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8 18:26 (월)
[김석오 칼럼] 세관에 쌓아둔 우리 회사의 저축이 있다?!
[김석오 칼럼] 세관에 쌓아둔 우리 회사의 저축이 있다?!
  • 국제관세무역자문센터(ICTC) 이사장 김석오/경영학 박사
  • 승인 2020.12.2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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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C 김석오 이사장 
국제관세무역자문센터(ICTC) 이사장 김석오/경영학 박사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극도의 어려움에 빠져 있습니다. 전 세계시장을 누비며 사업을 해야 할 기업인들에게는 이 상황이 더 어려울 겁니다. 당장 활용하실 수 있는 관세 전략 Tip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세관에 쌓아둔 저축, 관세환급금

혹시 세관에 우리 회사가 쌓아둔 저축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세관에는 중소기업이 수출한 금액의 일정액을 적립하여 다시 돌려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바로 ‘관세환급제도’입니다. ‘관세환급’이란 국내에서 제품을 가공해서 수출하면 그 수입 원자재분에 대해 납부했던 관세를 돌려주는 제도인데요. 관세청의 여러 가지 중소기업 지원시책 중에 대표적인 수출지원 프로그램이죠.

관세청은,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고 나중에 조사해서 덜 낸 세금이 발견되면 가산세까지 붙여서 추징하는데 오히려 환급을 해 준다니 어리둥절하시지요? 하지만 이는 사실입니다. 관세청에서 매년 기업에게 돌려주는 관세환급금은 얼마나 될까요? 2019년 기준 13,851개의 수출기업이 관세청으로부터 돌려받은 관세환급금은 약 3조 4,804억 원이었습니다. 수출금액 1달러당 6.3원이 환급된 거죠. 이는 기업 영업이익의 약 6%를 차지한다고 하니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죠.

간이정액환급제도

하지만 환급절차가 까다롭고 준비할 서류도 만만치 않아서 중소기업이 이 제도를 활용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이런 점을 감안해 관세청은 ‘간이정액환급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수출신고 서류만 있으면 간단한 방식으로 관세환급금을 기업통장에 입금해 주는 겁니다. 이 제도는 「수출용 원재료 관세환급 특례법」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고, 중소기업의 수출지원과 환급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하여 1985년도부터 약 40여 년간 시행 중인데요. 수입하여 제조 후 수출하는 중소기업에게만 이런 혜택을 주고 있으니 ‘중소기업 수출 마일리지’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환급해 주는 금액은 수출금액 10,000원당 수출품목별로 10원에서 150원까지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케이스는 수출금액 10,000원당 50원(2019년도 기준)을 받을 수 있는데요. 수출금액이 약 10억원(90만불)이라면 500만원의 금액을 받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수출품목당 지급받을 수 있는 일정금액은 관세청에서 정한 ‘간이정액환급율표’에 게기되어 있습니다.

대상은? 그러면 어떤 중소기업이 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요?

먼저 중소기업법에 따른 중소기업이어야 하고, 국내 공장에서 수출제품을 제조한 경우라야 합니다. 환급금을 받을 수 있는 수출은 해외 수출뿐만 아니라 보세공장이나 면세점에 제품을 납품하거나 외항선이나 원양어선, 주한미군부대 및 관세자유지역에 공급한 것도 폭넓게 인정됩니다. 또한 한국에 자체 공장이 없는 수출기업도 환급을 받을 수 있는데요, 다만, 약간 까다로운 절차가 있습니다. 한국의 하청업체로부터 납품받아 수출하였다면 하청업체와 체결한 위탁가공계약서류 또는 세관에서 발급해 주는 기초원재료납세증명서와 같은 추가 서류가 필요합니다. 번거로울 수 있겠지만 한 번만 해 보면 그 다음부터는 쉽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절차

환급금을 신청하기 위한 절차와 구비서류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세관에 환급금을 지급받을 은행계좌를 등록한 후 환급신청서류를 세관에 제출하면 끝입니다. 중요한 것은 환급신청기간이 수출신고를 한 후 2년 이내라는 겁니다. 이 기간을 유념해야 하는데요, 수출신고하고 나서 2년 내에 찾아가지 않으면 국고에 귀속됩니다.

또한 연평균 환급실적이 6억원 이하이어야 하는데요, 최초로 신청하는 경우에는 환급실적이 없어도 무방합니다. 매 건별로 신청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자동간이환급제도’를 이용하면 되는데요. 수출신고 절차와 환급절차를 일원화해 수출신고만으로 환급금이 지급되도록 한 제도입니다. 한번 신청해놓으면 수출신고 시 별도의 절차 없이 세관에서 자동으로 환급금을 입금시켜 주는 거죠.

활용사례

연말정산 하듯이 1년 치 또는 2년 치를 한꺼번에 신청하면 적금 찾는 것처럼 목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인천에서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여 수출하는 한 중소기업은 2년간 수출실적이 6백만불에 달했는데, 이 제도를 듣고 즉각 실천하여 63백만원의 관세환급금을 돌려받았습니다. 또 부산에서 철도차량 부품을 제조하여 수출하는 중소기업도 이 제도를 활용하여 16백만원의 환급금을 돌려받았죠. 이 환급금은 코로나 시국으로 위기에 빠져들던 때에 숨통이 트이는 고마운 자금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써보면 어렵지 않게 환급금을 받을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많은 중소기업이 이를 이용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귀사는 현재 수출하는 기업인가요? 국내 공장에서 만든 제품인가요? 그렇다면 지금 당장 수출서류 파일을 정리해 보시고 세관 문을 노크해보시기 바랍니다. 세관에 쌓아둔 관세환급금이 고단한 시기의 단비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