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심리 위축과 안전·지역 중심의 투자 트렌드 변화 시작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br>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

글로벌 투자심리 다시 위축되는 상황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봉쇄조치가 완화되면서 소폭 회복세를 보이던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코로나19 재확산 및 장기화 우려로 다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① ‘20년 8월 The fDi Index 급락

‘The fDi Index’가 지난 ‘20년 4월 저점을 기록한 후 5월부터 7월까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20년 8월 다시 하락했다. ‘The fDi Index’는 영국 Financial Times 계열의 ‘fDi Markets’이 매월 발표하는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의사를 평가하는 지수’를 의미한다.

[The FDi Index 추이(전년 대비 증감률)]

* 출처: FDi Intelligence, Flight to safety begins to reshape global investment map(Oct. 6, 2020)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던 지난 4월 ‘The fDi Index’는 439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fDi Markets’이 매월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03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최저수준이었다. 다행히 `20년 5월 이후 대다수 국가의 국내 및 국경 간 이동제한이 해제되면서 fDi Index는 초유의 저점을 기록한 4월의 439 대비, 5월 511 → 6월 779 → 7월 795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였다. fDi Index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자 글로벌 FDI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그동안 지연된 FDI 프로젝트가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The FDi Index 추이]

* 출처: FDi Intelligence, 표는 필자 재구성

②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글로벌 투자심리 재위축

그러나 8월 The fDi Index가 597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24.9% 급락하였다. 5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그런데 7월 fDi Index 795도 6월 대비 2.1% 상승하긴 하였으나, 증감 폭이 전월의 52.4%에서 대폭 감소한 수준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 또한 6월의 △15.7%에서 8월 26.9%로 다시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FDI 투자심리가 소폭 회복세를 보였으나, 코로나19 재확산·장기화 우려가 현실화되며 다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서 지난 8월 코로나19 재확산과 美 대선 등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세계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였고,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다시 위축된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회복세 둔화와 더불어 글로벌 FDI 역시 매우 더디게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이전과 다른 새로운 투자 흐름

① 안전을 중시하는 안전지향 투자확대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투자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 8월 미국 투자자들은 안정적 투자처로 외국보다 자국, 즉 미국을 선택했다. ‘20년 8월 미국發 ’해외 투자 프로젝트‘는 136건이었던 반면, 미국內 ’로컬프로젝트(Interstate Investment Project, 투자 목적지와 다른 주(主)에 본사를 소재한 기업의 미국內 프로젝트)‘는 290건에 달했다. 또한, 6월부터 8월까지 523건의 미국發 ‘해외 투자 프로젝트‘가 진행된 반면, 같은 기간 미국內 ‘로컬프로젝트’는 913건에 달했다. 코로나19 이전에 미국의 ’로컬프로젝트‘가 ’해외 투자 프로젝트‘보다 많았던 경우는 거의 없었으며 이는 코로나19가 가져온 새로운 투자 흐름이다.

이러한 새로운 흐름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의 안전 중시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은 기록적인 저금리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자국으로 자본이 유입되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20년 글로벌 FDI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되는 OECD 회원국으로의 투자 비중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fDi Markets’은 ‘20년 1월~8월간 글로벌 FDI의 약 70%가 OECD 국가에서 발생했으며, 신흥국 투자를 주도했던 BRICS 국가의 점유율은 채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② 지역화(Regionalization), 지역별 시장 추구형 글로벌 투자확대

코로나19 이후 안전을 중시하는 투자 트렌드 변화와 더불어 주요 선진국 투자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낯선 시장에서 기회를 쫓는 것보다 유사한 환경과 문화권의 파트너를 선호하는 ’지역별 시장 추구형 글로벌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fDi Markets에 따르면 ‘20년 EU, EFTA(스위스,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 아이슬란드) 및 북미(미국, 캐나다)에서 7,914개의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이 중 75.6%가 유럽과 북미지역 머물렀고 13.3%만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유입되었다고 한다.

더디지만 소폭의 회복세를 보여오던 글로벌 FDI가 코로나19와 美 대선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다시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안전을 중시하는 지역별 시장 추구형 FDI‘가 확대되는 조짐을 보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FDI 트렌드 변화로 예측되는 새로운 투자 흐름이 발생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GVC 재편 방향과 글로벌 FDI 트렌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새로운 변화 흐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이에 따른 과제 및 기회의 정확한 포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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