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6 18:13 (금)
[박상신 칼럼] 디지털 로지스틱스란 무엇인가
[박상신 칼럼] 디지털 로지스틱스란 무엇인가
  • 박상신 엠엑스엔커머스 부사장
  • 승인 2021.03.0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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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10억달러가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하는 유니콘이된 물류 스타트업 Flexport는  언론등으로 부터 디지털 시대의 물류 기업이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전통적인 해상 포워딩 업체들이 볼때 이들은 사람이 거의 개입하지 않는 전자문서 교환,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첨단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과연 그럴까?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말하고, 인더스트리 4.0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물류 분야에서 디지털 로지스틱스가 무언가에 대해서는 많은 오해가 있는것 같다. 결론 부터 말해서, IT기술을 활용하고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것만으로 전통적인 포워딩 기업들이 Flexport같은 디지털 물류 기업이 될 수 없다. 필자는 가시성(Visibility), 파편화(Fragmented), 데이터의 활용(Use of Digital Data), 그리고 분석(Analytics)을 갖춘 기업을 디지털 로지스틱스 기업이라고 이야기한다.

서두에 소개한 Flexport는 화주들에게 매우 사용하기 편리하고 직관적인 유저인터페이스를 제공하여, 수출입 화물과 관련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현재 국제 운송과 관련된 서플라이체인내의 모든 연결이 디지털화 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은 Flexport 역시 수백명의 직원들이 전화를 걸고, 팩스를 보내고, 이메일을 쓴다. 다만, 이러한 활동들이 사용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화주용 ERP소프트웨어를 도입한 전통적인 물류기업들과 과연 뭐가 다르기에 Flexport는 디지털 로지스틱스를 대표하는 기업이라고 이야기 되는 것일까?

전통적인 물류기업들은 시장에 대해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특징이 있다. 수동적이라는 말은 화주들의 요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입 포워더라고 하면, 내가 전세계에 확보한 파트너가 어떤 화주를 통해서 한국으로 수출을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때 그 파트너사로 부터 통지를 받고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비수기에는 직원들과 사무실, 차량 유지비 등으로 적자를 보고, 성수기에는 수익을 내지만, 예측이 되지 않아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매출 기회를 놓치는 것이 다반사다.

데이터의 분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최적화(Optimization)가 불가능한 것이 전통적 물류기업의 특징이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택배에 대해 부피요금을 부과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선진국들에 비해 한국이 늦은 이유는 화물의 사이즈를 측정할 기기를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픽업 기사들이 줄자를 들고 다니면서 화물의 길이를 재더라도 사이즈를 측정, 시스템에 입력해서 데이터화 하는 것은 픽업 시점에서의 속도에 지연이 있더라도 서플라이체인 전체 과정에서는 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금일 도쿄 허브에서 나고야 터미널로 이동해야 하는 트럭은 몇톤이 몇대인지가 계산될 수 있는것과 감으로 하는 것과의 차이다. 

최적화의 다른 예로는 아마존 재팬의 라스트마일 배송 전략을 들 수 있는데, 아마존의 풀필먼트 네트워크에 있는 화물들은 무게와 사이즈 등이 입고 시점에 데이터화가 되어 있고, 아마존의 데이터 분석 기술과 능력으로 고객의 주문 시점에서 확보된 우편번호 기반의 주소와, 지도 정보, 운송 효율성 데이터 등을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마존은 배달 효율(수익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배달은 아마존 플렉스를 활용하고, 비효율적인 주문은 외부 택배회사를 활용하는 전략을 써왔다. 일본 택배시장의 강자이자 전통적인 물류기업인 야마토 운수는 이러한 아마존의 체리 피킹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와 비슷한 최적화를 통한 이익 극대화 사례는 쿠팡 플렉스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디지털 로지스틱스가 긍정적인 면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얼마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의 사망 사건과 관련, 쿠팡이 파트타임 포장 일용직 노동자들의 시간당 작업량을 실시간 분석해서 화장실도 가지 못하게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기사가 시사하는 바는 디지털 로지스틱스는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위한 방향이 아닌 사회적 비용의 감소라는 방향으로 나아갈때 지속 가능 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