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글로벌타임스] “날 가로막는 게 바로 나인가?”

“다신 안 올지도 몰라”

“안 해본 도전은 다 실패야, 망설인 기회는 다 낭비야”

-골든걸스, One Last Time 가사 중에서

 

가상실험, Why?

실패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을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니 성공은 실패의 자식이다. 실패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의미다. 성공의 반대는 실패가 아니라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도전과 실험은 실제로 해보는 것이다. 선진국과 세계굴지의 기업들도 성공의 이면에는 굉장히 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쳤다.

우리나라는 나라도 뺏기고, 전쟁을 치른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라는 신념과 ‘잘살아 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뭉치고 선진국 따라 근면하고 성실하게, 개인보다는 나라를 생각하며 시도해 얻은 많은 희생의 결과물이다. 기적 같은 일이다.

그러나 지난 30여 년 동안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사람마다 생각도 다 다르다. 일사불란하게 남을 빨리 빨리 따라가는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 제조 중심에서 R&D와 제조 서비스화가 필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선도하지 않으면 추락할 수 있다.

시도하지 않고 법규만 따지면서 감사받을 걸 미리 걱정하고, 상사가 지시하면 왜 하는지 따지지도 않고 상명하복하고, 자신의 일이 아니면 나 몰라라 하는 문화와 업무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종잡을 수 없다. 더욱이 혁신을 한다고 선진국이 한다니 문제 정의를 하지 않고 문제를 풀려는 보여주기식, 따라하기식의 엉터리 혁신이 더 위험해지고 있다.

또한,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 못 먹으면 바보’라는 말이 보편화될 정도로 ‘눈먼 돈?’이라는 국가 R&D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했던 R&D 과제는 몇 개고, 현재 최고 수준으로 개발된 기술은 몇 개일까? 우리나라 R&D 분야의 성공률은 95% 이상에 달한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구조에 있다 보니 애초에 실현 가능한 계획만 실행하게 되는 것이다.

혁신이 필요하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혁신을 시도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다. 기존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하면 현실에서 해볼 수 있는 실험이 가능해져 시행착오를 마음대로 해볼 수 있다. 혁신은 매우 위험하고 비용도 많이 들며 시공간의 제약으로 매우 어렵다. 해도 안 될 수 있다. 실패할 수 있다. 실수할 수 있다. 더 좋은 방안이 있을 수 있다. 가상실험이 필요한 이유다.

 

가상실험, What if?

가상실험은 ‘What if?’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강력한 도구다. 가상실험은 실제 실험을 수행하기 전에 특정한 조건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예측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실제 실험을 수행하기 전에 가능한 결과를 미리 확인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며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가상실험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제품, 공정이나 시스템을 만들고 검증하거나 만들어진 제품, 프로세스나 시스템의 운영 및 유지관리를 잘하기 위해 분석, 예측, 최적화 및 자동제어하는 산업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활용된다. 또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법제도를 만들기 전에 사전검증, 분석, 예측, 최적화 및 실시간 지휘통제나 의사결정 시에도 활용될 수 있다.

가상실험은 우리가 "What if?"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What if?" 질문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어떤 상황이나 가정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을 유도한다.

실험을 하는 이유는 가설을 검증하거나 현상 이해 및 원리를 탐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하거나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시 원인을 찾고, 가능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실험은 과학적인 방법론의 핵심 요소며 우리가 새로운 지식을 얻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시간, 공간, 비용, 안전 등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해보기 어렵거나 할 수 없는 실험이 많다. 그렇기에 디지털 전환을 통한 가상실험이 필요한 것이다.

실험을 하려면 실험 대상이 필요하듯, 가상실험을 하려면 실험 대상의 디지털 트윈이 필요하다. 실험 목적에 맞는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야 한다. 디지털 트윈이 실험 대상과 똑같이 동작하지 않는다면 가상실험은 하지 아니함만 못하다.

