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5 09:05 (금)
【심층분석】 EU∙중국 포괄적투자협정(CAI) 합의 내용과 평가
【심층분석】 EU∙중국 포괄적투자협정(CAI) 합의 내용과 평가
  • 이민규 전문기자
  • 승인 2021.01.1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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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유럽연합(EU)과 중국이 7년간 진행해온 포괄적투자협정(CAI: Comprehensive Agreement on Investment)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 14일 이번 합의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고 평가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아직까지 이번 합의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문은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보고서는 EU와 중국 양측이 투명성과 공정경쟁, 시장접근, 지속가능한 개발 관련 이슈에서 높은 수준의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중국의 외국인투자에 대한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시장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것은 물론 중국 국유기업의 투자 및 사업 관행에 대해 공정경쟁을 준수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며, 또한 강제 기술이전에 관한 합의를 통해 EU 투자자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개선하고, 환경 및 노동 등 지속가능 한 개발 분야에서도 진전된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CAI는 EU와 중국간 교역 및 투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EU 투자와 대조적으로 EU의 대중국 투자가 공정한 경쟁에서 제한 받고 있다는 평가에 따라 EU 집행위원회가 시장접근을 목적으로 중국과 투자협정 협상을 추진하면서 진행됐다. 

EU의 대중국 직접투자액은 2000년대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2019년에는 전년대비 71% 증가한 120억 달러를 기록한 반면 중국의 대EU 직접투자액은 2010년대 급속하게 증가하였고, 2016년 이후에는 중국의 해외직접투자 감소세와 함께 하락세를 보이며 2019년에는 전년대비 38% 하락한 130억 달러를 기록했다.

EU는 포괄적투자협정을 통해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 제고와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추구했고 중국은 이번 협정을 통해 EU 역내에서의 비자 발급 및 기업 내 인력이동 등에서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관심을 두었다.

CAI의 주요 합의 내용

앞서 언급한대로 아직 이번 CAI의 최종 협정문이 완성되지는 않았는데 보고서는 EU 집행위원회가 양측의 원칙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CAI의 주요 내용을 다음과 같이 파악했다.

“EU-China Comprehensive Agreement on Investment The Agreement in Principle”에 따르면 CAI 협정문은 잠정적으로 다음의 9개 챕터로 구성 되어 있다. 

① 서문·목적·정의 ② 시장접근 및 투자 자유화 ③ 공정경쟁 분야(국유기업, 강제 기술이전, 보조금 투명성) ④ 국내 규제 ⑤ 투명성 및 표준 설정 ⑥ 금융서비스 ⑦ 지속가능한 개발 ⑧ 국가간 분쟁해결 메커니즘 ⑨ 제도·최종 조항

이 중 시장접근 약속에 대해 보고서는 “중국은 합자회사(Joint Venture) 요건, 최소자본 요건, 외국인 지분 한도 등의 장벽을 폐지함으로써 제조업 및 서비스 분야 시장접근 개선을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공정경쟁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국유기업 및 보조금 투명성, 강제 기술이전 금지에 관한 합의를 통해 EU 투자자들에게 공정한 경쟁의 장이 마련되었다”고 설명했고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해서는 “중국이 기존에 체결한 협정과 달리 포괄적투자협정은 양측이 지속가능한 개발에 기반한 가치투자를 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환경 및 노동 관련 규정 이행을 약속한다”고 진단했다. 

평가 및 전망

보고서는 이번 협정 체결과 관련해 EU와 중국 양측이 협정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양국간 불균형 개선과 투자 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포괄적투자협정은 유럽의 투자자들에게 유례없는 시장접근을 제공했다”고 말한 것을 언급했고 중국 시진핑 주석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중·EU CAI 합의가 글로벌 양대 시장을 개방형 체제로 강화 하고 전 세계 무역․투자의 편리화를 촉진함으로써 침체된 세계경제의 회복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협정 이행 과정에서 투자협정의 핵심 목적이 온전히 담보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협정의 합의사항 이행 및 주요 규정 준수에 대한 감독이 중요한데, 아직 관련 기관 설립 구성과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합의사항 이행에 있어 투자 보호와 분쟁해결에 관한 규정과 절차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나, 이는 후속 협상 의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협정 합의가 미국과 EU의 범대서양 정치 외교 관계의 불협화음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으며 이번 협정 비준을 둘러싸고 EU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협정문 비준에 난관이 예상된다는 점도 소개했다.

보고서는 끝으로 이번 협정이 국내 기업들에 미칠 영향에 대해 “EU와 중국의 포괄적투자협정문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후 한국기업의 대중국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바, 협정문 비준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필요할 경우 진행 중인 한중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 등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무역경제신문=이민규 전문기자] ktkim@trad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