 개입...하락세 멈출까?
[긴급 진단] 환율 급락에 외환당국 대규모 달러 매수 개입...하락세 멈출까?
  • 이민규 전문기자
  • 승인 2020.11.1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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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외환 당국이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달러/원 환율이 거침없는 하락세를 이어가며 달러당 1,100원 레벨까지 위협하자 외환 당국이 19일 직간접적으로 외환 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끌어올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이 열리기 전 “과도한 환율의 변동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지난 2개월간 원화는 세계 주요 통화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절상되고 있으며 원화 환율은 한 방향 쏠림이 계속되는 모습”이라고 발언했다.

이른바 구두 개입이었다. 환율 시장의 심리가 한 방향으로 쏠리면서 환율이 그 방향으로 일방적인 움직임을 보일 때 외환 당국이 시장에 경고 신호를 보내는 것을 일컫는 용어다. 그것도 우리나라 외환 당국의 최고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홍 부총리가 직접 나섰기에 시장에 전해진 무게감도 상당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외환 당국이 장 중 실개입에 나섰다.

18일 거래에서 1,103원대에 마감하며 29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던 달러/원 환율은 이날 개장 직후부터 빠르게 반등하며 1,110원대로 올라섰다. 그리고 전일 종가 대비로 11.8원이나 오른 1115.6원에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 과정에서 외환 당국의 달러 매수 개입이 강하게 이뤄졌다고 추정했다. 시장에서는 오늘 당국이 20억 달러 이상을 매수했다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오늘 환율 움직임이나 거래량 등을 감안하면 당국이 최소 20억 달러 이상은 사지 않았을까 한다”면서 “마침 국내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있었던 터라 개입 타이밍도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시장에서는 이미 외환당국 변수에 대한 경계감이 짙었다. 미국 대선 이벤트를 전후해 달러/원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고 당국이 오늘 같은 적극적인 개입은 아니었지만 환율 하락의 속도를 늦추는 이른바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단행한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당국이 전격적으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20억 달러 이상 매수 개입...그래도 장기적으론 하락 전망 우세

이런 가운데, 이제 관심은 당국 변수로 인해 환율의 하락 추세가 멈추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일단 일선 외환 딜러들은 당국이 이날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준 여파에 당장은 환율 하락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시장 심리 악화가 동반될 경우 1,100원의 지지력은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한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의 외환 딜러는 “당국이 제법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1,100원은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당장은 1,105원 정도는 지지된다고 봐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시장의 컨센서스는 여전히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 나타나고 있는 국제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 강세 그리고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위험선호 분위기라는 달러/원 환율에 하락 우호적인 모멘텀들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다른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의 외환 딜러는 “당국 개입도 있고 빅피겨를 앞두고 기술적으로도 환율의 하락세가 조정을 받을 타이밍이긴 한데 아직까지 펀더멘털 상으로는 하락 여건이 우세하다. 다른 딜러들도 중장기적으로는 계속해서 아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19일자 보고서에서 미국 달러의 약세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달러/원 환율도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의 전규연 이코노미스트는 “짧은 기간 동안 환율이 급락한 것이 사실인 만큼, 외환 당국도 미세조정과 구두 개입을 통해 환율 변동에 대응하고 있다. 4분기 원화 강세 흐름은 일부 제어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다만 내년에도 상반기까지는 환율이 하락하는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는 보고서에서 내년 2분기 평균 환율이 1,100원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전체 연평균 환율은 1,124원으로 내다봤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면서 “환율 급락으로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는데, 이는 교역량과 구매력을 감안한 실질실효환율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기준선(100)을 상회해 고평가되어 있지만, 추세적으로는 2018년 실질실효환율이 하락한 이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 중이다.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정도의 원화 강세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무역경제신문=이민규 전문기자] ktkim@trad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