시험은 정답을 맞히는 것이지만, 실험은 모르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디지털 전환을 하는 이유는 혁신을 위함이다. 또 혁신을 위해서는 ‘최초의 질문’뿐만 아니라 다양한 ‘What if?’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가상실험이 필요하다. 과거를 학습하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으나 과거에 없었던 일이 일어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만약 과거에 없었던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디지털 트윈 기반으로 가상실험을 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생성형 AI가 유용한 도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검은 속의 인과관계를 알 수 없고, 그러한 정보와 지식은 넘쳐날 뿐만 아니라 진짜와 가짜도 구분하기 어렵다. 확산속도도 순식간이다. 자칫 세상에 혼란을 가지고 올 수 있다.

정보와 지식을 넘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다. 지혜를 구하려면 학습을 넘어 ‘What if?’에 답할 수 있는 가상실험이 필요하다.

 

가상실험과 디지털 트윈 

데이터 과학적으로 현상으로 관측된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기계학습하는 AI의 한계는 분명하다. 학습을 넘어 미래 발생 가능한 상황에 대한 실험이 필요하다. 가상실험은 이러한 필요를 해결하고, 빠른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전환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그럼에도 더 좋은 대한은 없을까?

가상실험은 시간과 공간, 비용, 안전 등의 현실적 제약으로 할 수 없거나 하기 어려운 실험을 통해 새로운 제품, 프로세스나 시스템을 설계하거나 기존 시스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가상실험을 하면 시행착오나 실패를 마음대로 할 수 있고, 검증, 분석, 예측 및 최적화를 통해 최적의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가상실험은 시간, 공간, 비용, 안전 등의 현실적 제약으로 할 수 없거나 하기 어려운 실험을 통해 새로운 제품, 프로세스나 시스템을 설계하거나 기존 시스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가상실험을 하면 시행착오나 실패를 마음대로 할 수 있고, 검증, 분석, 예측 및 최적화를 통해 최적의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가상실험을 하려면 실험 대상을 가상화하여야 한다. 실험 대상을 가상화한 디지털 복제본이 디지털 트윈이다. 디지털 전환이 비즈니스 전 과정을 디지털로 가상화하는 것이다 .전사적 업무/생산기술/제품을 디지털로 가상화하고 가상실험이 가능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여 가상실험을 기반으로 업무/생산효율 및 제품의 부가가치 증대를 통한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DT와 가상실험은 DX의 핵심기술이며, 실제 시스템(PhysicalSystem)과 연동되어 현실에서 할 수 없거나 실현하기 어려운 가상실험이 가능한 ‘살아있는(Living) 디지털 시뮬레이션 모델’이다. 

위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제 시스템에서 확보된 현재와 과거의 빅데이터만으로는 미래 변화를 분석하거나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미래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가상실험하면 현실 시스템에서 확보할 수 없는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확보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 활용자의 What if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다. What if 질문들은 실재 체계에서 시간, 공간, 비용 및 안전 등의 제약으로 할 수 없거나 하기 어려운 것들이며, 디지털 트윈은 이를 기반으로 가상실험하여 실재 체계에 대한 분석, 예측과 최적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최적의 판단과 결정을 하기 위해 필요하다.

디지털 트윈이 기존 시뮬레이션 기술과 다른 점은 시스템 전체 생애주기(LifeCycle)에 실제 시스템과 연동되어 함께 살아간다는 것과 실제 시스템과 일관성과 동질성이 보장되도록 만들어지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학습, 진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디지털 트윈이 현실 시스템과 일관성과 동질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가상실험의 의미가 반감되거나 하지 않은 것만 못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기술을 일찍이 도입 활용하고 있는 국방 분야에서 모델이 현실과 잘 맞지 않기에 무용론이 제기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에 무기체계 디지털 트윈 활용지침이 제정되기도 했다.

