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K글로벌타임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계열 FDI(외국인직접투자) 전문 조사기관인 ‘에프디아이 마켓(fDi Markets)’이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2020년 3월을 기준으로 전후 3년간 글로벌 FDI의 부문별 추이를 비교한 짧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fDi Markets’ 자체 통계를 활용한 자료이지만 UNCTAD가 WIR(World Investment Report) 등 주요 보고서에서 ‘fDi Markets’의 그린필드 투자 통계를 인용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팬데믹 전후 글로벌 FDI의 부문별 동향 파악에 유용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소개한다.

 

에너지전환·디지털화·각국 정부 지원, 팬데믹 이후 글로벌 FDI 확대 견인

‘fDi Markets’ 데이터에 의하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다수 부문에서 FDI가 감소한 반면, 녹색 경제(green economy)를 주도하는 일부 산업의 투자는 오히려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한다. ‘fDi Markets’은 에너지전환(energy transi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 그리고 전략산업에 대한 각국의 정부 지원이 이들 부문의 글로벌 FDI 증가세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재생에너지 부문 팬데믹 기간 글로벌 FDI 급증

fDi Markets 기준 37개 부문 중 12개 부문만이 팬데믹 전후 각 3년간 글로벌 FDI 증감률 비교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재생에너지’·’전자 부품’ 부문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나타낸 것으로 발표되었다. 다만, fDi Markets은 37개 부문에 대한 세부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았다.

‘반도체(Semiconductors)’ 부문 FDI는 팬데믹 직전 3년(2017년 2분기~2020년 1분기)간 590억 달러에서 코로나19 이후 3년(2020년 2분기~2023년 1분기)간 225% 증가한 1,9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TSMC, 인텔, 삼성과 같은 선도적인 글로벌 반도체 제조 기업들의 생산 설비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발생했다.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은 자국 내 반도체 제조역량 구축·강화를 위해 막대한 보조금 패키지를 제공했다.

지난 수년간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 FDI 트렌드의 하나였던,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분야는 코로나19 이후 반도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투자가 발생한 부문이었다.

재생에너지 부문 글로벌 FDI는 ‘20년 4월 이후 3년 동안 직전 3년 대비 146% 증가한 6,6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탈탄소화(decarbonise industries)를 위한 녹색 수소 생산(green hydrogen production) 관련 58개의 (10억 달러 이상) 메가 FDI 프로젝트에 의해 주도되었다.

출처 : fDi Markets, Strategic industries buck post-Covid investment slump(14-JUN-‘23)
출처 : fDi Markets, Strategic industries buck post-Covid investment slump(14-JUN-‘23)

3위는 태양광 전지 제조 및 전기 자동차(EV) 배터리를 포함한 ’전자 부품(Electronic components)‘ 부문이 차지했다. 전자 부품 부문 FDI는 코로나19 이후 3년 동안 1,570억 달러를 상회했으며, 이는 팬데믹 이전 대비 113% 증가한 규모이다.

코로나19 백신 제조설비 등을 포함한 ’생명공학(Biotechnology)‘ 부문 FDI가 98% 증가한 36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4위로 뒤를 이었다. ’의료(Healthcare)‘ 및 ‘의료기기 (Medical devices)’ 부문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FDI가 각각 14%씩 증가하며, FDI 증가율에서 9위와 10위를 기록했다.

데이터센터를 포함하는 ‘통신(Communication)’ 부문이 코로나19 이후 FDI가 50% 증가한 2,010억 달러로 전체 5위를 차지했으며, ‘광물(Minerals)’ 부문이 33% 증가한 68억 달러, ‘소비재(Consumer products) 부문’이 28% 증가한 485억 달러를 기록하며 6위와 7위를 기록했다. 소비재 관련 FDI 급증은 주로 팬데믹 이후 전자상거래 수요 충족을 위한 아마존의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대규모 확장 프로젝트에 의해 주도되었다.

8위는 광범위하게 정의된 ‘소프트웨어 및 IT 서비스(S/W & IT service)’ 부문으로 팬데믹 이후 3년간 글로벌 FDI가 22% 증가했다.

 

소비자 대상 서비스업, 팬데믹 이후 급격한 투자 감소세 기록

한편, 소비자 대상 서비스업은 팬데믹 이후 글로벌 FDI가 가장 급격히 감소한 부문이었다. 스포츠·테마파크·카지노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포함하는 ‘여가 및 오락(Leisure & Entertainment)’ 부문은 해당 기간 FDI가 92% 감소한 30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FDI가 79% 감소한 ‘숙박 및 관광(Hotels & Tourism)’ 부문이 그 뒤를 이었다. 팬데믹 이후 해외 여행객 수의 회복에도 불구, ‘숙박 및 관광’ 부문 글로벌 FDI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출처 : fDi Markets, Strategic industries buck post-Covid investment slump(14-JUN-‘23)
출처 : fDi Markets, Strategic industries buck post-Covid investment slump(14-JUN-‘23)

제조업 일부 부문에서도 팬데믹 이후 FDI 흐름이 여전히 감소세를 보였다. fDi Markets 내부 데이터 기준, ‘화학(Chemicals)’ 부문 글로벌 FDI는 63% 감소한 620억 달러를 기록했고, ‘엔진 및 터빈(Engines & Turbines)’ 부문은 61% 감소한 21억 달러, ‘플라스틱 (Plastics)’ 부문은 59% 감소한 177억 달러, ‘섬유(Textiles)’ 부문은 57% 감소한 112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러시아-우크라 전쟁이 발발한 2022년 소위 화석연료 분야인 ’석탄, 석유 및 가스(Coal, oil & gas)‘ 부문에 대한 글로벌 FDI가 반등했으나, 팬데믹 전후 3년간의 FDI 비교로는 50% 감소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끝으로 ’자동차 부품(Automotive components)‘ 부문 FDI도 팬데믹 이후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부품 부문 감소세는 내연기관(ICE, internal combustion engine) 자동차에서 전기차(EV) 등 친환경차 전환 기조 확산 여파로 판단된다.

‘fDi Markets’ 자료를 통해 제한적이나마 팬데믹 전후 3년간의 부문별 글로벌 FDI 추이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에너지전환, 디지털화 그리고 각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업종은 증가세가 명확한 반면,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깊은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업종이 존재하는 등 업종별 차별화가 심화하는 상황이다.

[K글로벌타임스] opinion@kglob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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