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5 10:45 (금)
독일, 제조업계 전자상거래로 돌파구를 찾다
독일, 제조업계 전자상거래로 돌파구를 찾다
  • 김기태 기자
  • 승인 2021.02.0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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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제조업계 생태계
완성차 기업과 뷔르트(Wuerth) 사례를 통해 본 코로나시대 제조업계 생존 방식
국내 제조사 역시 디지털 기반의 멀티 채널 구축을 통한 판로 확대 효과 노릴 필요

코로나19 위기는 독일 산업 및 유통에 큰 타격을 입혔다. 코로나19 위기에서 기업들은 매출 감소와 큰 불확실성에 맞서 싸우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접촉 제한과 정부의 봉쇄조치 등으로 비즈니스가 점점 디지털 판매 채널로 전환되는 추세다. 이 트렌드는 자동차나 기계제조 분야의 막대한 손실을 완화하고 있는데, 독일 제조업계는 이제 온라인으로 코로나19 위기에 맞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KOTRA 독일 프랑크푸르트무역관이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독일 제조업계 현 상황에대해 정밀 분석하였다.

이제는 신차도 온라인 구매 시대

독일 자동차 전문 매거진 Automobilwoche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해인 2020년 높은 판매 성과를 나타낸 전기차(전년대비 약 +207% 증가)에 대한 온라인 문의가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온라인 차량 거래 사이트인 Autoscout24의 2020년 7~12월 온라인 구매 문의도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증가했다. Autoscout24에 따르면, 정부 차원의 구매보조금 지급과 더불어 특히 전기차에 대한 문의가 가장 두드러지게 많았다고 한다. 일례로 가장 구매 문의가 많았던 전기차 모델은 아래와 같다. 전기차 구매보조금 도입 이후 르노의 조에(Renault Zoe)가 1위를 차지했다. 또한 한국의 현대 코나 전기차가 7위를 기록하며, 시장 내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기차 모델별 온라인 사이트 구매 문의 비중 (2020년 7월~12월 기준)

자료: Automobilwoche/ Autoscout24

완성차 기업, 온라인에서 출발해 미래의 판매영업점 구현 노력

사실 자동차 온라인 판매는 일찍이 중고차 거래나 일부 자동차 전문 딜러 중심으로 제공돼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봉쇄조치로 일반 판매 영업이 불가능해지면서 보다 많은 자동차 딜러와 완성차 기업이 자체 온라인 숍을 개설하며 활동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추세다. 지역별로 딜러 등을 통한 점포망을 구축해 제품을 공급하던 완성차 기업도 과감히 자체 판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020년 10월 온라인 판매를 개시한 프랑스 완성차 기업 시트로엥(Citroen)을 위시해 메르체데스 벤츠나 포르쉐, 폴스크바겐(VW) 등 다수의 완성차 기업이 온라인 판매에 나섰다. 시트로엥은 온라인 라이브 상담이나 전화 등을 통해 계약 체결까지의 모든 단계를 온라인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2020년 6월부터 온라인 구매 옵션을 내놓은 한국 현대는 일찍이 2020년 2월부터 가상 쇼룸도 제공 중인데, 온라인상으로는 선별된 모델에 대한 리스 판매만 가능하다고 한다.

고객은 웹사이트에서 개별적으로 차량을 조립하는 동시에 모든 할인 정보를 받을 수 있다. 고객의 주문이 중개자를 통해 브랜드 딜러에게 전달되면, 다시 고객에게 구매 계약서를 보내 서명하게 하고 대금 지불 후 서류 및 등록과 함께 차량을 배달하거나 고객이 픽업을 하는 방식이다.

독일 시장 내 판매 1위인 폴스크바겐(VW) 역시 특히 딜러와 서비스파트너 포트폴리오를 디지털화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한 차량을 수령하거나 예약 시 시승 및 픽업이 가능한 서비스(Click & Collect) 등 구매 절차상 비대면 계약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VW는 더 나아가 서비스 파트너와의 협업 하에 시티 쇼룸(City Showroom)과 팝업 스토어(Pop-up Store) 구축 작업에 한창이다. 특히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시티 쇼룸은 가상현실에서 멀티 미디어 가격 레이블, 체험 테이블 및 인터액티브 쇼윈도우, 대형 터치 월(Touchwall) 디스플레이 등을 제공하는 미래의 판매영업점으로 주목을 끌고 있기도 하다.