 

디지털 트윈 기반 시스템 공학적 접근

시스템이란 여러 개의 구성요소들이 모여서 개별 구성요소만으로 불가능했던 기능/성능을 만족시키는 구성요소들의 집합이다. [그림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구를 포함한 지구상의 수많은 시스템들은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수많은 사람과 사람이 만든 시설과 장비, HW, SW, 데이터, 자료와 재료, 기구 등의 수많은 제품과 법제도, 서비스니 운용 기술 등의 프로세스, 3P가 유기적으로 상호 작용하면서 움직이는 복합 시스템(Sytem of Sytem)이다.

디지털 트윈은 시스템을 디지털로 가상화한 디지털 모델이며, 목적에 따라 사람, 제품, 프로세스 3가지 구성요소 디지털 트윈의 다양한 조합으로 구성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트윈(모델)을 기반으로 가상실험을 통해 시스템 공학적으로 접근하면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단순화할 수 있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거나 미래 변화에 대한 분석 및 예측, 최적화가 가능해져 문제의 최적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입력, 시스템, 출력 3개 중 2개만 알면 나머지 1개는 구할 수 있는 셈이다.

가상실험을 통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융합 및 활용되어야 한다. 가상실험은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과 시뮬레이션 결과를 활용하는 서비스로 구분할 수 있다. 모델링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트윈으로 만드는 일과 디지털 트윈 기반으로 다양한 시뮬레이션할 수 있고, 시뮬레이션 결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Data Analytics/AI 기술을 융합해 가시화, 분석/예측/진단할 수 있다. 최적화 및 CPS 기술을 융합해 최적화 및 실험 대상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또한, VR/AR/메타버스 기술과 융합해 오락, 관광, 교육 훈련 등 가상체험 목적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가상실험 플랫폼 WAiSER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실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가상실험 플랫폼 구축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모델링 기술 부족으로 모델의 충실도가 낮아 체험 목적이 편중되어 있다. 문제해결 목적으로 특정 분야, 특정 목적으로 한정되어 구축 및 운영되고 있으나 그나마 외산 SW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현실 시스템과 연동되어 있지 않아 시스템을 설계 및 해석에 국한적으로 활용되고 있거나 시뮬레이션 시간이 많이 걸려 실시간 분석 및 최적화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디지털트윈연구소는 KAIST 김탁곤 교수의 40여 년간 연구성과와 SMS Lab의 기술과 연구성과를 계승 및 발전시켜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실험 플랫폼 ‘WAiSER’라는 이름으로 상용화해 2020년 출시했다.

WAiSER를 기반으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복잡하고 어려운 사회·산업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WAiSER는 AI의 한계를 넘어 좀 더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WAiSERsms 빅데이터 학습 기반의 AI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 기술과 상호 보완적으로 융합한 BAS(Big Data+AI+Simulation) 모델링 기술 기반으로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국산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실험 플랫폼이다. WAiSER는 상기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특정 분야나 영역에 국한적이지 않고, 가상실험이 필요한 모든 분야와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국제표준을 준수하는 시스템과 연동해 활용할 수 있어 강력한 가상실험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데에는 제품이나 자연 현상과 같은 연속시간 시스템은 미분방정식으로, 사람과 프로세스와 같은 이산사건 시스템은 DEVS 방정식으로 모델링할 수 있다. 또, 필요에 따라 데이터 모델, 물리/공학 모델, BAS 모델을 선택적 및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국제표준을 준수하는 어떤 시스템, 시뮬레이터, 디지털 트윈과 연동이 가능하도록 개발돼 있다.

 

WAiSER 기반 지혜 서비스

WAiSER를 가상실험뿐만 아니라 기 구축된 IoT/빅데이터/AI 플랫폼과 GIS/BIM/CAD와 같이 형상관리 플랫폼과 WAiSER를 PoP(Platform of Platform) 개념으로 구축하면 기존에 제공할 수 없었던 스마트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데이터, 정보와 지식을 넘어 지혜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무엇을, 누가, 언제, 어디에서에 대한 정보 서비스,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지식 서비스, 목적에 맞는 최적해를 찾아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지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기존 IoT/빅데이터/AI 플랫폼이나 GIS/BIM/CAD 플랫폼 기업의 솔루션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또는 시스템 통합 기업들과 협업해 기존에 제공할 수 없었던 지혜 수준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지원 중이다.

