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7 18:10 (수)
【기고】 국제전자상거래 발전을 위한 통관분야 개선 방안
【기고】 국제전자상거래 발전을 위한 통관분야 개선 방안
  • 박상신 엠엑스엔커머스코리아 부사장
  • 승인 2021.01.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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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라는 단어는 관세청 퇴직자들이 관세사로 일을 하거나, 각종 산하기관에 취업하여 세관 관련 사업을 독점하는 행태를 비판하는 용어로 많이 사용된다.

한국에서 관세사는 국가시험으로 연간 합격자수가 두자리수 이하의 어려운 시험을 통해서 되거나, 세관 공무원으로 일정기간 근무 후 일부 시험 면제 등을 통해 비교적 쉽게 취득하는 두가지 케이스가 존재한다.

이는 유럽, 미국과 일본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있는데, 일단 유럽 주요 국가는 관세사 제도라는 것이 없다. 일부 시험등이 있지만 특정 시스템 사용 능력에 대한 검증을 하거나 하는 것이지 개인 라이센스의 개념은 아니다.

미국은 시민권자라는 조건이 있지만, 미국과 일본에서는 통관 관련 지식을 공부하면 합격자수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취득할 수 있는 것이 통관 분야 자격증이다.

한국으로 치면 국제무역사와 유사한 수준의 자격증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이 관세사 제도와 퇴직 공무원들이 취업하는 각종 단체들이 급변하는 국제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저하하는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택시 업계, 화물 운송 업계등과 신생 IT기업들간의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존 기득권이 사라지는 부분에 대한 저항인데, 통관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먼저 수출분야에서 관세법에 의해 수출입 신고는 관세사를 통하거나 화주가 직접 하는 것만 허용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수출신고를 간단하게 할 수 있는 IT솔루션을 개발하려는 스타트업이 있다고 해도 대행 형태로는 할수가 없고, 유니패스 시스템에 접속하지 않고 할수 있게 하는 정도 수준의 개선만 가능하니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

전자상거래 수출신고를 간단하게 하는 시스템이 나왔다는 보도자료나 홍보기사는 많이 보고 있지만 실제로 잘 사용이 안되는 이유는 이러한 시스템을 개발, 운영하는 곳들이 전부다 관세청이나 무역협회의 자회사 등 공기업들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포워딩을 표방하며 유니콘 기업이 된 Flexport 같은 기업이 한국에서는 못나오는 이유는 물류업계의 구조도 있지만, 수출입 물류에서의 완벽한 디지털화를 하는데에 걸림돌이 너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수출신고가 일정 금액 이하는 간단한 적하 목록 제출로 가능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전자상거래 수출이라는 개념이 없다.

그래서 전자상거래 통계를 Paypal같은 결제 회사들이 발간하는 이유가 미국 연방정부에서는 모르기 때문이다.

글로벌셀러들에게는 복잡한 수출신고 절차가 없으니 B2B, B2C, 그리고 C2C까지 매우 간단하게 해외로 배송할 수 있고, 이는 한국에서 미국상품을 구입하는 직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다. 

수출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자상거래의 특성상 반품이 발생하게 되는데, 한국에서는 반송되어 오는 화물에 대해 한국에서 수입시의 관세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관세사를 통한 신고가 요구된다. 이러한 제도는 미국과 일본, 영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영국과 미국에서 직구로 구매한 제품을 반품 대행하는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수입분야를 보면, 국제 특송화물의 수입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세관장치장은 한국관세무역개발원으로 관세청 퇴직공무원들이 주축이다.

신규 자가 장치장을 허가해주지 않다가 지난 몇년간 대기업들 몇곳이 자가 특송장을 오픈했지만, 요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중소 특송업체들에게는 가능한 옵션이 아니다.

일본, 영국, 미국의 경우, 전자상거래 화물 통관을 하는데 있어서는 일정 요건을 갖추고 허가를 받으면 누구나 일반 보세 창고를 활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 전자상거래 물류, 통관 관련 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할 수 있고, 그들이 기존의 대형 물류기업에 인수되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것이다.

통관관련 공간 만이 문제가 아니다. 국제특송 화물의 신고를 하는데에는 사실상 강제되고 있는 것이 EDI전송료인데, 이는 무역협회 자회사로 출범한 KTNET등의 회사가 독점하고 있다.

관세청은 4세대 국가관세종합정보망 출범으로 이를 통한 경제효과가 1조 5천억원,  OPEN API 사용건수가 월 15억건이 넘는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화물통관진행정보 조회 같은 단순 정보의 제공이 주를 이루며, 실제 기업들이 부당하게 지출하고 있는 통관 목록 EDI전송을 API방식으로 전환한다고 한 부분은 아직까지 적용되지 않은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 특송화물만 보더라도 2019년에만 연간 4천만건이 넘어가는데 화물당 약 100원~150원의 EDI 전송료가 지불된다고 하면 40억원에서 60억원이 KTNET의 이익으로 귀속된다고 할 수 있다.

데이터 전송을 OPEN API로 제공하기만 하면 많은 물류기업들에게, 그리고 결국 소비자에게 혜택이 된다. 앞서 언급한 전자상거래 수출업무와 관련해서도 특송업체들은 역시 EDI 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니, 이는 결국 수출자에게 그대로 추가 비용이 된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은 매년 급성장 하고 있고, 2020년은 글로벌 팬데믹으로 항공기 운항이 급격하게 축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해외 여행을 갈수 없기 때문에 유럽 명품등의 온라인 판매는 한국과 일본에서 더 늘어났다. 전세계 글로벌 전자상거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통관 분야에서의 규제를 과감하게 없애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