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K글로벌타임스] 영국 Financial Times 계열 FDI(외국인직접투자) 전문 조사기관인 ‘fDi Markets’이 최근 2023년 글로벌 FDI 상위 10대 분야를 발표했다. ‘fDi Markets’ 자체 통계를 활용한 단편적인 보고서이나, UNCTAD가 WIR(World Investment Report) 등 주요 보고서에서 ‘fDi Markets’의 그린필드 투자 통계를 주로 인용하는 점을 고려할 때, 2023년 글로벌 FDI 전체 동향을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이를 소개한다.

 

2023년 글로벌 FDI, 에너지 전환 관련 투자 주도

2023년 글로벌 FDI의 주요 특징은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및 금속 분야 등의 대규모 자본 집약적 프로젝트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에너지 전환 과제가 국가 간 투자의 상당 부분을 주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탈탄소화 관련 프로젝트의 자본 지출(capex)이 2023년 투자의 주요 부분을 형성했으며, ‘소프트웨어 및 IT 서비스’는 2013년 이후 처음으로 FDI 상위 10대 분야에서 탈락했다.

[사진=민경기 박사]
[사진=민경기 박사]
[사진=fDi Markets, fDi Markets, The 2023 investment matrix (2-FEB-2024)]
[사진=fDi Markets, fDi Markets, The 2023 investment matrix (2-FEB-2024)]

 

신재생에너지, 글로벌 FDI 5년 연속 1위 수성

fDi Markets 데이터에 의하면, 2023년 녹색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프로젝트에서 3,395억불 규모의 투자가 발생했다. 수소 및 기타 신흥청정기술에 대한 투자가 2023년에도 활발하게 단행됐다. 다만, 관련 분야 FDI 전체 프로젝트 규모는 2022년 3,427억불에서 2023년 3,395억불로 소폭(△32억불, △1%)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세는 많은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공급망 문제, 높은 자금 조달 비용 및 규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불확실성에 의한 프로젝트 유예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Renewables) 분야는 탈탄소화 관련 중요성이 지속 강조되는 글로벌 트렌드에 힘입어 5년 연속 글로벌 FDI 1위 지위를 굳건히 지켰다.

 

화석연료, TOP3 2년 연속 수성

2022년 러·우戰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여파로 글로벌 FDI 상위 10대 분야에 복귀한 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분야는 2023년에도 투자가 지속되었다. fDi Markets은 화석연료 기업들이 2023년 관련 FDI 프로젝트에 943억불을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약 1/3이 원유를 석유화학제품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유社에 대한 투자라고 한다. 이는 많은 신흥국에서 화석연료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과 선진국 대비 더딘 속도로 에너지 전환이 추진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화석연료 분야 FDI는 지난 2021년 162억불로 급감하며 글로벌 FDI 상위 10대 분야에서 탈락했으나, 이듬해 827억불로 반등하며 복귀(3위)한 바 있다. 화석연료 분야 FDI는 2023년에도 14% 규모의 증가세를 지속하며 TOP3를 수성했다.

 

배터리 등 전자 부품 분야 투자 상승세 지속

예상보다 약한 전기車 수요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분야 FDI는 2023년 690억불 규모를 유지했다. 기타 전자제품 분야도 380억불 상당의 FDI 프로젝트가 발표되었다. 전자 부품 분야의 증가세는 전기·전자 분야 공급망 재편이 지속됨을 의미한다.

 

반도체 투자 둔화

2022년 913억불로 fDi Markets이 관련 기록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반도체 분야 글로벌 FDI는 지난해 508억불로 △44% 급감했다. 2023년 반도체 분야 FDI는 반도체 시장 불황에 따라 반도체 제조기업들이 자본 지출을 축소하며, 2022년의 FDI 정점에서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중국이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반도체 시황이 회복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반도체 분야 FDI는 분기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 분야 투자 반등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ICT 관련 수요 둔화 영향으로 2022년 순위가 하락(2021년 2위 → 2022년 8위)했던 통신 분야는 디지털 경제에서 ‘데이터 센터’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며 투자가 반등했다. 2023년 통신 분야 FDI는 866억불로, fDi Markets 통계 기준 기존 최고치였던 2021년의 690억불을 현저히 상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AI 돌풍 등으로 인해 예상되는 막대한 수요 대응을 위한 데이터 처리, 호스팅 및 관련 서비스에 620억불 가량이 투자되었다고 한다.

 

S/W 및 IT 서비스 분야 10위권 탈락

반면, ‘S/W 및 IT 서비스’ 분야(11위)는 2022년 6위에서 지난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fDi Markets에 의하면 S/W 산업이 FDI 투자액 상위 10위에서 탈락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이는 AI 관련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 우선순위가 조정되었음을 시사한다.

 

기타 분야

자동차, 부동산, 운수·창고업 등 기타 주요 산업은 FDI 상위 10개 부문을 유지했다. 한편, 화학업은 중국의 Sinopec(시노펙), 영국 Lind(린데)의 대규모 투자로 상위 10위권에 복귀했다.

[K글로벌타임스] opinion@kglob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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