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K글로벌타임스] 영국 Financial Times 계열 외국인직접투자 전문 조사기관인 ‘fDi Markets’이 최근 반도체(Chip) 분야 글로벌 FDI(외국인직접투자) 동향을 발표했다. ‘fDi Markets’ 자체 통계를 활용한 보고서나, UNCTAD가 WIR(World Investment Report) 등 주요 보고서에서 ‘fDi Markets’의 그린필드 투자 통계를 인용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최근 10년간 반도체 관련 글로벌 FDI 전체 동향 파악에 유용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소개한다.

 

팬데믹 이후 반도체 분야 글로벌 FDI 규모 폭발적 증가

fDi Markets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특히 팬데믹 이후 반도체 관련 글로벌 FDI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1~2022년 두 해 동안에만 최근 10년 동안 추진된 전체 반도체 관련 FDI 2,831.6억 불의 62% 규모인 1,754.7억 불의 투자가 발생했다.

출처 : fDi Markets, The world’s top semiconductor investors (03-MAY-‘23) (※ 상기 그래프 필자 재구성)<br>
출처 : fDi Markets, The world’s top semiconductor investors (03-MAY-‘23) (※ 상기 그래프 필자 재구성)

이러한 반도체 분야 FDI 급증의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있다. 오늘날 사용되는 거의 모든 전자제품의 핵심부품이자 전략 산업인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 취약성이 코로나19로 극명하게 노출되었다. 팬데믹 기간 심각한 반도체 공급난 등을 경험한 각국 정부의 각성에 따른 반도체 산업 국산(자국)화 전략이 막대한 투자로 이어진 것이다.

주요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 내재화를 위해, 글로벌 칩 제조업체에 상당한 규모의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했다. 특히, 자국 주도 공급망 강화를 위해 520억불 규모의 인센티브 정책을 발표한 미국이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이뤄냈다.

 

인텔·TSMC·삼성 글로벌 반도체 분야 FDI 주도

fDi Markets에 의하면 최근 10년간 전 세계 반도체 분야 FDI의 대부분이 미국의 인텔(Intel), 대만의 TSMC과 우리나라의 삼성 이상 3개 기업에 의해 주도되었다. 최근 10년간 이들 3개 기업의 투자 규모는 1,460.3억 불로, 동기 반도체 분야 전체 글로벌 FDI 2,831.6억 불의 5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 출처 : fDi Markets, The world’s top semiconductor investors (03-MAY-‘23) (※ 상기 표 필자 재구성)<br>** Tower Semiconductor는 인텔이 약 54억불을 투자 인수 예정, ’23년 6월 限<br>
* 출처 : fDi Markets, The world’s top semiconductor investors (03-MAY-‘23) (※ 상기 표 필자 재구성)
** Tower Semiconductor는 인텔이 약 54억불을 투자 인수 예정, ’23년 6월 限

반도체 개척자인 고든 무어(Gordon Moore)와 로버트 노이스(Robert Noyce)가 1968년에 설립한 인텔은 반도체 선도기업으로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California) 산타클라라(Santa Clara)에 자리한 인텔은 지난 10년 동안 FDI 프로젝트에 650억 불 이상을 투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330억 유로 규모의 독일 마그데부르크(Magdeburg) 팹(FAB, Fabrication, 반도체 생산설비) 신설 투자와 아일랜드 레익슬립(Leixlip)의 기존 시설 확장투자를 들 수 있다. 참고로 상기 650억 불에는 미국 오하이오(Ohio)의 콜럼버스(Columbus) 소재 칩 제조 설비에 대한 200억 불 규모의 자국 내 투자(domestic investments)는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Contract Chip Maker) TSMC는 최근 10년 동안 537억 불 규모의 FDI 프로젝트를 발표하여, 2위를 차지했다. 모리스 창(Morris Chang)이 1987년에 설립한 대만의 TSMC는 타 기업의 설계용 칩을 생산하는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 리더십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전개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400억 불 규모의 미국 애리조나(Arizona) 피닉스(Phoenix)에 건립 중인 팹 시설을 들 수 있다. 관련 설비가 완공되면 연간 600,000개 이상의 웨이퍼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0년간 세계 3위의 반도체 관련 FDI를 발표한 기업은 우리나라의 삼성이다. 세계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삼성은 지난 10년간 총 267.7억 불 규모의 FDI 프로젝트를 단행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텍사스(Texax) 테일러(Taylor)에 170억 불 규모의 팹 건립 투자가 있다.

네 번째는 영국 런던(London)의 광산기업 베단타 리소스(Vedanta Resources)였다.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이 기업은 2022년 9월 대만의 폭스콘(Foxconn)과 함께, 인도 구자라트(Gujurat)에 반도체 제조 단지 건설을 위한 195억 불 투자 계획 단 1건으로 4위를 차지했다.

미국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가 다섯 번째로 큰 투자자였다. 마이크론은 FDI 프로젝트에 약 120억 불을 약속했는데, 이 중에는 일본 히로시마(Hiroshima) 자사 부지에 70억불 규모의 공장 신설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 글로벌 반도체 FDI 최대 목적지 부상

fDi Markets이 지난 20년 동안 67개국의 반도체 FDI 프로젝트를 추적한 결과에 의하면 2003~2020년 사이 세계 최고의 반도체 FDI 유치 국가는 중국이었다. 해당 기간 중국은 미국의 두 배인 총 967억불 규모의 프로젝트를 유치했다고 한다.

출처 : fDi Markets, The world’s top semiconductor investors (03-MAY-‘23) (※ 상기 그래프 필자 재구성)<br>
출처 : fDi Markets, The world’s top semiconductor investors (03-MAY-‘23) (※ 상기 그래프 필자 재구성)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최근 몇 년 사이 역전되었다. 지난 2020년 팬데믹 시기부터 대미 반도체 FDI 규모는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2021~2022년 미국은 528.4억 불의 반도체 FDI를 유치한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65.5억불(유치)에 그쳤다. 팬데믹 이후 미국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분야 FDI 유치 국가로 등극했다. 미국으로의 쏠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K글로벌타임스] opinion@kglob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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