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훈 WalkintoKorea 대표

한국 벤처 산업의 개념설계. 김대중과 손 마사요시 회담

1998618, 손 마사요시(한국명 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그의 친구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와 함께 IMF 구조 금융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김대중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한국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발돋움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손 회장은 첫 번째도 '브로드밴드', 두 번째도 '브로드밴드' 세 번째 도 '브로드밴드'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질문은 빌 게이츠에게 돌아갔다. 게이츠 회장 역시 "100% 동감한다"라고 말했다.

그다음 대목이 중요하다. 대통령은 "두 사람이 그렇다면 브로드밴드를 추진하겠다. 그런데 브로드밴드가 도대체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그는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브로드밴드는 하이 스피는 인터넷"이라고 설명했다.

한 달 뒤 대통령은 도시 뿐이 아니라 시골과 어촌까지 초고속망을 추진하는 지시를 내렸고, 한국의 통신망은 세계 최고가 되면서 정보화 시대를 시작했다. 오늘날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5G들이 이 시대의 산물이다.

이 날 청와대 오찬에서 세 사람의 고수가 주고받았던 것은 개념에 대한 토론이었고 이후 청화대가 그린 것은 개념을 설개한 것이다.

개념설계라는 것은 백지상태에서 세세한 기술과 이해를 뛰어넘어 큰 그림(Big Picture)을 통해 큰 디자인(Big Design)을 하는 것이다. 세상의 변화는 어데로 가고 있는가? 변화 이후의 세상과 변하지 않는 것들의 종말은 무엇인가?

지난날은 석탄, 석유, , 플리스틱이라는 재료로 산업을 만들 던 시대였다. 오늘날에는 이전에 없었던 데이터, 클라우드. AI, AR, VR 등으로 기업을 만들고 산업을 만든다.

그런데 한국의 거의 모든 정책 생산, 집행, 평가는 산업사회의 인재들이 산업회사의 방식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 여기에 편먹기와 판 가르기로 미래 가치를 양단한다.

페이북보다도 먼저 온라인 소통을 주도했던 싸이월드, 혁신적인 다이얼패드인 세롬기술, 유튜브 보다 먼저 시작한 판도라 TV들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을 텐데, 철지난 한국 생태계에서 질식한 것은 아닐까?

오늘날 대한민국은 단군 이래 가장 많은 스타트업 정책이 생산되고 집행되고 있다. 33천 개의 벤처기업에, 2019년 신설 법인수는 108874개로 최대급을 달성했다.

그러나 정부가 육성하는 창업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주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며 미래를 만드는가? 아니면 고용을 담보할 수 없어 3포 시대의 젊은이들을 사회적 책임 밖으로 내 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물음을 해야 한다.

지난달, 한 스타트업 경영자와 했던 대화가 생각난다. 창업 지원을 받으면 여기에 맞는 서류를 한다고 R&D 할 시간도, 밖으로 나가 영업할 시간도 없습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런 현실 속에 좀비가 되고 있어요 .....개념화 설계가 중요한 대목이다.

창의로운 생태계, 세세한 규제와 법리를 뛰어넘어 실리콘밸리와 중관촌 같이 '죽자 살자 Only one' 을 만드는 문화가 중요한 것이다.

벤처기업협회 초대 회장이셨던 고, 이민화 회장은 산업사회와 다른 한국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했던 선구자였다. 의료 진단기 메디슨의 창업 경영자 이면서도 '스마트 코리아로 가는 길 유라시안 네트워크'부터 여러 책을 내 인문학자였다. 그는 공학자였지만 인문적 바탕이 개념을 설계하게 했다.

내가 전, 옥션 대표 이금룡 회장님을 본격적으로 만난 것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산 강의 CD 한 장의 덕이었다. 물론 크고 작은 행사에서 뵙기는 했지만, 이금룡 철학을 통해 한국 경제를 바라볼 수 있었다. 이 회장의 한 시간 강의에는 박정희 시대의 중화학 공업부터 김대중의 정보화산업까지 한국 경제를 통사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또한 메이지 시대, 일본의 근대를 설계했던 후쿠자아 유기치와 국가의 방향을 인도했던 사카모토 료마에 이르기까지 개념설계로 시대를 열었던 지도자들의 단편이 한 줄로 역어 열정의 드라마가 되었다. 독자들도 나처럼 유튜브를 통해 이금룡 강의를 전편을 듣다면, 정부나 기업, 자신의 처지에서 개념을 설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대중, 손과 게이트 회동 이후 21년이 후인 2019, 손 회장은 한국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 만났다. 손 회장은 지난 20년간 1인당 GDP가 일본이 1.2, 미국이 1.8배 성장할 동안 한국은 3.7배나 성장한 것은 초고속 인터넷에 대한 과감하고 적절한 투자 때문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말했다.

자 우리 정부와 기업의 교육, 정책, 투자, 예산, 어떻게 개념을 설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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