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6 18:13 (금)
[이금룡 칼럼] 동아마라톤과 한국 신기록
[이금룡 칼럼] 동아마라톤과 한국 신기록
  • 이금룡 무역경제신문 발행인 / 도전과나눔 이사장
  • 승인 2021.04.0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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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이금룡</strong> 도전과나눔 이사장
이금룡 무역경제신문 발행인 / 도전과나눔 이사장

2021년도 3월도 지나고 이제 4월의 첫 문턱에 서 있다. 금년에는 5월로 연기되었지만 매년 3월이면 한국 마라톤의 서막을 알리는 동아마라톤이 열리는 계절이다. 동면을 끝내고 약간은 쌀쌀한 날씨인 3월 일요일에 개최되는 동아마라톤을 8~90년대에는 빠지지 않고 시청했던 기억이 있다.

3월 일요일 아침에 42.195킬로를 달리는 마라톤 건각들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이 무척이나 즐거웠다. 10킬로 선두 주자가 결승점에서도 승자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개의 경우에 25킬로까지 선두 그룹을 형성하다가 30킬로 넘어서야 앞으로 치고 나가는 선수가 우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금 기억으로는 1990년 제61회 동아마라톤이 정말 극적이었다. 마지막 결승전 300m를 남기고 우승자가 바뀌었고 1위 김완기(2시간 11분 34초) 김원탁(2시간 11분 38초) 허의구(2시간11분58초)  1,2,3위 선수가 모두 한국 신기록을 기록하는 쾌거를 이룩하였다. 마의 12분대를 한꺼번에 세 선수가 한국 신기록을 기록한 것이다. 아마 김완기 선수와 김원탁 선수의 4번이나 선두가 바뀌면서 초접전을 이룬 것은 한국 마라톤 역사상 가장 극적인 순간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 당시 마라톤 레이스를 시청하면서 갑자기 든 생각이 한국 신기록은 거의 동아마라톤에서 나오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다. 10년 이상 마라톤 중계를 시청하면서 마라톤 한국 신기록은 대부분 동아마라톤에서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거의 기록을 찾아보니 1970년 41회 동아 국제마라톤에서 김차환 선수가 2시간 17분 01초로 우승한 이래 1990년 61회 대회까지 20년 동안 한국마라톤이 8번 갱신되었는데 1974년 일본 교토마라톤에서 조재형 선수가 2시간 16분 26초로 갱신한 것을 제외하고 7번의 한국 신기록이 모두 동아마라톤에서 나왔다.

당시 국내대회가 동아마라톤 이외에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개최하는 대회가 있었고 전국체전이 있었는데 20년 동안 예외 없이 마라톤 한국 신기록이 동아마라톤에서 기록된 것이었다. 1990년 당시에는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근무하고 있어서 기업 환경이나 경제 상황을 많이 분석하고 있을 때였다. 동아마라톤에서만 한국 신기록이 나오는 원인을 조사하여 보고서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나름대로의 자료 수집과 인터뷰 등을 통하여 조사하고 고민하였다. 당시에 내가 내린 결론은 겨울 동계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시합이 없는 겨울에 동계훈련을 통하여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강화하여 새해 첫 마라톤대회에서 동계 훈련 결과를 유감없이 발휘하려는 노력이 한국 신기록으로 이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마라톤이라는 운동은 외부적 환경 조건보다는 내 안의 능력을 완전히 발휘하는 것이 중요한 운동이다. 

마라톤은 경기를 계속하고 있을 때 최고의 기록이 나오는 경우보다는 긴 겨울에 자신을 가다듬고 훈련을 충분히 한 뒤에 정상의 기록이 나오는 것이다’라는 취지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기업도 성수기가 중요하지만 비수기를 어떻게 준비하느냐? 에 성패가 달려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하여 호평을 받은 적이 있다. 

약 10년 전에 국내 중견 건설 회사 회장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겨울이었는데 그 회장님이 소유하고 있는 건설업체에 여자 프로골프단이 있었다. 골프단 소속 한 선수가 신데렐라처럼 등장하여 시즌 3승에 국내 전체 상금 2위를 차지하여 자연스럽게 그 선수가 화제에 올랐다. 내가 내년에는 4승 정도하고 상금왕도 차지해야지요 라고 말씀드리니 건설회사 회장께서 하시는 말씀이 “글쎄 겨울에 동계 훈련을 해야 하는데 방송국에 이리저리 불려 다니고 있어서 내년에도 금년 같은 성적을 올릴지 모르겠다? 고 하던 생각이 난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해부터 추락하더니 지금은 이름도 희미한 선수가 되어버렸다.

프로선수들이 한때 성공에 취해서 동계훈련을 게을리하여 다음 시즌에 제대로 활약을 못 하는 선수를 많이 보아 왔다. 또 전혀 무명의 선수가 동계 훈련에서 자신의 약점을 깨닫고 갈고 닦아서 일약 유망주로 떠오르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손자병법에서도 ‘선승구전’이라는 말이 나온다. 먼저 이길만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전쟁에 임하라는 뜻이다.

지금은 코로나 19로 모두가 어려운 사항이다. 여행업, 자영업을 비롯하여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려운 시점이다. 그러나 이 상황이 1년 가까이 지나면서 새로운 질서가 잉태되고 있다. 비대면을 중심으로 디지털화의 물결은 거세지고 있고 전통의 유통 기업들은 온라인 업체를 확보하기 위하여 5조라는 금액에 베팅하고 있다.

모든 가전은 디지털과 맞춤형으로 바뀌고 있고 스마트형 공장은 원가 절감과 고객 주문형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소비지에 다시 들어오고 있다. 거대 공룡 기존 은행보다는 신생 핀테크 업체에 인재가 몰리고 있다. 자동차도 전기차의 질주와 자율주행의 단계가 높아지고 있다. 회사의 IT 역량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에 생산성이 달라진다. 재택근무에서 비롯된 수평적 조직문화는 회사의 개념을 근본부터 바꾸어 놓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큰 사건이 일어나 뒤에 새로운 질서가 태어났다. 중세의 흑사병이 휩쓸고 간 뒤에 종교의 권위가 추락하면서 르네상스 운동이 일어났고 과학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근세사회가 시작되는 시발점이 되었다. 2차 세계대전은 동서 냉전이라는 정치적 질서와 UN이라는 국제 평화 기구가 탄생하였다. 또 서방세계에서는 미국 주도의 경제 질서가 형성되었다. 
이제 대한민국도 코로나 19에서 벗어나는 집단 면역시대가 되고 새로운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다.

이 새로운 질서에 치고 나가는 기업은 지금 준비를 이미 완료하고 있는 기업일 것이다. 준비된 기업과 준비하지 못한 기업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며 일단 전쟁터에 들어서면 하루하루 승부가 전개되므로 약점이나 문화를 바꾸기 어렵다. 이제 코로나 19 끝자락에서 준비를 잘하여 한국 신기록과 세계신기록을 내는 기업이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