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2 10:05 (화)
[민경기 칼럼] `20년 세계 각국의 투자정책 동향과 시사점
[민경기 칼럼] `20년 세계 각국의 투자정책 동향과 시사점
  • 민경기 경제학 박사 /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승인 2021.02.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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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br>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

`20년 연중 지속된 코로나19는 글로벌 FDI(외국인직접투자)에 극명한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각국은 투자정책 측면에서도 빗장을 걸어 잠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는 Investment Policy Monitor #24를 통해, `20년 세계 각국의 투자정책 동향을 발표했다. UNCTAD 보고서를 중심으로 `20년 세계 각국의 투자정책 트렌드와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신규 투자정책의 43%가 투자 규제나 제한정책

지난해 세계 각국은 약 100여 건의 신규 투자정책을 발표했다. 이 중 43%가 투자 관련 새로운 규정이나 투자 제한조치(new regulations or restrictions for investment)에 해당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03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20년 글로벌 FDI 규모가 8,590억불로 `05년(9,477억불) 이후 15년 만에 1조불 이하를 기록한 것과 유사하게, 투자정책 측면에서도 `03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의 투자 규제조치가 발표된 것이다.

< ‘03~`20 국제 투자 정책 변화 추이>

* 출처: UNCTAD, Investment Policy Monitor #24 (Feb.`21)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새로운 투자 규정이나 제한조치는 EU 등 주로 선진국이 주도했다. 이들 대다수 신규규정 및 제한조치는 국가 안보 관련 내용으로, 자국 內 핵심 자산, 인프라와 기술 등이 코로나19 여파로 적대적인 해외 M&A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외국인의 자국 기업 인수에 대한 정부의 사전 검토 수준을 기존 주식의 25% 취득에서 10% 취득 時로 강화했다. 독일 또한, 외국자본에 의한 인수 검토의 범위를 기존 ‘실제 위험(actual risk)’에서 공공질서 또는 보안의 ‘가능한 손상(probable impairment)’으로 확장했다. EU에서 탈퇴한 영국도 정부가 특정 합병에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대했다. 미국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이 외국 정부가 소유하거나 통제하지 않는다는 것을 선언하도록 요구하는 등의 규정을 추가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투자 규제정책 확대 트렌드 속에, 지난해 글로벌 FDI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컸다는 점이다. 선진국의 `20년 FDI는 `19년 대비 69% 감소한 2,290억불로, `09년 금융위기 시절 7,140억불의 1/3 수준, 지난 1996년의 2,364억불보다 낮은 25년 前 규모를 기록했다.

한편, UNCTAD는 이러한 변화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취약해진 자국 기업을, 외국자본의 적대적 M&A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로 평가했다. 투자 규제 또는 제한 조치의 급증이 코로나19와 같은 비정상적인 위기 상황 대응을 위한 것으로, 투자 제한정책 확대 추세로의 영구적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57% 비중의 투자 촉진 정책

반면에,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도, 각국에서 발표된 신규 정책 중 약 57%가 유리한 투자 조건을 제공하는 등의 투자 촉진 관련 정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주로 개발도상국과 체제전환국을 중심으로 농업, 제조, 제약, 운송, 금융 서비스 및 디지털 미디어 등 국가 주요 산업 분야에서 외국인투자 촉진 조치가 발표됐다.

앙골라, 캄보디아, 쿠바, 이라크 및 파키스탄은 외국 투자자가 간단한 방식으로 필요한 승인을 득할 수 있도록, 더욱 친화적인 정부 승인 메커니즘 수립했다. 구체적으로 앙골라는 Single Contact 체계를 정립했으며, 캄보디아 등은 온라인 플랫폼을 개통했다.

이러한 정책 대다수가 이미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이지만, 개발도상국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이런 정책 수립이 가속화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콜롬비아, 파나마, 르완다, 우루과이, 베트남은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재정적(세금) 인센티브 제도를 확대했으며, 볼리비아와 우즈베키스탄은 새로운 투자 촉진 기관을 설립했다.

이처럼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투자 절차를 개선함으로써 투자 촉진 및 유치를 위한 노력은 `20년도에도 지속됐다.

상대적으로 투자 촉진정책을 펼친 개발도상국의 `20년 FDI 규모는 `19년 대비 12% 감소한 6,160억불을 기록했다. 개발도상국 역시, ‘그린필드’(△46%), ‘M&A’(△4%) 등 모든 유형의 FDI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선진국보다 현저히 적었다. 특히, `20년 개발도상국 FDI 6,160억불은 글로벌 FDI(8,590억불)의 72% 수준으로, 역대 최대 비중이었다.

1980년대 수준으로 후퇴한 연간 IIA(국제투자협정) 체결 건수

`20년 15건의 IIA(International Investment Agreement, 국제투자협정)가 체결되었는데, 이는 연간 체결된 IIA 건수가 1980년대 수준으로 후퇴하였음을 의미한다. 또한, `20년 최소 5건의 IIA가 해지되고 5건의 IIA가 발효되어, `20년 12월 말 기준 전체 IIA 수는 3,312건, 발효 중인 IIA 수는 2,659건으로 나타났다.

< IIA 연간 체결 추이>

* 출처: UNCTAD, Investment Policy Monitor #24 (Feb.`21)

`20년 체결되거나 발효된 주목할 만한 협정으로는 NAFTA(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북미자유무역협정)를 대체하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 발효와 EU·중국 간의 CAI(Comprehensive Agreement on Investment, 포괄적투자협정) 합의 등을 꼽을 수 있다.

`21년 글로벌 FDI 약세 전망 속 우리 정부의 ‘외투 유치 로드맵’ 기대

`21년 글로벌 FDI도 약세가 지속(Remain Weak)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러한 전망의 근거로 ①글로벌 투자자 신규투자 지연, ②유형별(그린필드·M&A) 불균형·그룹(선진국·개도국)별 비대칭 회복 전망, ③투자자 불확실성 상존 등이 제시되고 있다.

`20년 선진국을 중심으로 주도된 외투 규제정책과 개발도상국 중심의 외투 촉진정책 시행 결과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지난 2월 初 우리 정부가 발표한 `21년 외투 정책 방향은 매우 긍정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먼저 ➊그린, 디지털 분야 핵심기술 및 인력을 갖춘 외국인투자기업과 상생할 기회를 마련하고, ➋일자리 창출효과와 경제유발 효과가 큰 반도체, 바이오, 미래차 산업을 ‘첨단투자지구’에 유치하며, ➌R&D 분야의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여 외투기업에 매칭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➍외국인 투자기업과의 소통채널을 확대하고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기업 지원시책을 담은 ‘외국인 투자유치 로드맵’을 `20년 3월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투자유치 로드맵에는 ①한국판 뉴딜 등 국내 산업 및 지역정책과 연계한 외투 정책 및 유치전략, ②첨단분야 산업육성, 인력양성, 기술고도화 등을 위한 지원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 재도약을 위한 여정 속에, ‘외국인 투자유치 로드맵’이 이를 통한 ‘외국인직접투자’가 효율적인 지렛대 역할을 해내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