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K글로벌타임스] 2022년 글로벌 FDI(Foreign Direct Investment, 외국인직접투자)에 대한 UNCTAD의 공식 통계가 발표됐다. UNCTAD가 지난 7월 초 발표한 ’WIR(World Investment Report) 2023‘을 중심으로, 2022년 글로벌 FDI 동향 및 2023년 전망을 살펴보고, 이 가운데 2022년 글로벌 FDI 5대 트렌드를 도출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2022년 글로벌 FDI, 전년 대비 12% 감소

UNCTAD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FDI는 전년 1.48조 불 대비 12% 감소한 1.30조 불을 기록했다. 개발도상국 FDI는 0.92조 불로 전년 대비 약 4% 증가했으나, 선진국 FDI가 0.38조 불로 전년 대비 37% 감소한 영향이다.

UNCTAD는 러·우전, 식품·에너지 가격 상승, 경기둔화·부채 압박 등 각국의 지정학적 위험 요인이 글로벌 FDI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즉, 고금리, 금융시장 불확실성, 경직된 기업 재정 환경이 글로벌 FDI의 약세를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사진=UNCTAD, WIR 2023 (그래프는 UNCTAD 데이터를 활용, 필자 재구성)<br>
사진=UNCTAD, WIR 2023 (그래프는 UNCTAD 데이터를 활용, 필자 재구성)

 

트렌드 ➊ 글로벌 FDI 변동성 심화

90년대 중반 이후 세계화의 진전으로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던 글로벌 FDI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3.8%대로 성장률이 급감하며 정체기를 보냈다. 그런데 지난 2020년 팬데믹 상황 속 글로벌 FDI는 0.96조 불로, 2019년의 1.71조 불 대비 거의 절반 수준(△43.9%)으로 급감했다. 다음 해인 2021년 1.58조 불로 +64.5%의 일시적 반등세를 보였으나, 2022년 다시 △12.0%의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3.8% 수준으로 변동 폭이 미미하던, 글로벌 FDI가 △43.9% → +64.5% → △12.0%로 변동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우리는 팬데믹 이후 글로벌 FDI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전환기를 살고 있다.

 

선진국 FDI 감소 ↔ 개도국 FDI 증가

선진국의 2022년 FDI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과 팬데믹 시기 시행된 경기부양책 마무리로 인해 전년 대비 △37% 감소한 3,750억 불을 기록했다. 특히, 유럽은 투자철수에 따른 역내 변동성이 확대되며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국 또한, 세계 최대 FDI 유치국 지위는 유지했으나, FDI 유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M&A 투자가 반감하며 전년(3,880억 불) 대비 △26.5% 감소한 2,850억 불을 기록했다.

사진=UNCTAD, WIR 2023 (그래프는 UNCTAD 데이터를 활용, 필자 재구성)
사진=UNCTAD, WIR 2023 (그래프는 UNCTAD 데이터를 활용, 필자 재구성)

 

트렌드 ➋ 개도국 FDI가 선진국을 상회하는 뉴노멀 현상 심화

한편, 개도국 FDI는 중남미 지역 투자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증가세를 견인하며, 전년 대비 4% 증가한 9,160억 불을 기록했다. 높은 수준의 원자재·핵심 광물 관련 수요가 지속되며 광물·수소 관련 산업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되었다. 2022년 개도국 FDI 9,160억 불은 개도국 역대 최대치며, 전체 FDI에서 차지하는 비중(70.8%)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이다. 2020년 이후 개도국 FDI 비중은 선진국을 지속 상회하고 있다. 그동안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생하던 FDI의 새로운 뉴노멀 현상이다.

 

그린필드 FDI 증가 ↔ M&A FDI 감소

그린필드형 FDI는 증가세를 이어간 반면, M&A형 투자는 감소했다. 2022년 그린필드 FDI는 1.2조 불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따른 반도체 분야 투자와 신재생에너지 분야 대형 그린필드가 증가세를 주도했다.

 

트렌드 ➌ GVC 재편 목적 그린필드 FDI 증가

전기·전자, 자동차, 기계장비, 의류 등 글로벌 가치사슬 집약적(GVC-intensive) 산업의 그린필드 투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산업은 코로나19 상황 속, 공급망 리스크와 구조 개선 압박에 노출되었던 GVC 집약적 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시 말해서 팬데믹 기간 공급망 문제로 타격을 입은 산업을 중심으로, GVC 재편 목적의 그린필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투자 증가세는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에서 발견되었는데, 이 또한 팬데믹 이후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로 판단된다.

사진=UNCTAD, WIR 2023 (그래프는 UNCTAD 데이터를 활용, 필자 재구성)
사진=UNCTAD, WIR 2023 (그래프는 UNCTAD 데이터를 활용, 필자 재구성)

 

트렌드 ➍ 자원 확보형 M&A FDI 증가

2022년 M&A형 FDI는 7,070억 불로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제조업·서비스업 M&A 투자 규모가 감소세를 보였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최근 10년간 하락세를 보인 1차산업 분야 M&A 투자가 4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원자재 등 핵심 자원 확보를 위한 글로벌 M&A가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팬데믹 이후 관찰되는 네 번째 새로운 뉴노멀 트렌드다.

 

재생에너지 투자 성장세 지속

태양광과 풍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글로벌 FDI는 전년 대비 8% 증가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물론 2021년 기록한 +50%의 경이적인 성장률 대비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배터리 관련 프로젝트가 2022년 1,000억 불 이상으로 전년 대비 3배 증가하며, 에너지 위기로 인한 화석연료 투자 반등에 따른 재생에너지 산업 후퇴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켜 주었다.

 

트렌드 ➎ 재생에너지 투자 지속 ↔ 화석연료 자산 매각 증가

그런데 주요 석유기업들이 연간 약 150억 불 규모로 화석연료 자산을 정보 공개 요건이 낮은 비상장 사모펀드나 소규모 운영업체에 매각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UNCTAD는 관련하여 책임감 있는 자산 관리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2023년 글로벌 FDI 하방 압력 확대 전망

UNCTAD는 글로벌 비즈니스 및 투자에 대한 도전적인 환경이 2023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러·우전으로 인한 고물가 상황과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며, 금융시장 혼란으로 인한 투자 불확실성과 개도국의 높은 부채 수준 등의 요인이 2023년 글로벌 FDI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투자 흐름 약세는 2022년 다소 진정되었으나, 러·우전으로 인한 고물가 상황 및 지정학적 긴장이 2023년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하방요인을 근거로, UNCTAD는 2023년 글로벌 FDI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UNCTAD는 구체적 전망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우리는 첫 번째 트렌드에서 제시한 변동성이 큰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의미다.

[K글로벌타임스] opinion@kglob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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