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2 10:12 (화)
차량 반도체가 좌우하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 승패
차량 반도체가 좌우하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 승패
  • 심선식 기자
  • 승인 2021.01.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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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모빌리티는 반도체 덩어리, ‘움직이는 가전제품’
2040년까지 1750억 달러 규모로 성장 전망

차량 반도체 기술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EV), 자율주행(ADAS), 인공지능(AI) 키워드로 요약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kotra 미국 디트로이트무역관이 차량 반도체에 대해 정밀 분석하였다.

이번 CES 2021(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에서도 차량용 반도체 세계시장점유율 1위인 네덜란드 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NXP, 미국의 반도체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이 미래 모빌리티를 겨냥한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신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기업 가치 상승도 예정된 수순을 밟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68.65달러(2016년 1월 15일 기준)에 불과했던 NXP의 주가는 2021년 현재 160% 이상 증가해 177.42달러(1월13일 기준)를 기록했으며 당시 27달러 수준이었던 또 다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a)의 주가는 541.27달러(2021년 1월 13일 기준)를 기록하며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의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도 주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게임, 가전용품 수요가 급등하자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이 생산 역량을 게임용이나 가전용에 집중시키며 차량용 반도체는 생산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고 분석하며, 당분간 부족 사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엠(GM)과 포드(Ford)는 반도체 물량 부족을 감안해 지난해 12월부터 생산량 조정에 들어갔으나 결국 포드는 최근 켄터키주의 공장 가동을 일주일간 중단했고,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공장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춘 바 있다. 

NXP 최근 5년간 주가 변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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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NASDAQ

 

Nvidia 최근 5년간 주가 변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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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NASDAQ 

차량 반도체 시장 규모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차량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0년 450억 달러였으며 가파르게 성장해 2040년까지 175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IHS Markit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춤했지만, 올해부터 전기차 열풍에 힘입어 장기적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NXP, 미국의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exas Instruments), 독일의 인피니언 테크놀로지(Infineon Technologies), 일본의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Renesas Electronics), 스위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 Microelectronics) 등이 주도하고 있다.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성장 규모 전망

(단위: US$ 1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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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tatista

 

미국에서 점유율이 높은 차량 반도체 주요 기업

자료: 각 기업 웹사이트,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정리

 차세대 먹거리 산업 ‘차량용 반도체’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와 ‘비 메모리 반도체’로 나뉜다. 미래모빌리티에서 필수로 꼽히는 차량용 반도체는 비 메모리 반도체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래 모빌리티를 ‘바퀴 달린 컴퓨터’, ‘바퀴 달린 이동식 스마트폰’ 등으로 표현한다.

 내연기관차 ‘굴뚝 산업’으로 표현되었던 자동차 산업이 ‘IT와 반도체 산업’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시판되는 일반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는 약 200~300개이지만,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기존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부품이 자동차의 생명이었다면 미래 모빌리티는 반도체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티지 애널리틱스(Stragegy Analytics)는 2020년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 중 레벨2 이상의 자율주행차 판매량은 6% 정도였지만 2035년 자율주행 레벨2 이상의 자동차 판매량이 연간 판매량의 78%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메모리 반도체) 정보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반도체를 말한다. 기억이나 기록능력을 전자적 수단에 의해 실현하는 장치이며 휴대폰, PC 등에 들어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최고수준으로 석권하고 있는 분야다. 작은 이윤으로 대량 판매하기에 부가가치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비 메모리 반도체) 정보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와는 달리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연산, 추론 등의 목적으로 제작된 반도체이다. 비 메모리 반도체라는 말은 한국에서만 주로 사용하고 "시스템 반도체"라고 부른다.

컴퓨터의 두뇌로 불리는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에서 CPU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자동차에 들어가 다양한 기능을 조정하는 차량용 반도체, 전력용 반도체, 이미지센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이 대표적이다. 수익률과 시장이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진입 장벽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자동차에서 사용되는 차량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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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SMR KOREA

 

자율주행차에서 사용될 차량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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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삼성전자

현재 시판되는 자동차들에서 대부분 사용되는 차량 반도체가 섀시제어, 파워트레인(엔진 변속기 등 동력 제어, 바디제어, 내비게이션 등 정보통신 등)에 국한되었다면 미래 모빌리티인 자율주행차에서 사용되는 차량 반도체는 여기에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비롯해 인포테인먼트부터 이미지 센서와 비전 센서 등을 아우르는 전면부 감지 운전자 모니터링 부문, 라디오 주파수 식별장치(RFID) 등으로 자율주행 레벨이 올라갈수록 그 범위가 계속 확대된다.

시사점

차량 반도체 분야는 이미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인텔과 함께 세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가 있어 한국이 선점하기에 유리한 분야로 여겨지고 있다. 이미 기술력으로 세계 1위인 전기차 배터리 기술에 이어 차량 반도체 기술까지 앞서 나간다면 한국의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테슬라를 대적 할만한 작품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2018년 차량용 이미지 센서 ‘아이소셀 오토’와 차량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를 선보인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위해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중견기업 중에서는 현대차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텔레칩스가  자율주행차 전용 인공지능 프로세서 개발을 최근 시작해 2023~2024년 출시하겠다고 발표하며 주목받고 있다. 

GM의 시니어 엔지니어 L씨는 1월 15일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신정부의 전기차 확대 정책과 맞물려 BIG3(GM, Ford, FCA) 모두 친환경차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며 “다가오는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에 차량 반도체 시장이 급부상하는 것은 한국 기업들에게 청신호”라고 전했다.

또한 “한국의 중견기업들도 반도체는 대기업만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차량 반도체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래 모빌리티는 더 이상 자동차 회사가 주도권을 가지지 않게될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IT, AI 관련 원천 기술을 가진 회사들만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급변하는 가치 사슬과 생태계 속에서 한국의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중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