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전경 (사진 = 나무위키)
한국은행 전경 (사진 = 나무위키)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나타난 비대면 경제활동 등에 힘입어 호조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수출이 이른바 엔데믹을 지나면서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특별한 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기존 추세를 하회하는 정도의 부진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10일 발표한 3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우리 수출은 비대면 경제활동과 주요국 정책지원 등에 힘입은 재화수요 중심의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2020년 하반기 이후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향후 팬데믹 요인이 소멸되면서 증가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지난해 연간 수출액이 6,444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팬데믹 이전 추세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질 GDP 재화수출도 2021년 4/4분기 기준으로 전기 대비 5.8% 증가하면서 GDP 성장률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는 금년 일평균 수출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등 견실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IT부문 수요가 기조적으로 확대되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으로 예상보다 재화에서 서비스로의 소비 대체가 지연되면서 양호한 글로벌 재화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팬데믹 요인이 점차 소멸되어 경기개선의 중심축이 재화에서 서비스로 이동할 경우 우리 수출은 기존의 성장추세로 회귀하면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재화에서 서비스로의 소비 대체가 예상보다 지연되는 가운데 IT 부문에 대한 구조적인 수요 확대는 수출 증가세 둔화 흐름을 완충하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주요국 성장세 둔화∙우크라 사태 등 위험 요인

이번 보고서에서 한은은 향후 주요국의 성장세 둔화, 공급망 충격에 따른 생산 차질, 미∙중간 갈등 및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우리 수출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자료 : 한국은행 3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자료 : 한국은행 3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여전히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주요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높은 수준의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통화정책 기조 전환 시기와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보고서는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은 고강도 방역조치, 부동산 경기악화 등으로 소비 및 투자가 약화되는 모습”이라면서 “이 같은 성장세 둔화로 인한 글로벌 수입수요의 감소는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약화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원자재 조달이 취약해진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와 같은 주요 부품의 수입 차질과 유사한 충격이 재발할 경우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미중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면서 이로 인한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간의 긴장 관계도 우리 수출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는 에너지 가격 상승, 교역 위축 등을 통해 수출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요 리스크들을 점검한 결과, 주요국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강대국 간 무력충돌 및 대내외 공급망 차질 등과 같은 글로벌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수출이 기존 추세를 하회하는 부진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