폴스크바겐(VW)의 커넥티드 디지털 시티 쇼룸(City Showroom)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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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www.connected-showroom.com

제조기업, 온라인을 포함한 멀티 판매 전략으로 코로나19 위기 타파

뷔르트(Wuerth)는 독일 퀸첼라우(Kuenzelsau)에 소재하는 조립 및 고정기술 전문 기업으로 주로 제조기업에 나사나 공구 등 부착 관련 제품과 각종 전동기기를 위시한 다양한 산업용 설비, 장비 및 소모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공급하는 제품은 총 10만 가지에 이른다. 해당 사는 2020년 코로나19 위기로 제조업계 내 감소세가 완연한 가운데서도 E-Commerce 영업을 토대로 144억 유로의 매출을 기록하며 1%이나마 성장세를 이어 나갔다.

해당 사의 매출 상승의 요인으로는 우선 엄격한 비용 관리를 들 수 있는데, 코로나19로 이동 비용만 해도 1억 유로나 줄였다고 한다. 해당 사의 CFO 칼트마이어(Joachim Kaltmaier)는 “우리는 팬데믹에서 우리가 훨씬 더 적은 자원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전하고 이에 따라 출장을 영구적으로 50% 줄여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미 수년 전 비교적 뒤늦게 E-Commerce 영업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전자상거래를 확장해 2020년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E-Commerce 분야의 매출이 전년 28억 유로 대비 5.8%에 이르는 증가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이제 온라인 유통을 통해 매 5유로당 1유로를 벌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의 대표 프리트만(Robert Friedmann)은 온라인 숍을 통해 일관적으로 자체 디지털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전자 조달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올바른 전략을 추구했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의 온라인을 겸하는 멀티 채널 전략은 이처럼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큰 효과를 발휘했다. 한편으로 엄격히 비용 관리를 해 나가면서도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높은 투자 덕분에 팬데믹 확산에도 불구하고 2만 명의 직원이 단축 근무로 작업을 지속해 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2021년 1월 기준 해당 사의 직원 중 단축 근무 직원은 2185명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한다.

해당 사는 또한 2020년 독일 내 고객이 직접 제품을 픽업할 수 있는 지점 수도 6% 증가한 550개로 확대하면서 전 세계 지점 수를 2300개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390만 명에 이르는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는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9년 대비 4%나 증가한 수치이다. 프리트만은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야만 성장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단, “인터넷만을 통해 판매하는 경쟁업체와는 달리, 우리는 직접적인 고객 접촉이 필수불가결하다는 데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프리트만 대표는 영업팀, 지점, 전자상거래 등의 차원에서 멀티 채널 전략을 고수해 나가면서 2021년 1500명의 영업사원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직원 수는 최초로 8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코로나19를 차치하고라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겸하는 멀티채널 또는 다중채널 판매전략은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트렌드로 부상한 지 꽤 오래됐다. 그러나 제조업계가 자체적으로 온라인망을 구축해 대응하는 전략은 아직까지는 아주 흔치 않은 사례이다.

판매 가능한 제품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제품에 따라 오픈된 가격 정보 역시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차 전문가 두덴회퍼(Ferdinand Dudenhoeffer)는 이러한 ‘온라인 구매가 매우 간단하고 투명하다’는 장점을 언급한 바 있는데, 이는 기업 고객이든 개인 고객이든 또 다른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기업의 행보 속에서 코로나19는 완성차를 위시한 제조업계 생태계도 변화시키고 있다. 물론 남겨진 숙제는 많다. 독일 완성차기업 M사 관계자는 “디지털화는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 컨설팅 전문가인 Mr. S는 “코로나19가 디지털 개발의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하고 “여러 기업이 현재 네트워킹과 관련해서는 잘 해나가고 있으나 독일에서는 디지털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불어닥친 위기를 유연하게 대응하며 온라인에서 돌파구를 찾은 여러 제조기업의 노력 속에 디지털화된 미래의 시장이 성큼 다가온 듯하다. 우리 기업도 우리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 기반을 토대로 보다 유연하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위기 대응을 지속해 나간다면, 제조업 생태계의 변화를 함께 일궈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제품 구매가 가상현실로 가능한 시대가 멀지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