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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로 칼럼] ‘Singapore Startup 업계의 한국인을 찾아서’···Round Ventures CEO 남현욱 편

2023. 12. 07 by 원대로 싱가포르 Wilt Venture Builder Pte. Ltd. 대표
원대로 싱가포르 Wilt Venture Builder Pte. Ltd. 대표
원대로 싱가포르 Wilt Venture Builder Pte. Ltd. 대표

[K글로벌타임스] Q. 현재 Round Ventures라는 싱가포르 Venture Capital의 창업자 겸 CEO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 하시는 비즈니스와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게임 생태계에 꼭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 사업 기회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Round Ventures는 기존의 게임 콘텐츠 투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입니다. 콘텐츠에 대한 유저 반응을 확인하고, 유저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를 집행할 생각입니다.

 

Q. 모회사가 GXC라는 게임분야 한국 스타트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서 GTR이라는 액셀러레이터도 운영 중이고, G.Round라는 행사도 정기 주최하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모회사 사업 현황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시면 이해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모회사 사업과 Round Ventures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되나요?

GXC(한국)의 자회사로 GTR(엑셀러레이터, 싱가포르), G.Round(유저 평가 플랫폼, 미국), Round Ventures(VC, 싱가포르)가 있는 구조입니다. GTR는 초기 기업 발굴 및 성장, G.Round는 어떠한 단계의 게임이든, 어떤 회사의 게임이든, 유저의 직접적인 평가를 받아 게임을 제대로 만들어갈 수 있게 도와주는 플랫폼이고, Round Ventures는 성장 단계에 진입한 기업들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입니다.

GTR과 Round Ventures 모두 각각 연간 IR 행사를 주최합니다. 이를 통해 게임사와 퍼블리셔/게임 투자사와 만남을 주선하고, 투자 연결까지 성사시키게 됩니다. GTR은 GTR 컨퍼런스, Round Ventures는 RV Select 라는 행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GTR과 Round Ventures는 G.Round의 B2B 고객이 되고, G.Round는 GTR과 Round Ventures의 좋은 소싱 채널이 되면서 서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Round Ventures CEO 남현욱<br>
Round Ventures CEO 남현욱

 

Q. 한국에서 VC를 시작하지 않고 싱가포르에서 시작한 이유가 있을까요? 한국과 비교해서 싱가포르 VC 규제나 설립 요건 등은 어떻습니까? 특별한 장점이 있나요?

싱가포르에서의 VC 설립 요건이 조금은 더 까다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라이선스 획득할 수만 있다면, capital gain tax 이점 그리고 해외로의 투자금 송금 등의 이점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한국에서 해외로 투자금 송금하는 난이도가 있기도 하고요.

 

Q. 전 세계 게이머와 게임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데, 싱가포르를 투자 거점으로 삼아서 유리한 부분은 뭐가 있을까요?

GTR이라는 엑셀러레이션 사업을 7~8년 운영하며 전 세계 게임사/퍼블리셔/투자사/정부 네트워크를 갖춘 상황에서 Round Ventures를 조심스레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거점을 어디에 둘지에 대한 결정 기준에는 사업적인 판단이 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해외로의 투자금 집행 용이함 그리고 최대한의 tax benefit등이 주요 결정 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Q. 한국이 한때 온라인 게임의 주도권을 쥐고 업계를 리드했던 시절도 있었는데요, 전 세계 게임업계를 대상으로 사업하시는 입장에서, 요즘 한국 게임업계 경쟁력은 어때 보이나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크게 성공한 한국 게임 그리고 크게 성장한 한국 게임사들이 많죠. 그런데 아직까지도 국내용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 같습니다. 해외에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사례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히트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한국 게임사들도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게임 개발 외 사업 다각화하는데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Q. 작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만, 이 와중에 새로 VC를 시작하신 게 큰 도전으로 보입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VC fund 조성의 어려움이나 스타트업들의 펀딩의 어려움은 어떤가요?

