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해외진출 협의체’ 통해 소부장 해외진출 쉬워진다
소부장의 핵심은 국산화...이랑텍, 노피온 모두 제 분야서 국산화 이뤄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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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글로벌타임스] 국내 소부장 기업들에 좋은 소식이 지난 7월 들려왔다. KOTRA,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22개 기관이 ‘소부장 해외진출 협의체’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이다. 참여 기관들은 협의체 활동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위기에 대응하여 국내 소부장 중소‧중견기업들의 역량 강화와 해외진출을 지원한다. 협의체 참여 기관 분야는 ▲R&D ▲자동차 ▲항공 ▲의료기기 ▲바이오헬스 ▲ICT ▲기초소재 ▲가전전기전자부품 ▲전력 플랜트 ▲기계중장비 ▲반도체‧디스플레이 ▲투자유치 ▲해외진출 등이다.

협의회체를 통해 글로벌 기업의 소부장 분야 협력 수요를 발굴하고 국내 공급기업을 매칭하면, 수출‧사업화 과정에서 필요한 시험분석‧평가, 시제품 제작, 기술 컨설팅 등 기술지원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상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지난 8월에는 소부장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노하우를 공유하는 ‘2022 소부장 인사이트 컨퍼런스’가 개최했다. 아 지라에서 소부장 기업의 미국진출 전략, 해외진출 시 미디어 활용 전략, 글로벌 해외진출 사례를 공유했다. 이처럼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서 나라 근간인 소부장이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100개에서 150개 확대‧개편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확대·개편안 [사진=정부부처]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확대·개편안 [사진=정부부처]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이 100개에서 150개로 확대‧개편됐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소부장 공급망 위기에 민관이 합심해서 일본 의존도를 줄였으나, 최근 미중 간 경쟁 심화 및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다시 소부장 공급망이 위축된 상황이다. 그에 대한 결단으로 정부가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을 확대‧개편한 것이다.

반도체는 기존 17개에서 32개로 확대했으며, 메모리 반도체 기술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기술도 포함시켰다. 기계금속은 기존 38개에서 44개로, 전기전자는 기존 18개에서 25개, 기초화학은 기존 4개에서 15개로 확대했다. 백신개발 시급성 및 업계 수요 등을 고려해 바이오를 신규로 추가했다.

기존 주력산업의 소부장 기술의 국산화를 지속하면서, 미래 먹거리 관련 신규 핵심기술 연구개발 투자를 적극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예산도 2023년 242억 원으로 증가한다. 또한 정부는 소부장 R&D도 패키지 중심으로 개편하며, 기존에 기술별 ‘핀셋’ 방식으로 지원하던 것에서 파급효과가 높은 대형 ‘패키지’ 중심으로 전환한다. 과제당 한도도 기존 50억 원에서 200억 원까지 증가한다.

 

◇ 대기업도 나서지 않은 기술에 나서 국산화 이룬 ‘이랑텍’

[사진=이랑텍]
[사진=이랑텍]

차세대 통신부품 전문 기업인 ‘이랑텍’은 5G 기지국 및 중계기용 각동 필터를 국내 이동통신사뿐만 아니라 해외 이동통신사에도 개발‧공급하는 소부장 기업이다. 2017년 설립 후 이스라엘 MTI개발 공급업체에 등록했을 정도로 해외진출에 진심이다. 이재복 대표는 20여 년간 RF(Radio Frequency) 연구‧개발한 업계 전문가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아랑텍을 설립했다. 특히 한국형 RF로 5G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국내의 이동통신사는 물론 일본의 대형 이동통신사와 10년의 장기계약을 맺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

RF 필터란, 정수기와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 정수기에도 유해물질을 걸러주는 필터가 필요하다. 전자 및 주사푸도 이동통신사업자들이 통신 서비스를 하기 위해 필요한 필터가 있다. 사용하는 주파수에 등록된 통신사업자는 통과시키고, 타 사업자는 걸러주는 게 RF 필터다. 하지만 주파수 간섭 제거에 대한 멀티 플랙서, 많은 통신사업자를 하나로 묶는 다중채널 필터는 중국 등 해외는 물론 동종업계에 있는 큰 기업들도 시도하지 않았다. 이 점을 간파한 이랑텍은 바로 연구‧개발에 착수했고, 독보적인 필터 기술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2020년 향후 5년간 전도 유명한 100여 개의 스타트업 양성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타트업 100’ 프로젝트에 소부장 기업 중 유일하게 선정되었으며,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우량기술기업 T-2를 수상하기도 했다.

