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6 18:13 (금)
【무역시론】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 국산화로 차세대 산업으로 키워야
【무역시론】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 국산화로 차세대 산업으로 키워야
  • 이금룡 대기자
  • 승인 2021.03.3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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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일본·독일 대비 협소한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 규모…
- 자율주행용 AI 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 중심의 산업 생태계 구축해야
_ 정부는 2022년까지 미래차 반도체 기술개발에 2047억원 투입

작년 말부터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다. 현대 기아자동차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4월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노조와 생산 일정 조정을 협의하고 있다. 이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가 아니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주도권까지 연결된 문제이다. 그동안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소극적이었던 우리나라도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 산업을 성장시키고 안정적인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30일 발표한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현황 및 강화방안’에서 주요국의 자동차 및 차량용 반도체의 세계 점유율을 비교해본 결과 자동차 생산 대수 기준으로는 미국이 11.7%, 일본 10.5%, 독일 5.5%였고 수출액 기준으로는 미국 8.1%, 일본 11.9%, 독일 17.0%였다.

차량용 반도체 매출액의 세계 점유율은 미국 31.4%, 일본 22.4%, 독일 17.4%로 세 국가 모두 자동차 생산 및 수출 점유율과 비슷하거나 크게는 3배 이상 높았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생산 세계 점유율이 대수 기준으로는 4.3%, 수출액 기준 4.6%였는데 차량용 반도체 매출액의 세계 점유율은 2.3%로 자동차 생산 및 수출 점유율보다 절반 정도 작은 것으로 나타나 주요국과 대조를 이뤘다.

자동차가 전장화 및 자동화로 자동차가 점차 ‘ 바퀴 달린 IT 기기’로 변모함에 따라서 차량용 반도체가 자동차 산업의 핵심 부품으로 부상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실정이다. 
2020년 기준으로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380억 달러로 전체 반도체 시장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비중(’19): 통신용 35.7%, 데이터 처리용 34.4%, 산업용 11.4% 차량용 9.6% 소비자용 8.9%) 자동차 기능의 전장화에 따라서 타 산업용 반도체보다 빠르게 성장하여 2024년도에 6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NXP(네델란드) 인피니언(독일) 르네사스(일본) 등 3대 기업을 중심으로 매출 10대 기업이 세계 차량 반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규모는 9.4억 달러로 우리가 보유한 자동차 역량에 비하여 지나치게 작다.

자료 : 한국무역협회

그러나 국내 반도체의 공정은 12인치 웨이퍼 및 20mm 미만의 가전. IT기기용 첨단 공정 위주이므로 8인치 웨이퍼 및 30mm 구형 공정을 주로 활용하는 차량용 반도체를 단기간 내 증산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철환 통상협력 실장은 “그동안 우리나라가 부가가치가 낮은 차량용 반도체를 90% 이상 대만에 온 것이 사실이다”라고 설명하고 “최근 정부 주도로 대책 회의를 하면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현재 전개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특성상 3가지의 트랜드를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차량용 반도체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로 전장화 트랜드는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물론 차량 내 활용범위를 대폭 늘리는 요인이다. ADAS(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자율주행 전기 파워트레인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부품 군이 차량용 반도체 수요 확대를 주도할 전망이다. 

두 번째, 트랜드인 차량 내/간 연결성 심화로 차량의 기능이 복잡해지면서 이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반도체를 비롯한 차량의 전기/전자 아키텍처는 통합화 단일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복잡한 컴퓨팅 작업과 복합 기능 수행에 유리한 통합형 반도체( System On Chip)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세 번째, 자동화 트랜드로 인해 자율주행용 AI 반도체가 각광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NPU, 뉴로모픽 반도체 등 차량 자체에 AI 연산이 가능한 추론용 AI 반도체의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엔비디아. 모빌아이(인텔) 등이 AI 반도체 기반의 자율주행 칩 시장의 주도가 예상된다. 기존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은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및 V2X에 활용되는 고성능 반도체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요 완성차기업들의 전기차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2040년에는 전 세계에 출시되는 신차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가 차지할 전망이다. 전기차의 경우에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부가가치(금액 기준)는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2.1배이고 자율 주행차는 3.2배에 달할 전망이다. 

앞으로 모빌리티의 이러한 트랜드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는 우리나라의 기간산업이자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가 결합된 밸류체인이다. 또 세게 7위 규모의 자동차 산업(반도체 수요처)과 세계 시장의 18.4%를 차지하는 (반도체 공급처)를 보유하고 있어서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성장잠재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소수 중소기업 스타트업 위주의 팹리스 부문의 규모와 설계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세계 2위 규모의 파운드리 역량으로 고부가가치의 차량용 반도체 품목의 생산에 전략적으로 발휘한다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정선경 본부장은 “이제 본격적으로 차량용 반도체의 국산화를 실행할 시기가 왔다” 언급하고 “그동안 낮은 부가가치와 수급의 불안정 품질 신뢰도의 문제 등 차량용 반도체 성장에 문제가 되었던 부분들을 본격적으로 정부와 대형 자동차 회사가 해결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앞으로 전기차나 자율주행차의 비중이 커지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의 수급을 해외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 3월10일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책’에서 미래차 핵심 반도체 기술 개발에 2047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또 기존 반도체 회사가 차량용 반도체로 전환할 경우에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무역협회 이준명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세계 7위 규모의 자동차 산업과 세계 시장의 18.4%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을 보유한 국가로 차량용 반도체의 안정적인 수요처와 잠재적인 공급처가 함께 존재해 그만큼 성장 잠재력도 뛰어나다”라면서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통해 공급망을 내재화하면서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이상기후, 화재, 지진 등 예측할 수 없는 사고로 인한 공급 부족 사태에도 대비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