VC 펀드 조성 만만치 않다는 것으로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Round Ventures도 계획보다는 늦게 조성이 되고 있지만, 내년 초에는 투자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들의 펀딩 또한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VC들이 투자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투자 자금 회수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 아쉽습니다.

 

Q. 주로 관심 있게 보시는 잠재 투자 대상 업체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요? 지역, 분야, 개발 단계 등을 포함해서요.

지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분야는 비디오 게임 생태계 내에 있는 분야라면 모두 검토할 생각입니다. 게임 개발사, 퍼블리셔, 커뮤니티 플랫폼, 솔루션 플랫폼, e 스포츠 기업 모두 검토 대상입니다. 게임 개발사의 경우, 최소 60분 플레이 가능한 빌드가 있어야 하고, 이를 유저 테스트를 거쳐 판단할 생각입니다. 게임은 절대 소수 사람의 의견에 근거해서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다수의 게임 유저 피드백을 받아 게임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거처를 옮기신 지가 몇 년 되었죠? 모회사 차원에서 볼 때, 여러 해외 시장 중에서 싱가포르를 택한 이유가 있나요?

이제 8년 넘었는데, GXC 창업 이전부터 싱가포르에서 스타트업을 했습니다. 이미 거처가 싱가포르였고, tax benefit이 많은 싱가포르여서 Round Ventures를 싱가포르에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Q. 네이버와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모회사 설립 초기에 합류하신 걸로 아는데요, 스타트업에 합류 후 가장 크게 만족한 부분과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일단 대기업은 red tape이 상당히 많은 게 사실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사업을 펼쳐 나가는 데 제약이 많죠. 뿐만 아니라, 사업 결단을 내리는 데도 상당히 오래 걸리고요. 이와 대비해서 스타트업은 업무 자율도가 높고,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시도해볼 수 있고,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다는 장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점도 많습니다. 예산 및 자원은 항상 부족하고, 대기업처럼 브랜드 인지도가 있어서 손쉽게 파트너십 체결을 할 수도 없으니까요. 모든 것이 start from scratch니 어려울 수밖에요.

 

Q. 이 스타트업 분야로 들어오고 싶어하는 일반 기업의 현직 직장인들이나 중년 창업을 꿈꾸는 분들께 한 마디 조언을 해주신다면?

최대한 몸이 가벼울 때, 책임질 가족 구성원들이 없을 때, 일찍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최악의 경우 실패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다른 사업 아이템 또는 기업에 취업 자리를 알아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일반적인 한국 스타트업과 달리 초기부터 글로벌 인재들이 전세계에 흩어져서 근무 중인 걸로 압니다. 이렇게 해외 인력들과 같이 일하다 보면 자연스레 한국 직원들과 비교가 될 텐데요. 한국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가진 강점과 약점은 뭐가 있을까요?

한국 직원들이 확실히 일은 잘 해냅니다. 똑똑해요. 일 처리도 깔끔하고요. 문제해결 능력도 뛰어나다고 봅니다. 하지만 부족한 부분은 글로벌 마인드, 그리고 언어 장벽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Q. 하시는 사업의 특징 중 하나가 전 세계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건데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한국 스타트업분들이 해외 사업할 때 좀 더 주의해야 할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매너나 market practice가 있을까요?

한국처럼 야근 문화는 해외에서 공용되지 않는다. 네이티브 수준으로 외국어를 구사하지 않는 이상, 커뮤니케이션을 정말로 조심해야 한다.

 

Q. 싱가포르와 동남아 (온라인,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해선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요. 시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한국 게임에 대한 수요가 많은가요? 싱가포르 SEA 그룹 산하 Garena 같은 곳이 게임 유통업체로 잘 알려져 있지만, 동남아에서 게임 개발사로 떠오르는 곳은 딱히 없습니다. 동남아의 게임 개발자나 개발사 수준은 어떻습니까?

아직 동남아 게임 스타트업들의 수준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관심 가질 만한 것은 게임 스타트업들이 꽤 많이 생기고 있다는 부분일것 같습니다. 조만간 퀄리티도 많이 향상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동남아의 게임 시장은 상당히 큽니다. 수요가 많습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이 그렇죠. 이렇게 수요가 많아지면서, 많은 동남아 개발자들이 게임 개발에 대한 관심도 또한 높아지는 듯합니다.