 

가상실험 절차와 방법

가상실험을 잘하기 위해서는 M&S 공학을 알아야 한다. M&S 공학을 모르고 가상실험을 하려고 한다면 기계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전자회로를 만들려는 것과 같다. 별도의 교육을 통한 M&S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

가상실험(시뮬레이션)을 하기 위해 가장 우선되는 단계는 목적 설정이다. 똑 같은 대상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목적에 따라 모델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종 결과물도 목적에 맞는 분석 지수에 대한 해석이 필요한 것도 이유다. 요구사항 분석 및 명세 과정은 목적 지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요구사항 면세 과정은 상위 레벨의 모델 설계다.

명세된 요구사항으로부터 모델을 설계하고 구현한 후 검증과 실증 과정을 거치면 해당 모델이 대상 시스템을 정확(충실)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검/실증된 모델은 목적에 맞는 실험 계획에 의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결과 분석을 한다. 필요시 공인기관에서 인증받을 수도 있다.

관련 학술 분야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첫 번째는 요구 공학으로 요구사항의 분석, 명세, 검증 등을 다루는 학술분야다. 모델링 이론은 대상 시스템을 모델링하는 수학적 혹은 비수학적 틀에 대한 연구와 틀을 사용하지 않는 알고리즘적 모델링 기법을 연구하는 학술분야다.

시뮬레이터 구현에서는 주어진 모델을 시간(시뮬레이션 실행) 및 공간(프로그램 용량) 관점에서 효율적으로 실행시키는 방법을 연구한다. 가설검증은 통계학에서 사용되는 통계적 추론에 기반하여 모델의 시뮬레이션 데이터와 실제 시스템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비교하여 모델을 실증하는 데 사용된다.

성능공학은 시뮬레이션 결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로부터 통계적 파라미터를 추정하거나, 성능지수를 측정하고 비교분석하는 학술분야다.

M&S 공학은 전자공학, 기계공학, 전산학 등과 같은 독립적인 학술분야라기보다는 공학, 물리학, 전산학, 통계학, OR(OperationalResearch) 등이 융합된 다학제적 전공분야다. M&S 공학의 학제적 특성상 M&S 과정에는 여러 전공분야 전문가 그룹이 참여한다. 도메인 전문가는 대상 시스템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모델링 대상이 전투기 기동이라고 하면 항공공학 전공자가 도메인 전문가이며, 모델링 대상이 통신망이라고 하면 전자공학/전산학 전공자가 도메인 전문가다.

M&S 전문가는 모델을 설계하고 구현하여 실행시키는 과정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게 되며, 구현에 관련된 ICT 전문가를 플랫폼 전문가라고 한다. 물론, 대상 시스템에 따라서 한 사람이 도메인 전문가, M&S 전문가 그리고 플랫폼 전문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OR/통계분석 전문가는 목적에 맞는 분석을 위하여 실험계획법에 따라 모의실험을 설계하고 시뮬레이션 결과를 분석한다.

