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7 11:44 (금)
【지용구의 IT 읽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도구와 기술
【지용구의 IT 읽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도구와 기술
  •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 겸 더존홀딩스 미래성장전략실 실장
  • 승인 2020.11.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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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 성능을 훌떡 뛰어넘는 ‘스마트폰' 업무에 얼마나 활용하나.
- 듣고 배우긴 하였으나 다시 설명할 수 없다면 찐지식 아니다.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 겸 더존홀딩스 미래성장전략실 실장

DT(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전환)란 무엇일까?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필자는 ‘모바일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DT는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도구가 일으키는 혁신적인 변화와 그 현상들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과 도구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호모 하빌리스는 ‘도구를 만들어 쓴’ 최초의 인류로 알려져 있으며, 프랑스의 철학자 베르그송은 호모 파베르란 용어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도구를 만들고 제작’하는 데 있다고 보았다. 미국 국부 중 한 사람인 벤저민 프랭클린도 인간을 '도구를 제작하는 동물'로 규정했다.
 
새로운 도구의 등장은 언제나 변화를 동반한다. 선사시대를 구분 짓는 기준은 그들이 사용한 도구의 종류에 기인했다. 18세기 산업혁명 역시 새로운 도구의 등장이 전 사회적으로 영향을 끼치며 촉발됐다. 가깝게는 불과 10년 전 내 손 안의 PC라 일컬어지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혁명이 시작됐다. 이제는 이 작은 모바일 도구의 퍼포먼스(성능)가 PC보다 뛰어날 정도로 발전했기에 그 안으로 복잡한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몽땅 들어가도 될 정도이다.
 
도구를 만들고 다루는 능력을 기술(technology)이라고 한다. 기술은 활용의 영역이다. 도구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진 DT 시대에 기술의 활용은 이제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기업의 성공을 위해 좋은 도구와 좋은 기술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기업의 퍼포먼스가 저하/제한된다면 도구와 기술을 대하는 내부 시스템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지식이다. 지식은 정보를 자기 일에 응용하고 성과로 연결하는 능력을 일컫는 말이다. 듣고 배웠으나 다시 설명할 수 없다면 진정한 지식이라 할 수 없다. 단지 알고 있는 상태를 넘어 경험을 통해 이해하는 상태, 언제든지 실제 행동으로 연결할 준비가 된 상태가 될 때 비로소 지식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다. 내 기억속에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되나, 해본 것은 이해된다”는 말은 참으로 명언 중의 명언이다. 
 
코로나 19는 도구, 기술, 지식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무대가 됐다. 대면 중심의 전통적 업무 패러다임이 붕괴하며 찾아온 위기는 자연스럽게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됐다. 기업의 생존과 사회의 유지를 위해 선택한 비대면이라는 낯선 현상을 경험하며, 우리는 ‘도구’와 도구의 활용 경험으로 발전하는 ‘기술’ 그리고 이를 응용하고 연결하는 ‘지식’이란 존재가 DT 시대에 얼마나 강력한 경쟁력이 되는지 목격할 수 있었다.
 
팬데믹이 강제한 DT 시대. 모바일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경험한 이들은 이제 좋든 싫든 이전의 환경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미래학자 리처드 왓슨은 그의 저서 ‘인공지능 시대가 두려운 사람들에게’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인간다움과는 거리가 먼 ‘속도, 편의, 효율’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혁신은 계속된다.” 속도, 편의, 효율은 한번 경험하면 되돌리기 힘든 불가역적 속성을 가졌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기술을 경험하고 활용하지 못하면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혁신에 저항하는 요소는 바로 과거의 습관이다. 기술은 결코 저항의 대상이 아니다. 빨리 간파하고 활용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우리가 스마트폰을 도구로 사용한다고 해서 또는, 기업이 업무의 일부 영역을 디지털화한다고 해서 이것이 곧 디지털 수용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인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디지털 문해력-읽을 줄 안다고 이해한 것이 아니다)를 갖췄다는 의미는 아니다.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과 기술의 속성을 이해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분명 고충도 따른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이에 맞춰 따라가기 어려워졌다. DT 시대의 기술은 IT를 넘어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에 이르렀다. 예전의 IT 강국이 지금 시대의 ICT 강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이제 ICT의 ‘C’를 다른 관점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커뮤니케이션(통신)이라는 의미의 C에 너무 함몰돼 있을 때, 이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들은 이미 C를 Convergence(융합), Connect(연결하다) 등으로 더 크고 넓은 범위로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어쩌면 이들은 융합과 연결로 새로운 가치와 혁신을 만들어내기 위해 IT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다.
 
즉, 기술의 발전 속도에 보폭을 맞추기 힘들다면 융합과 연결로 극복하면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뉴욕시립대 교수이자 구글노믹스의 저자인 제프 자비스는 “Do what you do best and link to the rest”라며 가장 적절한 지침을 제시한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연결하라는 것이다. 전략적으로 본다면 First Mover(잘하는 최초의 것을 만드는 것) & Fast Follower(이미 잘하고 있는 모든 것들과 연결하는 것) 전략이 될 것이다.
 
마침 이를 설명할 좋은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얼마 전 스타트업 생태계 콘퍼런스에서 스타트업이 소상공인과 협업하는 노하우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적이 있다. 소상공인이 가진 전통적 경험과 지혜가 스타트업이 가진 창의적인 ICT 기술과 연결될 때 디지털 혁신으로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창출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어필하며 큰 공감을 끌어냈다.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다른 이가 잘하는 것과 연결했더니 길이 열리더라는 것이다.
 
DT의 시대, IT 사이에서 융합과 연결의 C를 찾아 이를 도구와 기술로 체득하는 과정이 절대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궁리해야 원리를 알 수 있고 원리를 알아야 응용할 수 있다. 응용할 수 있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고, 이후 성장이 무엇인지 성공의 길은 어떤지 조금씩 보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