 

◇ 매출액의 90%는 해외에서...감 따려면 감나무 올라야

그간 이랑택은 IR52장영실상, 특허기술상, NEP(신제품), 녹색기술 및 제품 인증,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되는 5관왕을 달성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K-유니콘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2021년 7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한 데 이어 올해 3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누적투자금은 120억 원이다.

이랑텍에는 국내가 좁다. 이미 해외에 눈을 돌린 덕에 매출액의 90%는 수출에서 나온다.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2019년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소품종 대량생산체제를 가동하여 향후 3년간 생산라인을 4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 생산한 제품은 일본, 미국, 유럽 등으로 출하된다. 고객사만 해도 양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다. 미국의 verizon, 유럽의 TMobile, 동남아시아의 vinaphone, 일본의 SoftBank 등이다.

5G 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어 이랑택의 성장은 한계가 없다. 현재 글로벌 통신은 2G, 3G가 80% 이상이다. 2G, 3G가 LTE로 실현되고 LET는 5G로 발전하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다수의 국가가 정부 차원에서 5G 상용화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물론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다. 이랑텍의 전 직원의 3분의 1은 연구원일 정도로 R&D에 매진하고 있으며, 매출의 15%를 투자해 매년 70건 이상의 신규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다.

 

◇ 일본 의존도 80% 이상의 소재를 국산화 성공시킨 ‘노피온’

[사진=노피온]
[사진=노피온]

2019년 세계 최초로 자가조립형 이방성 도전 접착필름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 있다. 바로 노피온이다. 자가조립형 이방성 도전 접착필름은 미세한 솔더 분말의 표현을 화학적으로 안정된 나노 물질로 고팅해 고분자 수지 중 분산시켜 만든 필름으로, 자발적으로 솔더 분말이 이동하여 미세피치의 회로를 연결하는 기능을 갖춘 신개념 필름이다.

평판 디스플레이 회로 접속의 핵심 소재이인 이방성 도전 필름은 세계 시장의 80% 이상이 일본에 의존하고 있었다. 물론 일본의 필름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대체재가 없을 뿐이었다. 점차 소형화ㆍ유연화되는 5G 시대 미세한 회로접속 사용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받아 왔기 때문이다. 미세한 디지털 회로들의 부품들을 연결할 때 사용하는 접착제가 바로 ACF인데, 현재 세계시장의 80% 이상을 일본이 선점하고 있다.

그런 상황 속에 노피온의 자가조립형 이방성 도전 접착필름은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매우 유연한 필름형 회로뿐만 아니라 얇은 유리기판 회로에도 초미세 연성회로나 마이크로칩 부품을 기판의 손상 없이 필요한 부분만 접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접속저항도 일본 제품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도 유리하다.

 

◇ 소부장의 ‘Made in Korea’를 위하여

2019년부터 국내외 소재전문 국제 전시회에 참여하며 글로벌 IT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는 노피온은 2021년 노피온은 K-스타트업센터(뉴욕) 해외진출 지원기업으로도 선정되어 해외진출 준비 단계에 있다. 또한 제품의 양산 검증을 올해 중으로 끝내 내년부터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전자제품은 세계에서 알아주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은 외국 의존도가 높다. 의존도가 높다는 건 글로벌 환경에 따라 공급망에 차질이 생겨 제품 생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겉부터 안까지 완벽하게 ‘Made in Korea’하기 위해서는 부품의 국산화가 중요하고, 그 중심에 노피온이 있다.

노피온 이경섭 대표는 “소부장 중 소재 분야는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기술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기술개발 중 투자나 인재영입 등 한계를 느낀 적 많다. 정부 차원에서 소개 재발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부장은 나라의 근간이 되는 산업 분야다. 그렇기에 높은 외국 의존도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 정부 차원의 현실적이면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며 국내 소부장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소부장의 국산화는 곧 세계를 ‘Made in Korea’로 만들 기 때문이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aftero_who@kglob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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