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핑거비나 대표이사 [사진=K글로벌타임스]<br>
이정훈 핑거비나 대표이사 [사진=K글로벌타임스]

[K글로벌타임스] 베트남은 가족 중심 문화가 강한 사회로 유명하다. 부모에 대한 효도, 형제자매 간의 유대감, 가족 구성원 간의 끊임없는 소통과 도움은 베트남 사회의 중요한 가치다. 이러한 가족 중심 문화는 결혼식과 장례식 같은 중요한 행사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베트남에서 이러한 행사는 단순히 한 번의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소 3일 이상 진행되는 축제 같은 성격을 띤다.

하지만 최근 베트남 사회가 서구화의 물결을 겪으면서 가족 중심 문화에서 개인 중심 문화로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경제 성장과 더불어 인터넷, 스마트폰, 소셜미디어를 통한 외국 문화의 유입과 다양한 외국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젊은 세대의 가치관과 생활 방식 역시 점차 변화하고 있다. 특히 하노이와 호찌민시 등 대도시 지역에서는 그 변화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2000년 전반까지도 해도 장례의 경우 대부분 가족이 중심이 되어 자택에서 치르고 장례 상품 등 일부만 전문 장의업체의 도움을 받는 수준이었다.

한국과 베트남의 장례 문화 차이.<br>
한국과 베트남의 장례 문화 차이.

하지만 최근 베트남 정부의 장례지원정책(화장장, 묘지, 납골당 등 공공 장례시설 확충 및 장례 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캠페인 전개 등)과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자택에서 장례를 치르는 불편함과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던 전통적인 장례 방식보다 전문 장례식장과 장의업체 패키지를 이용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서구화의 영향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 투자 증가는 베트남 경제 성장에 많은 기여를 했다. 특히 농업과 수산업 등 1차 산업 중심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의 발전으로 베트남 경제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서구화의 영향으로 베트남 사회는 전통적인 가족 구조나 사회적 관습 등이 변하고 있고, 개인의 행복과 가치를 중요시하는 개인 중심의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보급으로 인해 정보 접근성이 높아져 다양한 시각의 의견이 도입되고 있다.

특히 대도시에서는 여성의 사회 진출과 결혼 연령의 증가 그리고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이 늘면서 서구 문화 요소가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이는 음식, 옷차림, 라이프스타일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통과 서구화의 조화

현재의 베트남 사회는 전통적인 가치와 서구적인 가치가 공존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서구적인 가치관을 받아들이면서도 가족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으며, 가족 중심 문화의 장점을 살리면서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그럼에도 베트남 사회는 앞으로도 계속 서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이한 점은 베트남 사람들이 전통적인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서구적인 가치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비즈니스 기회

올해부터 필자에게 베트남 내 장례 및 산후조리 서비스에 대한 문의가 제법 들어오고 있다. 한국 상조 회사나 산후조리 서비스 회사들이 베트남의 결혼/장례 문화가 서구화되면서 베트남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여기는 듯하다. 관련 서비스가 베트남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베트남 시장 조사, 현지 파트너십, 가격 경쟁력 확보, 문화적 민감성 등을 먼저 고려한 후에 의사결정자가 직접 베트남에 들어가 시장을 확인해야 한다.

2023년 11월에 한국 기획재정부는 ‘생활밀착형 서비스 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해외진출을 위한 시장 조사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 밝혔다. 높은 서비스 품질과 전문성을 갖춘 한국 기업이라면 고려해볼 시장으로 판단된다.

[K글로벌타임스] opinion@kglobaltimes.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