 

Q. 한국 스타트업의 싱가포르, 동남아 진출 소식은 자주 듣는데 그중에 게임 개발사나 유통사는 별로 못 봤습니다. 이런 게임 쪽 스타트업은 굳이 해외에 직접 나올 필요없이 한국에서 직접 영업이 가능하거나, 로컬 유통사를 통하면 되기 때문일까요?

지금까지는 한국 게임사들이 주로 동남아 파트너 유통사들과 협업을 하는 모양새를 보여왔습니다. 동남아 시장에는 Garena, Razer, Asiasoft, VNG와 같은 대형 동남아 유통사들이 있어서, 그들과 협업하는 모델이 가장 이상적일 것으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Q. 한국 스타트업은 물론 최근엔 한국 VC들이 갑자기 싱가포르로 많이 진출하고 있는데요, 한국 VC가 동남아 투자 거점으로 싱가포르를 택한다면, 싱가포르는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인도, 동남아 시장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두는 것이 장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일단 주변 국가들이 모두 1~2시간 비행 거리에 있어, 접근성 확보라는 장점이 있겠죠. 싱가포르는 Capital Gain Tax 또한 없기 때문에 엑싯 후 수익률에 있어서도 굉장히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Q. 한국 스타트업이나 VC들이 싱가포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Tip 같은 게 있을까요?

동남아 지역 전체 접근성이 확보된다는 지리적인 이점, 그리고 타 동남아 국가 대비 안전한 환경, 안정적인 인프라 등이 싱가포르의 지역 거점으로서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Q. 싱가포르 진출을 탐색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뭐라고 보시나요? 그러면 이런 실수를 줄이고 효율적인 진출을 할 수 있는 전략이 있다면?

저희는 싱가포르 진출을 목표로 둔 경험이 없어 조언해 드릴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가끔 한국 스타트업이나 VC들 중 이미 한국에서의 인지도가 생긴 회사들인 경우 싱가포르 및 동남아 시장을 만만하게 보는 분들을 여럿 본 것 같아요. 아예 start from scratch mind set을 가지고 추진해야 할 경우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게임 분야만 한정해서 봤을 때, 동남아에서 가장 유망하다고 보시는 국가가 있나요?

잠재 게임사 발굴은 태국 그리고 말레이시아가 흥미로워 보이고, 마켓으로서의 매력도는 아무래도 인구가 많은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흥미로워 보입니다.

 

Q. 싱가포르는 스타트업 생태계 시작이 한국보다 늦었지만, 단기간에 급성장했습니다. 싱가포르 스타트업에 비해 한국 스타트업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뭐가 있을까요?

글로벌 마켓에 대한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또한, 한국 스타트업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뭔가 제도적으로 제약사항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Q. 싱가포르에 펀딩을 기대하고 오는 한국 스타트업이 많습니다. 싱가포르 로컬 VC 입장에서 보실 때, 이런 한국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한국 VC를 상대할 때와 비교해 싱가포르 로컬 VC를 상대하려면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한국 기업들이 IR 피치를 할 때 자주 느끼는 것인데, 분명 언어 장벽이 존재한다고 느껴집니다. 특히 Q&A 시간에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지는데요. 차라리 문서화해서 공유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Q. 싱가포르에서 생활하며 개인적으로 느낀, 생활인으로서 싱가포르의 장단점은?

장점: 참 안전한 환경이다. 교육의 질이 좋다. 한국 대비 여유가 많다.

단점: 물가가 너무 높다. 너무 덥다.

 

Q. 개인적으로 앞으로 싱가포르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싱가포르 그리고 동남아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몇몇 도시들을 대상으로 게임 특화 허브 도시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현재 쿠알라룸푸르, 타이페이, 리야드, 몰타 등과 논의 중입니다.

[K글로벌타임스] opinion@kglob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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