가상실험을 통해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3개의 전문가 그룹의 협력체계가 필요하다.전문가 그룹은 도메인 엔지니어, M&S 엔지니어 및 플랫폼 엔지니어로 구성된다. 문제정의 및 정형화를 위해 실험 대상을 디지털 트윈(모델)으로 만드는데, 도메인 전문가와 문제해결 방법을 알고 있는 M&S 전문가 간의 협업이 필요하다. 모델을 컴퓨터상에서 구현하고 가상실험을 잘하기 위해서는 M&S 전문가와 설계된 모델을 구현하고 시뮬레이션하는 프로그래밍 기술, 모델의 개발과정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공학,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ICT 기술(GIS, DB, 네트워킹 등) 전문가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도메인 전문가와 M&S 엔지니어의 협력을 통해 개발될 모델의 기능 및 운용 요구분석과 모델 논리가 명세된다. M&S 엔지니어와 ICT 엔지니어와 도메인 전문가의 협력으로 구현 모델의 운용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대해 논의된다. 이러한 협업체계가 구축된다면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단순화해 가상실험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제언 및 결론

ChatGPT가 촉발한 생성형 AI 열풍은 엄청난 바람을 일으키고 있고 정보와 지식의 보편화를 앞당기고 있다. 하지만 남 따라가기에서 벗어나 선도하기 위해서 우리는 정보화와 지식 시대를 넘어 지혜의 시대를 여는 신호탄으로 활용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데이터는 폭증하고 정보와 지식은 넘쳐난다. 불필요한 정보를 접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정보 과잉으로 쓸데없는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고 주의가 흐트러져 주체적 삶을 살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복제와 위변조가 용이한 디지털 특성으로 진짜와 가짜도 구분하기 힘들고 확산 속도도 순식간이라 자칫 혼란스러운 세상이 될 수도 있다.

생성형 AI와 같은 AI 중심 정책만으로는 선도 국가나 디지털 패권 국가가 되기 어렵고 디지털 혁신 정책이 성공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과 학습으로 지성을 키우고 목적을 명확히 하며 가상실험을 통해 최적화하여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지혜 서비스가 필요하다. 진짜 혁신이 필요하다. 남을 빠르게 따라가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안 된다. 지식보다 지혜다. 지혜는 문제를 슬기롭게 푸는 능력을 말하는데, 지혜를 높이는 것이 정부가 지향하는 디지털 패권 국가와 맞닿아 있다. 이에 몇 가지 정책 방향을 제언한다.

첫째, 가상실험 플랫폼을 구축하자.

둘째, 현안 문제 및 혁신 서비스 발굴이다. 초연결, 초지능, 초실감 기술 중심의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는 접근이 아니라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해결해야 할 문제와 서비스가 식별되면 기술은 문제되지 않는다.

셋째, 가상실험 플랫폼에서 식별된 문제(서비스)를 시범 적용해보자. 해결해야 할 문제(서비스)들 중 효과성이 높은 것을 선정해 시범 적용을 통해 효과를 검증한 후 확대해야 한다.

넷째,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 조성 및 활성화다. 기술을 따라갈 때는 빨리 빨리 하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이제는 산업별 상생할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언제 어디서든지 공유, 소통 및 협업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 조성 및 활성화가 필요하다.

다섯째, 공공정책 사전검증 및 최적화 의무화 추진이다. 공공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가상실험 플랫폼을 활용하여 사전검증하고 최적화하는 일을 의무화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정쟁의 빌미를 없앨 수 있다.

여섯째, 가상실험 기반 문제해결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변화의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어 분야별 전문가보다는 인문학과 공학을 아우를 수 있는 시스템 공학적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한국디지털트윈연구소 양영진 대표. [사진=한국디지털트윈연구소]
㈜한국디지털트윈연구소 양영진 대표. [사진=한국디지털트윈연구소]

양영진 한국디지털트윈연구소 대표는 “변화를 예측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함께 바라는 바를 이루면서 행복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좇아가기보다는 변하지 않는 진리를 탐구해야 한다. 또한 변하지 말아야 할 가치와 비전을 정해 디지털 트윈을 제대로 만들어 가상실험을 통해 최적화해야 한다. 그러면 혁신을 선도할 수 있다”라며 정보와 지식을 넘어 지혜가 필요한 시대다. 지혜를 구하기 위해서는 경쟁을 넘어 협업, 학습을 넘어 가상실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하람 기자] stay1127@kglob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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